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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88만원 세대가 본 서양의 88만원 세대는??


 
 

  시리도록 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 뇌새적인 눈빛까지. 미국 전역을 열광시켰던 ‘트와일라잇’의 주인공을 기억하시나요? 남들에게는 과묵하고 차갑게 대하지만 여주인공 앞에서는 귀엽게 애교를 피우는 남자. 게다가 위험해질 때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등장하는 능력남. 여자라면 꿈꿀 법한 동화 속 왕자님의 모습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었던 “로버트 패틴슨”. 그가 이번 제천 국제음악 영화제에서 88만원 세대를 연기했다고 합니다. 저도 그의 뇌새적인 눈빛에 넘어가 관심 있게 바라보던 중, 이번 제천영화제에 출품작인 “하우투비”에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 (털썩) 바로 예매 들어갔답니다

  제천에 가는 김에 몇몇 영화를 더 예매했습니다. 영화 선택 테마는 “20대를 위한 영화!!”였는데요. 이 주제에 딱 맞는 (제 스케줄에도 딱 맞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주 약간;;)

스무살의 침대 (unmaded bed) &
하우투비 (How to be)
 
   
이 영화 두 편의 특징은 바로 남자 주인공이 하나같이 실제 86년생이라는 것입니다. 20대의 한 중간에 서서 20대의 삶에 대한 영화를 찍은 두 남자. 그래서인지 역할몰입도가 뛰어난 것 같았답니다. 

스무살의 침대는 자신을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 영국까지 온 스페인 남자아이 액슬(AXL)과 연인과 헤어진 뒤 새로운 만남에 두려워하는 여자 베라(VERA)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우투비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의 관심은 받지 못하는 20대의 학생이 부모님과의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팜플렛에는 ‘캐나다의 88만원 세대를 그리고 있다‘라고 설명을 했지만, 과연 그것이 88만원 세대를 그리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좀 일더라구요. 


단지, 이 영화들에서 특이할만한 점은 이들도 우리와 같이 혼란스럽고 폭풍의 한가운데인 20대를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무살의 침대의 주인공들은 여러 국적의 인물들이 아무렇게나 모여 사는 공동체적 공간에서 (여기는 마치 백팩, 유스호스텔을 연상시키지만, 집세를 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밴드를 하기도 하고,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들의 삶은 한없이 자유로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위태로워 보입니다.
 
영화 첫 화면에서 액슬의 읊조림이 강렬한데요. 특별한 주거지 없이 옮겨 다니며 산 지 20년. 자신이 쓴 침대의 개수가 20개. 자신이 쓴 침대들의 개수가 자신의 나이와 같다고 건조하게 중얼거립니다. 그것이 불행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행복해보이지는 않습니다. 불안정한 생활과 불안정한 가족사, 미래 등이 뒤섞여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게 되죠.



  여주인공 베라 또한 이별 뒤에 찾아 온 새로운 만남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열지는 못합니다. 서로 이름도 직업도 전화번호도 알지 못하는 채로, 다음에 만날 장소와 시간만 정한 채 헤어지는 방식을 택하죠. 이런 불안정한 관계를 지속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불신과 자신의 마음에 대한 불신이 뒤섞여 고민 속에 휩싸입니다.

 
 
하우투비 또한 불안정한 학생들의 심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싱어송 라이터가 되고 싶은 20대의 주인공 아트(ART)는 술집에서 노래하는 것도 인정받지 못하고, 애인에게도 차여 오갈 데 없는 인생이 됩니다. 그러다가 부모님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바쁘고 무심한 가족들과 심리학박사를 통해 가까워지고 싶어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완전한 객체로서 삶을 영위 한다기 보다는 불안정한 상태로 부모님과의 관계와 자신의 삶을 고민합니다.

 

20대… 꿈을 고민하다.

