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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번주 고함 기획은 ‘학생회’이다. 비단 대학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에서부터 우리를 대표하는 집단은 있어 왔다. 개인주의 성향이 만연한 요즘, 학내 행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학생회 선거는 꽤 비중 있는 연례행사로 남아 있다. 학생들의 관심 부족으로 투표일이 낮아 선본 측은 고민하지만, 적어도 선본의 거리유세나 대자보는 자연히 보게 마련이다.

 우리는 학생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학생회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1년 임기 중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실질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학생회 선거와 관련된 학칙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고, 선거일이 언제인지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꽤 많다. 한편으로는 학생회 선거가 학생들과 유리된 ‘그들만의 잔치’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또한 학생회이기 대문에 겪는 남모를 고충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함20은 학생회에서 부지런히 일해 온 두 사람을 만나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 보았다. 단순히 ‘나 이렇게 열심이니까 좀 알아주세요’ 식의 읍소가 난무하기보다, 그동안 학생회로서 어떤 일을 해 왔고 어떤 어려움을 맞았는지 담담히 풀어 놓는 인터뷰였다. 우리는 단 1g의 관심도 보이지 않았으면서 행여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고 있던 건 아닐까? 그저 지레짐작만 해 왔던 ‘학생회의 일하는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을 여러분께도 공개하려 한다.

 첫번째 인터뷰
 총학생회 경험자 남궁진 학우(학생회 경력 3년차, 현재 단과대 부학생회장 후보로 출마 예정)

 
 고함 20 : 그간의 학생회 경력사항을 간단히 말해 달라.

 남궁진 학우 : 1학년 입학했을 때부터 학생회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성균관대 39대 총학생회 영원플라이의 문화사업부에 있었고, 08년도에는 40대 시너지에서 디지털 국장을 맡았다. 2년 간 쉼 없이 바쁘게 달려왔기에 조금 휴식기를 가지려 했으나 여러 가지 물의와 파행 속에 겨우 치러진 지난 41대 총학 선거 때, 경험자가 없던 탓에 제의를 받아 문화부 차장을 맡았다.

 고함 20 : 지금까지 해 왔던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남궁진 학우 : 39대 영원플라이의 주력사업이었던 ‘소행성 프로젝트(소중한 학생증 행복한 성대생)’의 실무를 보았다. 성균관대 학생증을 가지고 가면 할인을 해 주는 건데, 극단이 많이 모여 있는 대학로 특성상 연극 등 공연 쪽을 담당했다. 일선에 나가 극단들과 제휴를 권유하는 일을 했다. 40대 시너지에서는 기획을 주로 했는데 셔틀버스를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동전교환기를 설치했고, 축제 사회를 보기도 했다. 디지털 국장이어서 학내 여론 동향을 파악하는 등의 학생회 내 업무를 주로 했다. 41대 소통시대 때는 대동제를 기획했고 건학기념제 대는 희망의 운동화 나눔이라는 사업을 했다. 제 3세계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보내주는 것이었는데 하이원리조트와 미지선터와 함께 기획했다.

 고함20 :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일은?

 남궁진 학우 :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일은 워낙 많아 다 열거하긴 힘들고, 가장 재미있게 보냈던 해는 작년 시너지 때인 것 같다. 선거 때부터 ‘이동선전물’로서 곰돌이 탈을 쓴 선본원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고, 축제 때 금잔디를 활용해 놀이문화를 퍼뜨릴 수 있게 했으며, 축제 때 솜사탕을 나누어 주는 등 여러 행사를 기획했다. 가장 도전정신이 충만했던 때인 것 같다.

 고함20 : 그렇다면 학생회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남궁진 학우 : 아마 작년에서 올해 넘어갈 때가 아닐까. 선거 때 무려 두 번이나 파행이 일어났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러닝메이트제(양 캠-성균관대는 명륜 인사캠, 율전 자과캠으로 이원화되어 있다-에서 각각 정후보/부후보 2명씩 나와 짝을 지어 4인 1조가 되는 시스템) 규정상 율전캠 후보가 문제가 되어도 동반사퇴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손쓸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

 고함20 : 학생회로서 겪는 남모를 고충이 있다면?

