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님은 나님 몰라요, 나님도 너님 몰라요. 나 다르고 너 다른 사람들을 심층적으로 탐구해보는 사람탐구생활, 오늘은 착한사람탐구생활 편이에요. (남녀탐구생활이 예전만큼 이슈는 아니지만 고함20은 그동안 남녀탐구생활 패러디 시리즈로 많은 조회수를 벌어먹었어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간만에 이 형식을 차용해 보아요.)

(출처 : http://blog.naver.com/unempty?Redirect=Log&logNo=70048481051)

착한사람의 탐구생활이에요. 편의상 ‘Man Of Goodness’의 약자로 그를 ‘모그(MOG)’로 부르기로 해요. 친절한 모그의 일상 속으로 고고고고고 해 보아요.

아침 일찍 일어난 모그는 엄마, 아빠, 동생에게 ‘잘 잤어?’라는 밝은 인사를 건네며 하루를 시작해요. 자는 동안 지저분해진 이불, 참을 수 없어요. 깨끗하게 정돈해요. 엄마는 모그의 이런 습관을 정말 좋아해요. 오늘도 동굴 모양인 동생 이불을 보며 엄마가 동생을 모그와 비교해요. 모그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요. 모그는 엄마에게 ‘동생도 이불을 개려고 했는데, 화장실이 너무 급했던 것 같다’고 말해요.

모그는 삶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부모님의 뜻을 크게 거스른 적이 없어요. 학과도, 희망하는 직업도 모두 부모님의 생각이에요. 자신이 가진 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헷갈릴 지경이에요. 가끔은 모그가 하고 싶은 일을 부모님이 막아서 짜증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와 싸우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어요.

등교를 해요. 오늘 듣는 과목은 폭풍 필기가 필수인 전공수업이에요. 가는 길에 친구를 만나요. 반갑게 인사하지만 사실은 반갑지 않아요. 모그는 마음속으로 ‘또 대출 부탁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표정에는 드러나지 않도록 심장 속에서만 짜증을 잠시 내요. 그럴 줄 알았어요. 친구가 데이트를 하러 가야 한다며 대출과 더불어 필기까지 빌려 달래요. 모그는 아무렇지 않게 친구의 학생증을 받아들어요. 웃으며 데이트 재밌게 하라고까지 이야기 해주어요.

수업이 끝나고 동아리 회의를 하러 가요. 동아리 공연을 취소할 것인지 강행할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한 명씩 자기 의견을 말하며 으르렁거려요. 모그는 달라요. 모그는 누가 얘기하던 그의 얘기를 다 들어주고 있어요. 한 동아리원이 모그를 캐스팅보트로 만들어요. 팽팽하니 의견을 말하지 않은 모그가 의견을 말해줬으면 좋겠대요. “어… 글쎄… 난 사실 너희 말이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난 너희들이 결정하면 그 의견에 그냥 따르는 걸로 할게.” 참 착해요.

결국 동아리 공연은 취소되었어요. 어쨌든 결론이 나왔으니 좋은 일이라며 뒤풀이를 하러 가요. 선배, 동기, 후배 할 것 없이 술을 권하지만 모그는 한사코 자기는 술을 못한다고 말해요. 그러다 정말 거절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될 때는 잘도 원샷해요. 즐거운(?) 술자리가 끝나고 안 즐거운 돈 걷는 시간이 돌아왔어요. 만 원씩이나 걷었는데도 이만 원이나 모자란대요. 사람들이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모그가 이만 원을 쾌척해요.

(출처 : http://blog.naver.com/1004putto?Redirect=Log&logNo=10076759516)

오늘도 엄마아빠에게, 동생에게, 학교 친구에게, 동아리원들에게 매우 친절한 하루였어요. 모그는 역시 친절을 베푸니 자신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엄마아빠, 동생, 학교 친구, 동아리 친구들 모두 모그를 좋아할 거라고, 앞으로 더 잘 대해 줄 거라고 믿어요.

보람찬 하루였어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요. 갑자기 주위 사람들이 혹시 자신을 미워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요. 속마음을 감추고 친절한 척 했기 때문이에요. 알고 보면 사람들이 내 속마음을 알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되요. 날 친구가 아닌 바보 같은 사람으로 볼까봐 걱정되요. 내일은 좀 더 진심으로 친절해야겠어요.

지금까지 착한사람 모그의 탐구생활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