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실패와 우울증으로 자살충동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자살의 원인은 원래 복잡하고 다양해서 ‘무엇이 주된 요인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어 취업실패가 주된 자살 요인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취업 실패로 인한 패배감은 자기 자신을 한없이 쓸모없는 인간으로 느끼게 만든다. 심연 속으로 침잠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좌절감과 우울증은 함께 찾아오고, 결국은 현실의 끈을 놓쳐버리기도 한다.
 





지난달 커리어코치에서 실시한 ‘자살 충동 설문조사’에서 “자살충동경험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 60%가 이중 취업난(20%) 때문이라고 답해…알바천국 유성용 대표는 “2월에 졸업생이 배출되어 실업률이 높게 올라가는 편이라 학생들이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가 높다”면서 커리어코치에서는 “20대들의 우울증이 자칫 극단적인 일수 있다” 며 “이를 위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 커리어코치


취업준비생 10명 가운데 7명이 취업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고 이 가운데 극심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온라인 취업사이트가 구직자 천33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중 945명이 우울증을 겪었고 30%는 치료를 위해 전문가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10명 가운데 3명은 실업 장기화로 자신감 저하와 불면증, 대인 기피증 등을 겪으며 자살까지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07년 mbn




취업과 성공을 해야만 한다고 압박감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가족의 시선, 생존의 위협, 지는 것에 익숙치 않은 연약한 아이들의 심정적 충격과 박탈감?



일단 ‘취업’은 예전과 달리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쟁률이 5:1은 가벼운 편이고 100:1, 1000:1 까지 하는 직장까지 있어서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 할 수 있다. 눈을 낮추어 아무 곳에나 들어간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자립된 생활경제를 꾸리기가 힘들다. 서울의 살인적인 물가를 생각한다면, 집 한 칸 구하지도 못하고 외곽에서 살면서 교통비로 시간과 돈 낭비만 하고 고생하기 십상이다.

변화된 ‘취업’의 의미는 취업과 성공에 대한 압박감을 크게 만들었다.(엄연히 따지면 취업과 성공이 같은 선 상에 놓고 논의할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20대가 생각하는 성공의 길에는 분명 취업이라는 하나의 통과의례가 존재한다. 취업을 하지 못하면 성공의 문턱에도 닿지 못한다는 공식같은 것이 암암리에 존재한다.) 압박감은 경쟁사회의 산물이다. 경쟁자가 많은 취업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고, 매순간 긴장된 상태로 대기해야 한다. 언제 경쟁자가 자기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지 모르기 때문이다.

취업을 못 하고 연이은 낙방이 이어진다면??
일단 노쇠하신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학비와 용돈 대시느라 등골이 휘셨을텐데, 투자대비 수익이 0% 아니 마이너스라니.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해드린다…? 친척들 얼굴도 떠오른다. 잘났다고 으시대더니 겨우 취업도 못하고… 비난의 눈길이 보인다. 아니 더 비참한 건 안쓰러워 하는 얼굴들이다. ‘어떡하니…’ 저 뒤에 숨겨진 의미가 두렵게 느껴진다. 앞으로 살아나갈 길도 막막하다. 결혼도 해야 하고, 독립도 해야 할텐데. 부모님께 돈을 계속 받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알바만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돈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밥도 그만 먹어야 겠다. 좌절감도 엄습해 온다. 내가 그렇게 못난 놈이었나? 이 사회에 쓸모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일까? 날 알아 줄 직장은 빌어먹을 단 한 곳도 없다는 말일까? 난 아무래도 구제불능이었나보다. 어제 본 면접에서도 날 보고 웃어주는 것 같았는데, 비웃은 것이었을까?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는 걸 보니 외모에 문제가 있든지 성격에 장애가 있는 모양이다. 성형외과나 정신병원에라도 들려 정기검진을 좀 받아볼까. 좌절감과 패배감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소주를 또 한 모금 들이킨다. 취기가 살짝 오르면 세상은 좀 더 말랑해 보인다. 이게 몇 달째인지…

취업과 성공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될 수 있는가?
부유한 환경에 있다면 취업이 하나의 선택사항으로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취업이란 중요하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렇다고 해서 취업을 하지 못하면 패배자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현재 취업난을 보면, 취업하는 사람들이 더 대단한 사람들이다. 단지, 취업의 실패를 거대한 인생의 실패로 받아들이거나 좌절하지 말고, 취업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라기 보다는 좀 더 큰 이상에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취업과 성공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취업과 성공의 끝에는 또다른 사회 생활과 더 큰 성공과 같은 새로운 길이 기다리고 있다. 대학만 붙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던 순수한 학창시절 때처럼, 우리는 취업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은 순수한 대학생들이다. 취업 이후에는 또 다른 진로와 적성에 대한 고민과 사람관계에 대한 고민, 금전적 고민이 또 다시 시작된다. 좀 더 세부적이고 좀 더 현실적인 차원에서 색다른 고민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 30대가 되어도, 심지어 40대가 되어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보았는가? 옛 말에 틀린 말 하나도 없다.


우리가 자유로워지려면…
어딘가에 얽매여 살기에는 20대란 나이는 너무나 아깝다. 우리가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지려면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살거나,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근본적으로 취업난을 해소하고 최소한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생각해내야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취업과 같은 문제는 사실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버려서는 안된다. 기업과 구직자의 손에만 맡겨두어서도 안된다. 언제나 약자는 구직자이기 때문에, 불리한 계약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일본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장인 정신이 부럽다. 가업을 물려받고,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 창업을 통해 작은 가게들이 늘어나고, 소비자들은 품질이 좋고 희소성 있는 작은 가게를 선호해 공존하는 것. 세계화의 깃발이 온 지구에 펄럭이는 지금, 다국적 기업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보다 지역사회를 살리고 작은 가게들을 늘리자는 것이 취업난을 줄이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현재의 취업난은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수많은 하청업체를 거느린 대기업들은 많은 사원들을 필요로 하지만, 그 문은 좁을 뿐 아니라 들어가서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게다가 이득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어 하청업체는 의존성이 심화되고, 인재를 채용할 때에도 안전성이 줄어들어 비정규직 고용이 다수를 이룬다.

취업에 대한 압박감은 취업 시장의 경쟁이 피 토할 만큼 치열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경쟁을 막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대응책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목숨까지 좌지우지 할만큼 심각한 문제. 취업난. 현상으로서만 인지하기에는 고통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