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풀뿌리방송 마포FM의 ‘이빨을 드러낸 20대’(이하 ‘이드이’)가 <88만원 세대>,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와의 대담을 열었다. 우석훈 교수, 이드이 진행자인 돼지, 늘보, 너구리, 쩌리쪼, 양큐 외에도 대담에 관심 있는 20여명의 20대 청취자들이 이 날 스튜디오에 함께 했다.

이 날 방송은 황사가 심했던 방송 당일의 날씨가 20대가 처한 현실과 유사한 듯하다는 DJ 쩌리쪼의 오프닝 멘트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인터넷 소설 <천유로 세대>를 각색한 꽁트를 통해 당일 방송의 주제를 슬쩍슬쩍 드러냈다. (DJ분들의 연기력이 돋보였다는 후문.)

방송은 전체적으로 20대들이 직접 말하는 20대의 현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질문, 답변으로 이루어졌다. 질문의 종류도, 패널들의 스펙트럼도 다양했다. 우석훈 교수의 근황을 묻는 질문, ‘88만원 세대’의 희망을 묻는 질문에서부터 구체적인 등록금 문제, 20대 투표율 문제 등에 관한 질문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 날 ‘이빨을 드러낸 20대’ 방송에는 20대 단체들에서 나온 패널들, ‘이드이’의 열혈 청취자들 등 많은 패널들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나 방송 타는 거 처음이야” 등의 이야기를 하며 긴장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방송에서는 매우 자신의 의견을 잘 이야기했다. 선곡된 노래가 흐르고 마이크가 잠시 꺼지면 잔뜩 먹었던 긴장을 푸는 모습도 화기애애했다. (사진제공 = 마포FM 이빨을 드러낸 20대 팀)

20대 정책을 만드는 단체 ‘휴먼파탈’은 등록금, 주거비, 교통비 문제 등 20대들이 가장 해결을 바라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휴먼파탈’은 그간 전국의 길거리에서 1,600명에 달하는 20대의 요구안들을 받아 왔다. 20대 정책을 수립하고, 정당들을 게릴라 방문하는 등의 활동도 함께 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한편, 최근 이삼십대 세대 노조 설립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단체 ‘청년유니온’은 자신들의 활동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우석훈 교수에게 물었다.

우석훈 교수는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 연간 등록금 100만 원 이하 측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교수를 비롯한 교직원의 급여가 너무 과다하다는 것과 제2캠퍼스나 건물 신축에 투자되는 비용이 절약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두 비용의 삭감만으로도 충분히 낮은 등록금 수준의 유지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 놓았다. 그는 버스 운영을 공영제로 전환하여 서울의 버스비를 무료로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았다. 우 교수는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주장들이 경제학, 통계학적인 자료를 통해 계산한 결과임을 거듭 이야기했다.

‘청년유니온’의 미래에 관해서는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일본의 사회 변화를 한국의 사회 변화가 더 빠른 속도로 유사하게 쫓아가고 있다는 것이 근거였다. 일본의 청년유니온이 성장한 배경이 정책적 측면보다도 생활에 와닿는 부분이었음을 이야기하며, 그러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노동자의 해고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이빨을 드러낸 20대’ 3월 20일 방송에 게스트로 참여한 우석훈 교수 (사진제공 = 마포FM 이빨을 드러낸 20대 팀)

우석훈 교수의 이야기들은 매우 낙관적인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과연 그 낙관적인 전망이 실제로 실현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20대 패널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였다. 한 대학생이 질문한 ‘투표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답변은 ’20대 정당’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20대 국회의원 2-3명을 당선시키는 것이 정당을 형성하기만 하면 어렵지 않은 문제인 양 이야기했고, 따라서 정당에서 국가 지원금을 받으며 활동하는 것이 아르바이트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언급했다.

20대들이 취업 준비 외의 많은 활동들을 하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인 답변을 내 놓았다. 문화, 지식과 관련된 직업의 근무 형태를 1주일에 2-3일 정도만 일하는 ‘정규직’ 형태로 만드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0대에 대한 우 교수의 애정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대목도 있었다. 지금의 20대에게 배울만한 것을 이야기해달라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그는 다양한 지점에서 20대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인권 의식이 높고, 부지런하며, 표리부동하지 않은 솔직함을 가지고 있고, 어떠한 하나의 특질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정형이며, 가난하고 지킬 게 없기 때문에 영혼이 맑은 것 등을 20대의 장점으로 꼽았다.

모든 이야기들을 풀어내기에 방송에 주어진 2시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방송 말미에 나온 ‘대학생이 아닌 20대’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토론하지 못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돈 없다 돈 없다’ 아우성 치면서도 엄청난 소비를 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패널들이 차마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았다.


본격 20대 선전 방송, ‘이빨을 드러낸 20대’를 만날 수 있는 방법 (그림출처 = ‘이빨을 드러낸 20대’ 카페)

이렇게도 20대의 삶의 문제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고, 어렵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드이’는 이 가는 소리들을 통해서 서로 공감하고 이야기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갈 예정이다. 우석훈 교수와 20대가 나눈 대담 녹음 파일과, ‘이드이’의 이 가는 소리들은 마포FM 홈페이지(http://mapofm.net/)나 ‘이빨을 드러낸 20대’ 카페(http://cafe.naver.com/mapo20)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