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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문자 한 통으로 깨진 우정

 


시험기간 일주일전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한참 문자를 보고 이게 누구일까 고민을 했다. 분명히 휴대폰에 저장은 되어있지만 이 이름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한참을 휴대폰 조그만 액정을 들여다보았다. 긴 장문의 문자 2통이 와있었다.
문자의 내용은 즉 슨,




 ‘언니 이럴 때만 연락드려서 죄송한데요, 노트필기를 잃어버려서 그런데 중간고사 끝나고 2주전꺼 까지 필기한 거 보여주시면 안돼요?’




시험기간에는 내 신경은 날카로워진다. 많은 시험 범위와 잘 쳐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이런 문자는 내 신경을 더더욱 건드린다.




왜 내가 한 필기를 보여줘야 하는지..거기다가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은 이 아이에게?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마음이 이기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말한다.


학점에 집착 하지마. 너무 높으면 기업에서 좋아하지 않아. 3점대 후반이나 4점대 초반정도가 가장 이상적이야 라며.




하지만 그 너무 높지 않은 3점대 후반의 학점을 만들기 위해,


강의 시간 1시간 전에 가서 앞자리를 맡아 놓고,


혹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을 놓칠까 싶어 녹음기를 준비하고,


전날 1시간밖에 못 잤어도 그 학점을 위해 잠을 억지로 참는 내가 존재했다.







이런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드는 건 시험 종류이다.




시험채점 방법은 절대평가, 상대평가 두 종류이다.


절대평가는 20명 이하인 과목에 한하여 교수님이 개개인을 역량에 따라 성적을 매기는 경우고, 상대평가는 정해진 퍼센트에 맞추어 A+부터 나누어 주기 시작하는 것이다. 절대평가의 장점은 모두 열심히 하면 다 잘 받을 수 있지만 단점은 모두 성적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경쟁이 심하지 않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선호하지만 극소수의 과목만 절대평가이다. 반면 대학수업 대다수가 상대평가를 하는 수업이다. 이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남보다 잘하지 못하면 학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상대적으로 모두 못하면 조금 잘한 내가 잘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상대평가 하에서는 친구이기 전에 경쟁자라는 공식이 나타난다. 



시험기간 일주일전 나는 한 과목에 대해 노트필기를 보여 달라는 문자 또는 얘기를 4명한테 들었다.
이런 경험이 있을 때마다, 노트필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과 나보다 시험을 잘 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를 발견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번 거절한 후 심적 고통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노트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고통이 내 개인적 고통인지 대학생으로 당연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또 다시 다가오는 시험 기간이 두렵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6 Comments
  1. 노트필기

    2009년 10월 15일 02:59

    가끔 강의도 안 듣고 맨날 늦게 와서 필기 보여달라는 사람들 짜증나요. 필기 보여주면 음료수 사다주면서 감사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얼굴에 철판 깔고 고맙다는 말도 없이 빌리는 사람도 있거든요 -_-

    상습범은 반성해야 할 듯?

    • 까꿍'ㅁ'

      2009년 10월 18일 21:11

      단지 ‘노트필기’때문에 그러는거냐고 하기도 하지만,
      정말 이건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정말 못느끼는거아니겠어요ㅠㅠ? 정말 얼굴에 철판 깔고 고맙다는 말도 없는 사람은,,,,, 싫어! 라고 단칼에 거절하고 싶어요ㅠㅠ

      앗. 그리고 댓글 감사합니다>_<

  2. ㅜㅜ

    2010년 1월 28일 10:33

    앗..공감가네여ㅜㅜ 필기 보여달라면..짜증나죠..ㅜㅠ

  3. 저두

    2010년 4월 19일 11:59

    글쓴 분과 완전 같은 처지이네요 .. 저도 항상 보여주기 싫은데 친구니깐 빌려줘야하는 상황 ㅠㅠ 지금 시험기간인데 5명이나 빌려줬답니다 ㅠ 친하지도 않은데 같은 ‘과’라는 이유로..;; 정말 싫어요 ㅠ

  4. 저두용ㅜ

    2011년 6월 9일 10:03

    저도 필기를 시험범위 전부 보여달라고 하네요… 그것도 반부탁반협박식으로요ㅜㅜㅜ 완전 짜증납니다ㅜ

  5. 55

    2011년 6월 10일 02:18

    빌리고 빌리는거죠 뭐…. 너무 갑갑하게 생각하지 마시길… 안보여주는 것도 좋지요~ 전 보여주고 싶을땐 보여주고 아닐땐 매몰차게 씹는 타입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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