 남궁진 학우 : 학우들이 전혀 흠결 없는 100%의 완성도를 원하는 것 같아서 버거울 때가 있다. 총학에서 기획을 할 때 보통 1, 2명이 매달려 파고든다. 그러나 그들도 아마추어다. 허점이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학우들이 다 양해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 각각 다른 수천의 생각을 모두 수렴하는 일이 너무 힘들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학생회라고 해서 단체 행동을 할 때 특별히 대우가 더 좋고 그런 건 없다. 국토대장정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스탭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빨리 눈뜨고 늦게 잠들며 많은 학생들을 통제하느라 바쁘다. 그런데 종종 학생회가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은 좀 아쉽다.

 고함20 :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학생회를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

 남궁진 학우 : 인내심, 관용, 도전정신이다. 학생회는 1, 2개월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을 다하는 성실함과 인내심이 필요하며, 특히 학우들에게 섭섭한 소리를 듣거나 다수의 공격을 받아도 참아낼 줄 알아야 한다. 관용은 여러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다. 만약 내가 학생회장이라고 하면 수많은 학우들은 회장으로서 나 하나를 보지만, 나는 그 많은 이들을 대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유연한 자세가 중요하다.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전정신, 무척 중요한 자질이라고 본다. 아무래도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한 번 했던 사업을 하는 편이 편하다. 지난 자료도 있고 어느 정도 예상도 가능하니까 무리하게 일을 벌이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안이한 자세를 가져서는 발전이 없다. 학생회를 하려는 이들에게 제일 요구되는 덕목이다.

 

 두번째 인터뷰
 단과대 학생회 경험자 김의미 학우(학생회 경력 2년차, 현재 단과대 학생회장 당선)

 
 고함 20 : 그간의 학생회 경력사항을 간단히 말해 달라.

 김의미 학우 : 작년 사회과학대 Piece On 성 정치국장을 맡은 것이 시작이었다. 09년도 Realist의 정책국장을 맡다가 얼마 전에 있었던 단과대 학생회장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고함 20 : 지금까지 해 왔던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김의미 학우 : 학생회 리플릿이라도 가져올 걸 그랬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할 수 있을 텐데‥ 흠, 간단히 정리하자면 Piece On은 조각들을 모으는- 말하자면 학우들을 하나로 모으고 결집시키고자 했던 때였고, Realist는 학교를 민주주의 학습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지향했다. 나는 여성국에 있었는데 하는 일이 거의 여성주의 정책을 고민하는 곳이었다. 여성주의 네트워크 ‘살림’을 운영하며 세미나를 주도했고 교내 미화노동자(모두 여성)들과의 교류를 하며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고함20 : 학생회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김의미 학우 : 모두 말하려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넘어가겠다.

 고함20 : 학생회로서 겪는 남모를 고충이 있다면?

 김의미 학우 : 일단 학생회에 대해 학우들이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이 제일 큰 고민거리다. 물론 학생회가 예전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학생회가 처음 생겼을 때는 학생자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컸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를 느껴 학생자치권을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학생회는 그렇지 않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진 데 반해, 요구받는 것은 더 커졌다. 중요성은 줄어들었는데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늘어난 것이다. 무언가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하는 것이 많아져서 일종의 동사무소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느낌이다. 또 학생회 일에 뛰어들려고 하는 인력도 부족하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고함20 :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학생회를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의미 학우 : 학생회에 지원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은 이유 중 하나가 ‘학생회는 특별한 사람만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각자 가진 차이를 인정하고 섬세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생회는 이래야 한다-는 포맷 아래 너무 갇혀 있지는 않은가-하는 생각도 든다. 차이에 기반한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딱 잘라서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고 단정짓지는 않겠다. 혹시나 그런 보이지 않는 벽(?) 때문에 학생회를 하려다 주저하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다만, 적극성은 어딜 가도 중요한 것 같다. 적극성 중에서도 낯선 이들을 능숙하게, 보다 편하게 대면하는 능력! 이것이 핵심인 듯하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키가 작아서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는 점이 매우 불편하다. 키가 좀 더 컸으면 좋겠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oooooooooh

    2009년 11월 25일 14:08

    두 사람의 의견에서 공통점도 찾고 차이점도 찾을 수 있어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2. 라플라타

    2009년 11월 26일 00:23

    학생회라는 일이 학생의 입장을 대변해야 되는 대표의 자리라 선뜻 하기가 쉽지 않은거 같은데
    저렇게 열정적으로 하시다니ㅎㅎ 대단하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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