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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서서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하라

대한민국의 2대 풀리지 않는 문제를 교육 문제와 부동산 문제라 했던가. 두 문제가 이미 ‘장난 아닌’ 사회, 잘못 구성된 사회 속에서 독립의 첫 발을 내딛으려는 20대. 교육, 부동산이라는 두 문제는 이러한 20대의 발목을 잡고 풀썩 풀썩 넘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쌍두마차다. 비싸도 너무 비싼 등록금과 주거비, 4년 동안 대학을 다닌다고 가정했을 때 이 두 명목으로만 6천만 원에 이르는 돈을 헌납하게 된다.

그 돈 내기 싫으면 대학에 가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등록금을 아끼는 대신 초봉, 승진 가능성, 예상 가능한 미래의 소득 모두 줄어든다. 집에서 학교를 다니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론 수도권에서 태어나 서울 안에 있는 대학에 들어간다면 그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고등학생들이 수능성적 10% 내외의 학생들만이 진학할 수 있는 ‘인서울’ 대학 입학만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구조적 현실’이다. 누군가는 지방에서 서울로, 누군가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팔자에도 없는 유학을 떠나야만 한다.

그나마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은 안 될지언정 구조적 문제를 말하는 이도 많고, 해결책을 말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왜 대학의 기숙사는 추첨을 통해 들어가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왜 2평 남짓한 고시원 방 한 켠에 둥지를 틀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는 이가 거의 없다.


(이미지 출처 : ‘쓰얼’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gulsame?Redirect=Log&logNo=50010953677에서 재인용)

대부분의 지방 ‘서민 대학생’들은 대학 기숙사나 각 지역별로 설립된 학사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한다. 바로 금전적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기숙사의 선발 기준은 학교와 출신 지역과의 거리나 학생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 100% 추첨제를 실시하거나 기준이 있다고 해도 수능이나 내신 성적, 입학 이후에는 학점을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마저도 공급량이 절대 부족하여 많은 학생들이 세 자리를 넘어가는 대기번호를 받고 울상 짓는다.

제2의 선택은 어쩔 수 없이 학교 근처의 잘 곳들을 알아보는 것뿐이다. 통학의 편리함을 위해 학교 근처의 방을 알아보지만, 실상 학교 근처의 방들의 월세는 도심 지역의 그것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말만 ‘리빙텔’, ‘고시텔’로 바뀐 고시원은 2평 남짓한 방의 월세가 40만 원 정도이다. 월세 5만원을 전세 500만원으로 환산하는 관례에 따르면, 고시원의 평당 전세가가 2000만원에 이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방에 화장실이 딸려 있으면 3만원, 방에 창이 나 있으면 3만원, 그 창의 방향이 건물 외부로 되어 있으면 3만원이 또 추가된다.

하숙 역시 무시무시하다. 4평 가량 되어 보이는 방에 책상도 한 개, 침대도 한 개, 옷장도 한 개 있는데 혼자 독방으로 사용하면 60만원을 내야하니 비싸면 친구랑 같이 ‘합방’으로 사용하란다. 밥값이 두 배여서 그런지 2인 1실을 쓰면 각각 35만 원 정도를 받는다. 최근엔 말도 안 되는 ‘하숙 보증금’도 생겨났다. 자취방 가격의 상승세도 무섭다. 본래도 대학가의 자취방 가격은 담합이라도 되어 있는 것처럼 최저가가 보증금 500에 월세 45, 보증금 1000에 월세 40 정도에 형성되어 있었다. (그나마 가스, 수도, 전기, 관리비를 제외한 금액이다.) 그런데 뭔가 이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분위기다. 본래 그나마 방 가격이 싼 지역이었던 중앙대, 숭실대, 경희대 주변의 방 가격도 이러저러한 개발 요인을 타고 오르고 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stickitup?Redirect=Log&logNo=100050208880)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런 방에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길바닥에 나앉거나 과방에서 자거나, 도서관에서 자고 씻는 노숙자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불쌍한 ‘상경 대학생’들의 현실이니 말이다. 자본주의의 논리대로라면 초과수요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확실히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학 이론의 최적이 언제나 현실에 최적인 것은 아니다. 현실에선 경제학의 가정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많은 문제들이 얽혀 있다. 특히 이러한 대학생 주거비의 영역은 참 당황스러운 수준이다. 당최 왜 대학생들이 방값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가. 대학 기숙사 신축을 시도할 때마다 주변 하숙, 빌라 업자들의 항의로 엎어지고, 다른 건물들은 잘만 짓는 대학들도 앞으로의 기숙사는 민간 자본으로 짓겠다고 한다.

잘못된 사회적 부의 분배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재분배하는 조치를 취하는 일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가격이 결정되고, 별 이유 없이 방세가 인상되고, 방 부족 해결을 위해 기숙사를 지으려는 것은 반대하는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시장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불평등한 분배가 일어나고 있으며, 개선의 여지도 있고 근거도 충분하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폐지로 부자들의 이익만 찾아주고 대학생의 주거비 현실은 스스로 해결하라며 외면하는 사회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하다.


페르마타
페르마타

청년/저널리즘/문화 연구자. 페르마타 = 그 음의 길이를 2~3배 길게. 마쳐라.

3 Comments
  1. 무예24기

    2010년 3월 10일 12:14

    휴 대학 보내는것도 힘들겠다.

  2. 당신 덕분에 꽃이 핍니다♡

    2010년 3월 10일 12:18

    집값의 거품이 조금 빠진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독립은 언감생심입니다. 너무 비싼 집세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어렵게 몸 뉠 곳을 마련하여도 옥탑방 아니면 반지하입니다. 여름이면 아프리카, 겨울이면 시베리아로 변하는 그곳에서 젊은이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 ?xml:namespace> 이 아무개씨는 작년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라디오 PD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올라와 과외, 국회 인턴 등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3. 2010년 4월 7일 20대에게 집은 사치인가요? 안녕하세요, 이연숙 예비후보(이하 후보)의 수행비서 윤옥입니다!! 나이가 들면 아침 잠이 없어진다고 하던데 그날이 언제쯤 올까요? 아직 제 나이 스물 네 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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