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1주 앞둔 대학가, 모두 같은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등록금 고지서를 출력해 본 학생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부모님이 별 문제 없이 등록금을 대 주시기 때문에 그냥 부모님께 전화를 한 통 하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반 년 동안 열심히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등록을 하는 학생도 있다. 눈물을 머금고 학자금대출을 통해 등록금을 해결하는 학생들도 있다.

과거에도 돈 많은 학생과 돈 없는 학생은 존재했지만, 치솟는 등록금과 생활비 하에서 두 부류의 학생들이 느끼는 삶의 질의 차이는 점점 심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MB정부 출범 이후 가계의 소득 수준은 물론이고 금융, 부동산 등 사회의 각 분야에서 양극화 지수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급속한 확산에서 시작되었는데, 이것이 대학생들을 양극화의 길 위에 놓이게 한 주요한 요인이다.

기존의 기득권층인 상류층은 교육을 통해 자녀들에게 계급을 대물림하고 있다. 문화 자본인 대학 교육을 통해 경제 자본을 형성하여 계급을 재생산하는 메커니즘 속에 자녀들을 편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상류층의 경우 재수, 삼수를 하더라도 다른 계층에 비해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이 적은 편이므로 이러한 교육 투자에 현실적 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상류 계층의 자녀들은 대학 입학 후에도 교육비에 대한 걱정 없이 온전히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전념 가능하다.

반면, 등록금을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많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 시간을 뺏기는 등 많은 현실적 제한을 받게 된다. 겨우겨우 졸업을 하더라도 이들은 대학생 때 누렸어야 할 문화도, 지식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한 채 대학생활을 마치게 된다.

이러한 양극화는 겉보기엔 개인의 경제적 문제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대학 사회에 많은 영향을 불러일으켰다.

‘대학생’이라는 이름만으로 하나가 되었던 대학생들의 공동체 의식이 경제적 차이에 의해 붕괴되어 버렸다. 동질감보다는 이질감이 더 커진 조직 하에서 집단의식이 자리 잡기 힘들게 된 것이다.

파편화되고 원자화된 대학생들은 개인이 직면한 상황에 대해 그때그때 처리할 뿐, 공동의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실제로 당장 밥 먹을 생활비가 없는 상황에서 아르바이트를 제쳐 놓고 다른 것을 생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굳이 대학생의 사회 참여 부재를 생각하기 이전에라도, 개인화된 대학생들은 그 자체로도 문제가 있다. 서로 간의 소통을 하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끼면서 오직 대학에서 ‘수업만 듣고 집에 돌아가는’ 소위 ‘아웃사이더’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고함20이 이번 주에 선정한 focus 주제는 바로 ‘대학 사회의 양극화’이다. 경제적 차이에서 비롯된 대학 사회의 양극화의 모습에 대해 장학금의 악순환 구조, 여대생들의 소비 패턴을 통해 다루어 보았다.

이러한 양극화가 취업이 어려운 시기, 공동체가 붕괴된 시기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대학생 스펙의 양극화, 인맥의 양극화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한편, 매우 흥미로운 현상인 연애의 양극화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문제의식에 대한 해결 방안을 온전히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기획을 통해 대학 사회 양극화의 현실이 알려지고, 이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