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결국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면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장, 군수, 도지사에 이어, 또 다른 도전이다. 이번에는 그가 했던 도전 중 가장 스케일이 클뿐더러, 가장 승산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 지지율은 고작 5%뿐인데, 민주당 경선, 야권단일화, 대선 총 3가지 관문을 거쳐나가야 한다. 힘든 싸움이 될 것이며, 열풍이나 돌풍같은, 일종의 ‘바람’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민주당 경선에서 이기기조차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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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 그만큼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고 인지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지지율도 더불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그는 출마선헌 후 얼마전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마의 벽 5%을 넘어서기도 했다. 2002년도의 ‘노무현 후보’와 비슷하게 거대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다른 후보들의 정치적 이미지가 고정되어있는데 비해, 김두관은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나가고, 더불어 지지층도 새롭게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도 문재인은 ‘친노’, 손학규는 ‘중도보수’라는 이미지가 강한 반면에, 김두관에게는 이렇다 할 이미지가 없다. 이것은 당장은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분명 장점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박근혜 vs 야권단일후보 구도로 간다고 봤을 때, 그가 박근혜와 가장 극명하게 대립각을 세울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노무현 열풍 당시에도 ‘이회창을 이길 사람’을 찾던 사람들이 이인제 대신, 이회창과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서 있었던 노무현을 지지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대한민국 남자’를 강조하며 '보수적 포지셔닝'을 시도하는 문재인, 새누리당에서 너무 오래있었던 손학규와는 달리 김두관은 ‘反박 전선’의 선봉장이 되기에 딱 좋은 인물이다. 실제로 김두관의 선거 전략은 박근혜와 정반대의 이미지를 세우는데에 상당 부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스로 ‘귀족과 서민의 대결’이라고 칭하듯 둘은 정말 다르다. 대통령의 딸로, 어렸을 적부터 청와대에서 정치를 시작한 박근혜와, 이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김두관은 조건 자체가 180도 달랐다. 박근혜는 특권층으로 평생을 귀 막고 눈 가린채 살아왔지만, 김두관은 빈농의 자식으로 평생을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만나고 소통해왔다. 박근혜가 유신체제에서는 퍼스트 레이디, 정치권에 들어와서는 ‘친박’ 계파의 수장으로 군림하고 있을 때, 김두관은 농민운동을 했고, 군수와 도지사 재임시절에는 풀뿌리 민주주의 현장에 직접 가서 일했다. 또한 박근혜가 좋게 말하면 원칙주의자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 너무 강한데 비해, 김두관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인물이다. 김두관이 매우 우수하게 군수 직을 수행했던 이유도, 그의 소통 능력에 있다고 본다.
물론 단순히 박근혜와 대척점에 서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는 않다. 그의 이력과 살아온 궤적만으로도 이미 그는 새로운 시대정신의 표상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장부터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야말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이해하고,그것을 몸소 실천해나갈 인물이다. 게다가 ‘아래에서부터’ 정치를 시작한 만큼 한 명의 위정자가 아닌, 한 명의 국민으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아,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을 다시 올바르게 돌려놓을만한 자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부족한 인지도, 2030을 잡아라
김두관에게는 할 이야기가 많다. 위에서 언급됐던 그만의 장점, 그만의 인생 역정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나아가 김두관만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스토리’는 이미 갖춰져 있다. 그렇다면 짧은 시간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텔링’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앞으로 어떻게 자신을 대중에게 어필해 나가느냐에 따라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서민적 이미지와 진보적 색깔을 지지해줄 2030에게 어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김두관 돌풍’을 주도해 나가야할 2030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 5%가 넘었다면 청년층에서 반응이 와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2030들이 ‘김두관’을 이야기하는 걸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청년층이 SNS나 커뮤니티등을 통해 인터넷 공간의 여론을 상당히 좌우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나꼼수 팬덤에 의해 인지도를 높여나간 문재인이나, 청춘콘서트를 통해 멘토가 된 안철수에 비해 친근한 느낌도 못 주고 있다.
본인도 그 점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토요일에 그는 두 개의 일정을 소화했는데, 20대들을 상대로 강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tvn 스타특강쇼 녹화와, 출판기념회를 겸한 북뮤지컬이었다. 전부 젊은 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행사였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아보였다.
북뮤지컬도 마찬가지였다. 젊은 층에서의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나름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이 행사는, 결국 홍보 부족으로 인해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말았다. 2030은 김두관에게 관심이 없었고, 김두관이 2030을 포섭하려는 방식도 어설펐다.
젊은 층에서의 강력한 지지가 없다면 ‘김두관 돌풍’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하루빨리 젊은 층의 심리를 공략해야 한다. 진정성 있고, 실천 가능한 ‘청년 문제 해결 정책’, ‘주거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나아가 ‘강한 이미지’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남자’와 같은 '찌질한' 강함이 아닌,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배짱 좋은' 강함을 어필해야 한다. 그는 좀 더 자신의 메시지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김두관은 결국 10년 전의 노무현을 되살려내야 한다. 아니 노무현보다 더 강해야 한다.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인터넷에서의 ‘대세’가 되었던 것이 노무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노무현이 처했던 상황보다 어렵다. 시간은 부족하고, 안철수의 존재도 너무나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는 이 불리한 상황을 알고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도지사 직책까지 내놓으면서 말이다. 분명 대선주자로 고개만 내밀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배수의 진을 친 이상, 물러 설 곳도 없다. 정치적 휴지기인 올림픽 기간 동안 칼을 갈아야 한다. 대선 주자중 가장 젊은 이미지, 가장 서민적인 이미지, 가장 진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서 다른 야권주자들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대중들의 열망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변화의 아이콘’이 되어야 한다. 구시대 정치세력과, 수구보수 집단을 어설프게 끌어안으려는 건 독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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