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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20, 300일 동안 고함치다

2010년 6월 7일, 고함20이 사이트를 오픈한지 300일을 맞았다. 본격적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첫 회의를 진행한 것부터 치면, 1년이 조금 넘은 셈이다.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거나 하는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를 낸 것도 아니고, 물론 그러한 성과가 있다고 해도 오글거리는 말투로 “사실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따위의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300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획기사까지 내는 이유는? 뭐 중간점검 차원이 아니겠는가. 힘차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럭저럭 달려온 고함이들, 그리고 필자의 300일 기념 소감이 궁금하다면 스크롤을 천천히 내려주시길!

그들은 용감했다

사실은 잘 몰랐다. ‘20대 저널리스트 집단’을 만들어 보자며 모인 우리들은 언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 못했다. 원래 처음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우리가 뭔가를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바로 반응을 보내올 거라고 착각에 빠져보기도 했고 이러한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서 겪게 될 어려움들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못했었다.

미래는 장밋빛으로만 보였고, 사실 정운찬 총리 내정 관련 기사로 40,000명이 넘는 방문자가 하루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그 환상은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사실상 아무런 자본도 없이 별다른 전문성도 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일이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사실은 바로 어제도 세 자리에 그친 하루 방문자 수에 실망하기도 했고, 공들여 쓴 기사에 아무런 댓글이 없을 때 좌절하기도 했다. 이 일을 해결하고 나면 뭔가 편해지겠지 싶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일은 하루하루 새로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 고함20, 첫 출발 당시의 메인 기사. 이렇게 시작했었다. 지금 모습은 요리조리 둘러보시길!

작지만 큰 변화들

힘든 일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300일 동안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300일 전의 고함과 지금의 고함을 비교해보면 나름대로 작지만 큰 변화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사를 발행하지 않는 주말의 방문자수가 어느 정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력이 부족해 하루에 기사 1개 발행하기도 벅차하던 우리가 어느새 평일에는 기사 2개 발행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 취재요청을 해오는 곳이나, 방송 출연자 섭외를 부탁해오는 곳들도 생겼다. 명함도 작은 브로셔도, 그리고 약간의 업무체계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을 발견하는 찰나의 순간 느끼는 뿌듯함이 고함에 계속 애정을 갖게 하는 기폭제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언론 분야에 관심만 있었던 어제와, 직접 발로 뛰어 본 오늘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이 분야에 대한 현실 감각을 갖게 되었고, 어느 쪽으로든 나의 미래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관심을 전혀 갖지 않던 문제들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시각을 넓힐 수 있었다. 나름대로 처절한 경험이었던 휴학생 시절에 고함에 폐를 끼치기도 하고 나 자신의 슬럼프에 좌절해 본 것도 이제는 추억이 된 실패이다. 원년 멤버로서 점점 더 강해지는 책임감 속에서 나름대로 이 생활을 지켜갈 수 있게 된 것도 기분 좋다.

사람, 사람, 사람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을 누구와 하느냐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일 자체보다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전해지는 에너지가 더욱 많은 것을 선물해주기 때문이다. 무언가 익숙했던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기까지 했으니, 나를 많이 성장하게 해 주었기까지 했으니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가 싶다.

우리 원년 멤버들이 처음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던 터전 FUN20의 정성일 대표님, 민형이 형, 현아 누나. 고함20 초기의 소중한 기억들 원년 멤버 테싸, 까꿍, 근재, 변뉴, 에르네스토. 요즘 정말 자주 문자하고 자주 만나는 라별. 현재 고함의 중심인 고함이 2기들 민재, 파이시스, 경호, 프롤로그, ikey, 히아, 잠만보. 그리고 옹달샘. 언제나 열심히 사는 모습이 부러운 객원기자들 표정도상쾌, 영훈, 영석. 마지막으로 지금 열심히 면접 과정 중에 있는 고함이 3기들도. Special Thanks To를 쓰는 것도 아닌데 괜히 한 번씩 이름을 불러보고 싶고, 감사하고 그렇다. 곧 새롭게 시작될 3기들과의 일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어제보다 오늘 더

뭔가 너무 감상적이 되었다. 보통 이러한 글의 끝맺음이 그렇듯이, 새로운 다짐과 함께 고함20의 300일에 대한 축하를 끝맺으려 한다. 결국 이 글은 300일 자축 글을 가장한 새로운 출사표인지도 모른다. 미약하게나마 내딛어 온 발걸음, 300일 동안의 고함. 앞으로도 그렇게 천천히 가려 한다.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꾸준한 소리들로, 그 안의 진정성으로 고함20을 채우고자 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다. 끝이 없을 거란 것, 이젠 알 것 같다.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이야기하면서,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지는 고함20.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를 꾸준히 지켜봐 주시라. 이렇게 부탁드린다. 뭔가 키우는 재미를 느끼게 해드릴 테니.


페르마타
페르마타

청년/저널리즘/문화 연구자. 페르마타 = 그 음의 길이를 2~3배 길게. 마쳐라.

2 Comments
  1. 송근재

    2010년 6월 15일 15:36

    와. 내이름 나왔다. 이러고 있다. 🙂

  2. Eclipse

    2011년 12월 26일 16:35

    내일이나 내일 모레면 고함20 7기 면접을 보러갈 것 같은데요 ㅋ 이 글을 읽고나니까 더욱 고함20에 참여하고 싶어지네요 ㅋ 글 잘 읽었고 꼭 고함20 멤버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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