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07:30 신촌.

술로 가득한 신촌의 하룻밤이 지나고 나면, 신촌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뭇 조용하고 한산해진다. 이른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분주함과 기지개를 켠 버스들의 엔진 소리만 들릴 뿐.


▲ 한산한 신촌의 아침 풍경. 그리고 이른 시간에 문을 여는 카페 스타벅스.

24시간 카페들을 제외하면, 신촌에서는 가장 이른 아침에 문을 여는 스타벅스 카페. 그 이른 시간에 커피를 사간다고? 밥도 안 먹었을 시간에 웬 커피냐 할 수도 있겠지만,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심지어 개장에 맞추어 문이 열리자마자 커피를 take-out 해 가는 사람도 있다.

많은 좌석이 있는 2층에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올라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이 시간에 카페에 오는 사람들은 주로 20대 여성들. 이리도 이른 시간에 화장을 비롯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 한 잔, 때로는 베이글이나 머핀까지.

보통 이들은 단순히 커피와 함께 간단한 아침을 즐기기 위해서만 카페를 방문하지 않는다. 그들이 앉아 있는 의자 앞 테이블에는 커피보다 더 가까이에 뭔가 읽을거리가 함께 한다. 일간지, 무가지부터 시작해서 한자 교재와 같은 간단히 잠깐 사이에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이 가득하다.


▲ 아침에 만날 수 있는 카페 안 풍경. 따로 또 같이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들.

8시가 지나니 사람이 하나 둘 모이던 대형 테이블에서는 스터디가 시작된다. 소위 생활 스터디가 늘어나고 있다 했던가. 이 이른 시간에, 카페에 모여 스터디라니! 신문을 체크해보고, 각자의 하루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서 분주함,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AM 11:00.

신촌과 같이 카페 이용 인구가 많은 동네에는 3,4층까지 높이 솟아 있는 카페 건물들이 많다. 이른 오전 시간에 카페들의 고층 한 켠 편한 자리에 가 보면, 정말 편한 복장으로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츄리닝 복장을 하고, 편한 쇼파 의자에 신발을 벗고 쭈그린 자세로 앉아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는 사람. 온갖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여럿 볼 수 있는게 한산한 오전 시간 카페만의 느낌이다. 약간 삭막한 느낌마저 드는 도서관이나 사무실 대신 카페같은 아늑한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PM 3:00. 대학로.

낮이 되고 슬슬 20대들이 수업을 마친다거나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는 시간에는, 점점 더 카페가 북적거리게 된다. 대학로, 성균관대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던킨도너츠 성대점에는 대학가에 있는 카페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활기가 느껴진다.


▲ 던킨도너츠 성대점. (출처 : http://blog.naver.com/clevolution?Redirect=Log&logNo=150047303923)

이런 낮 시간부터 밤 시간까지의 카페는 그야말로 특별하다기 보다는 일상적인 우리의 삶의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모두가 생각하는 카페의 ‘딱 그 어수선하면서도 흥겨운’ 느낌이다. 친구와, 연인과 한참 수다를 떨고 있는 사람들, 그러다가도 앞에 있는 책에 밑줄을 긋는 사람들. 앞에 있는 커피나 베이커리 사진을 찍고, 셀카를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 던킨도너츠 성대점 내부. (출처 : http://blog.naver.com/clevolution?Redirect=Log&logNo=150047303923)

카페라는 공간 자체가 여럿이 함께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혼자 와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카페, 특히 창가나 구석자리에는 혼자 앉아서 다이어리를 정리하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대학 진학 후 카페 문화를 경험하면서 20대들은 집에서보다, 카페 같은 좀 더 편안하면서도 나태해지지 않을 만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AM 02:00. 다시 신촌.

우리나라만큼 24시간 생활 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없다 했던가. 최근에는 밤새 커피와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24시간 카페들이 이곳 저곳에 늘어나고 있다.

밤새 카페를 운영해봐야 누가 그 늦은 시간에 카페에 갈까라는 생각을 해 볼 법도 하지만, 실제로 24시간 운영되는 카페에는 생각보다 매우 사람들이 많다.


▲ 24시간 open하는 신촌의 탐앤탐스커피, 민들레영토. 늦은 새벽에도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시간에 카페에 오는 대학생들은 주로 수다를 떨러 오는 것이라기 보다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카페라는 장소를 택한다. 시험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듯해보이는 사람들이 카페에서 밤을 새며 마지막 힘을 불태우기도 하고, 사실 카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구성인 복수의 남자들이 노트북을 들고 몰려와 PPT를 열어보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돌린다. (아무래도 공대생인 것 같다.)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 아닌, 그냥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연인인 경우가 많다. 24시간 카페가 늘어나면서, 술집 대신 카페에서 밤새 함께 하는 연인들도 많아졌다.

이렇게 편하디 편한 카페 안에서, 멋진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 물론 해야 할 일들이 많아보이지만, 새벽에 졸릴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성질이다. 졸림을 참지 못하고, 아예 약간 긴 쇼파에 누워서 아예 잠을 자버리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 되고, 새로운 얼굴들이 카페를 찾는다.

카페에서의 24시간. 그 시간을 통해 20대가 얼마나 카페라는 공간을 좋아하며, 다양하게 이용하는지를 느껴볼 수 있었다. ‘된장녀’ 논쟁도 있고 해서 카페에서 비싼 커피를 마신다는 사실을 사치로 생각해 본 적도 있고,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고 불평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20대가 생각하는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생활과 문화의 공간’이다. 커피값 5000원? 20대가 카페에서 누리는 즐거움에 비하면 그렇게 비싼 것만은 아닌 것도 같다. 정말 20대에게 카페는 Hot Place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