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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가야지, 시험기간인데

특유의 인위적 조용함에 굉장히 불편함을 느껴 평소에 도서관을 잘 이용하지 않는 필자는 중간고사 기간에 도서관을 처음으로 이용해보았다. 그래도 시험기간인데 도서관 한번 가줘야 되지않겠어란 의무감 때문이랄까? 역시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가까스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 개인적으로 일단 들어가는 순간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위압감을 느꼈다. 고등학교 시절 자율학습 시간이후에 처음 느끼는 분위기에 꽤나 생소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늦은 시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미 꿈나라에서 헤매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이 신경 쓰일 법 한데도 불구하고 부동자세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여럿 보인다.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려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오른쪽 자리에서 열심히 문자를 보내는 학생, 워낙 조용하다보니 키패드 누르는 소리마저 신경이 쓰인다. 왼쪽 자리는 가방만 덩그러니 올려져 있다.

칸막이가 돼있으니 집중이 되는 듯도 하지만 책을 펴도 글자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혼자만의 공간이다’라는 느낌이 들어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되고 어느새 졸음이 쏟아진다. 안되겠다 싶어 휴게소에 가서 시원한 음료를 사서 마신다. 그 짜투리 시간에도 간식을 먹으면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공부를 시작하려고 해봤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이미 엎드려서 잠을 청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끼면서 나도 한번 엎드려 보게 된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대고 활기가 넘치는 대학 내에 이러한 공간이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면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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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공부하러 간 거 맞지?

침을 흘리면서 일어나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 충전이 끝난 학생들이 꽤나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어느새 두 시간이 흘러있었다. 왼쪽 자리는 여전히 가방만 올려져있다. 자리만 맡아 놓고 공부는 왜 안하는거지? 경쟁자 한명이라도 공부를 못하게 하려는 수작인가? 자리 맡을려고 아침부터 전쟁이라던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봤지만 ‘그래봤자 공부안하고 자는 놈도 그건 마찬가지자나’라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졌다. 이제는 정말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줘야 하겠단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밖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잡기 위해 열심히 학생증을 찍어대고 있다. 아, 가까운 데 집 놔두고 내가 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을까? 도서관이 붐비지 않는 평소에 자리에 앉아 예습 복습을 하는 것 같은 훈훈한 생각은 하지도 않던 내가 말이다.

내가 처음 도서관을 들어섰을 때 느꼈던 그 뜨거운 무언가,
그 뜨거운 무언가는 학구열이 아닌 자리만 데우고 있는 엉덩이들로부터 모인 열기들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