  이 영화들은 영국과 캐나다를 배경으로 서양의 20대를 그리고 있지만, 그들의 삶이 우리와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모님과 친구들 사이에서의 고민, 그리고 연애에 대한 고민까지 우리의 삶과 그렇죠. 물론, 그들의 자유로운 연애방식과 부모님과 서로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여행에서 자유롭다는 사실은 조금 다르게 느껴지긴 합니다. 특히,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주요고민은 결국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의 문제였습니다. 스무살의 침대에서 액슬은 자신을 잃은 아버지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고, 베라는 연인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죠. 하우투비의 아트도 물론 부모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성립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구요. 결국, 완전하게 자아를 정립하지 않은 채 사회로 내팽개쳐진 20대가 자신의 정체성과 꿈을 찾기 위해 겪는 시행착오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는 20대에 부모님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양의 20대보다는 사회 속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정립하는 고민에 대해 조금 늦게 들어서는 것 같아요. 이와 관련해서 우석훈씨가 ‘88만원 세대’에서 우리 20대가 경제적인 자립을 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성숙해질 수 없는 악순환을 계속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할 수 없는 환경보다 더 우리를 메마르게 만드는 것은 ‘소비와 부(富)를 최고의 가치’로 두고 성숙을 강요하는 사회 풍토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덮어놓고 20대를 ‘꿈이 없는 세대’라고 매도하는 것은 조금 억울하거든요. 과연 이 세상은 우리가 마음 놓고 꿈을 꿀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는 걸까요??  액슬과 베라가 자유로운 삶을 살면서 치열하게 자신의 꿈에 대해 고민하는 것처럼 우리도 자유롭게 고민하고 부딪치는 시행착오의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져 있는 걸까요??

성장통. 그리고 성장.

한 번의 시행착오가 우리의 삶에 주는 타격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건 저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겁쟁이라서가 아니라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정답이 아닌 길은 가지 않는 것이죠. 사실 삶에 있어서 정답인 길과 정답이 아닌 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부딪치고 깨달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고유의 정체성을 정립해나갈 수 있는거죠. 그것이 어떤 방향이든지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스무살이 되면 대학 이름으로 낙오자가 나뉘고, 대학을 나오면 회사이름으로, 혹은 직업으로 연봉으로 낙오자가 나뉘는 것 같습니다. 20대에 들어서자마자 학점을 올리고 스펙을 차곡차곡 쌓아나가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계단을 차곡차곡 밟아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은 분위기 말입니다.  

  두 영화를 보면서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꿈을 찾아 나아가는 시행착오의 시간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성장통이라면, 지금 우리가 겪어야 하는 것은 성장통이 아닐까요. 성장통이 무서워 현실에 안주하고 사회에 순응하는 20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서 제공해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부숴나가는 수밖에요.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4 Comments
  1. 노른자터진계란

    2009년 8월 19일 10:02

    잘 봤어요♥ 저도 스무살의 침대와 하우투비 봤어요!! 하우투비는 끝부분에 심하게 졸아서 내용이 가물가물 하지만..;; 확실히 88만원세대의 고민이라기 보다는 현대(젊은이들)의 고민을 다룬 느낌이 강하네요. 전 개인적으로 밤샘 패키지에서 하우투비보다 ‘할리우드로 가는 지름길’이 인상 깊었는데 그것도 리뷰 부탁해요^^

    • 테싸

      2009년 8월 20일 03:02

      감사합니다^^ 저도 ‘할리우드로 가는 지름길’ 매우 인상깊게 봤었는데요. 관련 포스팅은 ‘고함20’의 분야와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아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

  2. 음..

    2009년 9월 2일 01:14

    이 블로그 처음 와봤는데 정치쪽은 관심없어서 패스하고, 영화 쪽 글을 부터 읽어봤는데

    왜이리 문장이 조악하고 기본적인 맞춤법에 문제가 많으며, 겉핥기식 리뷰 혹은 트집잡기만이 넘쳐나는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따옴표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조잡스런 색변화나 글씨 크기 변화 없이도.

    • 테싸

      2009년 9월 2일 01:31

      따끔한 충고 감사합니다. 좀 더 수정,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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