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측정하고, 학생의 능력, 진로, 필요, 흥미를 중시하는 제7차 교육과정의 기본 정신에 따라 시험 영역과 과목을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정확하게 한국교육평가원에서 밝히는 목표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 대학수학 적격자의 선발 기능을 제고하고


*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며


* 학생 선발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높은 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음





그렇다면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대학수학 적격자로서 얼마나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이런 목적에 맞도록 현 대학생들 2명이 모여서 2010년도 수능문제를 직접 풀어보았다. 과연 점수는 어떻게 나왔을까?


시험을 실시하기 전, 예상점수와 각자의 소감을 물었다.




A군 (08학번) “재미있겠다. 그래도 점수 많이는 안 떨어질 것 같아요. 수학은 좀 많이 떨어져도 언어나 외국어는 비슷할 것 같아요.”


B양 (05학번) “전 시험 본 지 너무 오래돼서 많이 떨어질 것 같아요. 그래도 외국어는 조금 오르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어요.”


11월 12일 오후 3시부터 시험을 실시하였다. 각 과목은 홀수형으로 통일했고, A군은 언어, 외국어, 수리영역 나형을, B양은 수리영역의 초토화를 주장하며 보지 않겠다고 극구 반대하는 까닭에 언어, 외국어영역만을 실시하였다.


시험 결과는 예상 밖으로 나쁘지 않았다.




A군 – 언어 : 88점(96점), 수리 : 85점(89점), 외국어 : 92점(100점)


B양 – 언어 : 89점(92점), 외국어 : 88점(89점)


(괄호 안의 점수는 A군, B양이 고3 시절 봤던 수능 당시의 점수)

A군은 약간의 하락은 있었지만, 모든 점수가 08년도 수능점수와 유사하게 나타났고, B양도 거의 유사했다. 며칠을 준비한 것이 아니고 갑작스럽게 시험만 본 것을 생각하면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감을 들어보니 비슷한 점수라도 비슷한 느낌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였다.


B양은 토익시험도 많이 보았고, 외국도 다녀왔는데 외국어 점수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 충격이었다고 답했다. 듣기는 매우 쉬웠지만, 독해가 까다롭고 문법이 여전히 어려웠다는 것이다. 특히, 단어가 어려운 느낌은 아니었지만, 문장이 길어 해석하는 데 조금 힘이 드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수능시험이 토익 시험과는 또 다른 형식의 시험이어서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A군은 오히려 토익보다 수능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내용이 추상적이고 어휘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동사어휘가 어려워 해석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게다가 예전에 비해 많은 컴마(,)를 사용하여 이어붙인 문장은 깔끔하지 못한 느낌까지 있어 해석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900점 중반대의 토익점수를 가진 학생들의 외국어영역 체험기는 약간 씁쓸하기까지 했다.







언어 영역은 A군과 B양 모두 ‘현대시·고전시가’ 지문이 어려웠다고 답했다. 지문 해석이 어려워 문제 자체를 풀기에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이 지문에서 A군과 B양 모두 두 문제를 틀렸다. 하지만 A군과 B양 모두 언어영역의 난이도는 자신이 본 해의 수능보다는 쉬워진 것 같다고 평했다. 쓰기와 말하기, 비문학 등의 문제들의 난이도가 평이하거나 쉬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A군은 덧붙여 비문학 문제를 푸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문학 지문들을 많이 잊어버려 어떤 느낌으로 풀어야 하는지 많이 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어영역과 외국어 영역과는 달리 평소 전혀 마주칠 수 없는 수리영역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는 반응이었다. 경제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A군은 “막상 경제문제를 풀 때 필요한 미·적분을 배우지 않아 수능을 보고 나서도 애를 먹었다.”고 말하며, 고등학교 때 배운 수학을 대학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아 거의 다 까먹어 공식을 하나씩 힘들게 떠올려가며 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대학 수학에 필요한 미·적분이 포함되지 않은 수능은 대학 공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B양은 수학문제 풀기를 거부하면서 “난 분명 30점대에도 도달하지 못 할 것이다. 공식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결국, 수학이라는 과목이 대학 4년 동안 과외 알바를 하지 않는 한 겪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A군은 “수능점수와 대학 공부가 큰 관련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대학 공부도 꽤나 해서 수능 점수가 올라가지는 않을까라는 생각해도 해봤는데 그렇지 않더라”고 말했다. B양은 “그래도 언어영역의 비문학 지문은 대학 와서 많이 보게 된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수학능력시험이 대학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은 것으로 보았다. 단지, 대학을 수학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시키려 한다는 목적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물론 수학능력시험과 대학 강의 내용이 직결될 필요도 없고, 대학 공부를 한다고 해서 수능을 잘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번 체험을 통해서 고3 시절에 얼마나 ‘수능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했던가를 떠올리며 A군과 B양은, 무사히 수능이라는 문턱을 넘어선 67만 수험생들에게 존경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