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맥주 한 캔과 함께하는 박원순 변호사의 2009 세상고민’이 열렸다. 이 자리는 참여연대 회원들과 일반시민들이 박원순 이사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장내에는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부터 나와 같은 대학생들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박원순 이사가 장내에 들어서자 대다수의 사람들이 편안한 얼굴로 사적인 인사를 건네며 자리를 함께 했다.

약 1시간 정도 진행된 강연은 참여연대와의 인연과 최근 근황 등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이루어졌다. 이후 질답은 1시간 넘게 진행되었는데, 모두들 작심이라도 한 듯, 한 뜻 한 마음으로 질문을 드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 날 강연의 핵심 키워드는 ‘풀뿌리 운동’이었다. 박원순 이사는 “시민사회와 단체가 가야할 길이라면 지역과 현장에 더 나서야 한다”며 “중앙의 운동보다는 풀뿌리 운동조직을 동네마다 지역마다 활성화시켜”야 강조했다. 결국 정치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이 국민의 눈치를 보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를 위해서는 각 지역구 풀뿌리 국민들을 뭉쳐서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회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풀뿌리 운동은 “지역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이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는 “신문이라는 것이 독점적 기능을 했지만, 지금은 작은 소통 채널들을 스스로 만들어서 독점적 기능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특정 매체에 독점되지 않는 시대를 열면 훨씬 다른 민주주의, 다른 권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블로그 10만명 양성론과 같이 블로거들이 늘어나고 저널리즘을 수행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날수록 언론의 투명성과 사회감시 기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언론은 거대자본을 필요로 하거나 방송기술을 보유한 특정 인물들에 한해 발행되는 것이 아니다.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어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사회감시 의지와 저널리스트 정신인 것이다.

정치혐오증이 횡행하는 요즘, 정치는 공동체의 모든 문명을 결정하는 그런 과정이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노사모와 참여연대가 다른 점은 노사모는 ‘특정 정치인을 추종’하지만 참여연대는 ‘초정치적’ 성향을 띄고 있다. 하지만, 둘 다 결국 좋은 정치를 만들고자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기계적 중립이 과연 선인가?”에 대해 요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적 중립은 선인가? 이것은 한국뿐 아니라 많은 지역에서도 이슈가 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각 언론사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고 기금을 손수 모아 보내기도 한다. 특히 미국에 정치적인 시민조직이 매우 많이 개설되어 있는 것 또한 볼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사례를 들며 무엇이 참이다 거짓이다라고 결정지을 수는 없다. 단지, 우리나라에 맞는 것은 무엇인지 옥석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박원순 이사가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국민의 정치혐오증과 무관심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박원순 이사 또한 블로그를 손수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도 하고 있고, 트위터와 같이 새로운 매체를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박원순 이사 또한 매일 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시간 날 때마다 포스트를 쓰곤 한다고 전했다. 그가 주로 관심있게 보는 것은 사회 곳곳에 있는 불합리함인데, 요즘에는 보도블럭을 들여다 보며 다니고 있다며 “시청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강연은 매우 흥미로웠다. 정치계로의 입문을 권하는 사람들이 다수 손을 들어 질문의 탈을 쓰고 입당이나 대선진출 등을 권했으나 그때마다 박원순 이사는 웃음으로 상황을 모면했다. “무당파의 당원”이라며 손사래를 치던 박원순 이사의 반응에 강연회 회장 분의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