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기

대학생 무료! 신촌 록 페스티벌, 그 열정의 현장!

신촌의 금요일 밤은 뜨거웠다. 귓가를 울리는 음악 소리와,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조명,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밴드와 관객의 정열과 열정. 감각들의 어우러짐은 모든 이들의 심장을 먹먹하게, 두근거리게, 생동하게 만들었다.

어제(2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한국판 우드스탁*’으로 불리며 주목받았던 제1회 신촌 록 페스티벌(SRF; Sinchon Rock Festival)이 열렸다. 예심을 거쳐 선발된 ‘TORQ(톨큐)’를 비롯한 연세대 교대 밴드 7팀과 피아, 크라잉 넛, 피터팬 콤플렉스 등 유명 뮤지션들이 강렬한 공연들로 자리를 빛냈다. 공연을 즐기기 위해 3000여명(주최 측 추산)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 우드스탁(Woodstock) :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던 미국 청년들이 1969년 조직한 대형 록 페스티벌


▲ 신촌 록 페스티벌 포스터

▲ 신촌 록 페스티벌 공연 현장


100% 대학생의,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축제

이번 행사가 더욱 주목되는 것은 페스티벌을 100% 대학생들의 손으로 자체 조직, 개최하였기 때문이다. 기존의 수많은 록 페스티벌에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판을 즐기는 젊음을 볼 수 있었다면, 직접 문화를 창조해나가는 젊음이 만든 신촌 록 페스티벌은 그런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이강희(22,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2년) 기획단장을 비롯한 12명의 기획진은 지난 방학 기간부터 지금까지 성공적인 페스티벌의 개최를 위해 전방위에서 다양한 노력을 벌였다. “WE DESTORY, WE CREATE”라는 공식 슬로건의 확정, 트위터와 라디오방송 <컬투쇼>, 포스터 붙이기 등을 통한 공연 홍보, 게스트 섭외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생은 다 그들의 몫이었다.

힘든 일정으로 지칠 만큼 지친 몸이지만, 성공적인 행사 개최에 기획단들은 연신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기획단의 일원인 김중현(가명, 21,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2년)는 “눈비가 오는 상황에 날씨도 좋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기뻤고, 스탭 활동이 힘들기는 했지만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 신촌 록 페스티벌 참가 뮤지션들



대학생은 누구나 무료, 남 의식 하지 말고 오늘만은 즐겨보자!

신촌 록 페스티벌의 입장료는 겨우 10,000원, 그것도 대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는 학생증이나 재학증명서를 제시한 입장객은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기존의 상업적 록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을 들여야 했던 것에 비하면, 행사가 하루만 열리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매우 혁명적인 가격이다. 입장하는 관객 일부에게는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기업, 동문의 후원, 학교의 협조 등을 통해 이뤄낸 성과이다.

기존 행사들과 달리 신촌 록 페스티벌에서는 음반을 발표하고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 외에도 실력 있는 대학 록 밴드들 역시 무대에 올라 열정을 불태웠다. 대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무대에서는 젊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패기가 가득했다. 이전에 대학 록 밴드들이 설만한 무대가 거의 전무하다 싶었기 때문에 그들의 공연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행사장을 찾은 많은 대학생 관객들은 밴드의 음악과 함께 ‘남 눈치 보지 않고’ 그들의 열정을 불태우고 스트레스를 날렸다. (‘남 눈치 보지 않기’는 신촌 록 페스티벌의 공식 캠페인 중 하나였다.) 대학생 박용재(가명, 20, 서울대 1년) 씨는 “비록 다른 유명 페스티발처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지는 않았지만, 대학생이 기획한 공연에서 대학생들이 즐긴다고 생각하니 더욱 신나고 마음 편하게 놀았던 것 같았다.”라는 말로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전했다.


▲ 신난 관객들, 뜨거운 열기의 현장



술로 얼룩진 신촌에 새로운 문화의 바람을

많은 대학들이 밀집하여 대학 문화의 메카로 군림하던 신촌은 최근 ‘신촌 쓰레기 사진’을 비롯해 ‘신촌의 타락’과 관련된 이야기들로 망신살을 당했다. 하지만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새로운 신촌 문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 문화는 사라지고 술만 남은 신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들, 그리고 신촌 록 페스티벌도 그러한 시도가 만들어낸 성과이다.

신촌 록 페스티벌 기획단은 4월 중에 연세대 총학 산하 단체에서 독립하여 순수 독립 단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명지대 등의 인근 대학들의 학생들을 모집해 연합체를 구성하여 앞으로 매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신촌의 대형 공연장은 물론 신촌 로터리에서 행사를 여는 방안, 영화제․연극제 등의 축제와 연계된 행사를 여는 방안 등도 추진 중이다.

힘차게 첫 발을 내딛은 신촌 록 페스티벌이 좀 더 새롭고, 좀 더 다양한 신촌, 그리고 대학 문화를 만들어가는 힘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페르마타
페르마타

청년/저널리즘/문화 연구자. 페르마타 = 그 음의 길이를 2~3배 길게. 마쳐라.

1 Comment
  1. 센노우미

    2010년 5월 3일 14:34

    우와 신촌이 갈수록 재밌어지군요 ㅎㅎ 좋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