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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알바 vs 대남적화 사이버요원

한나라당 알바


예전 일이다. 내가 인터넷을 하고 있을 때 메신저로 친구가 쪽지를 보내왔다. ‘야, 나 알바소리들었어 ㅋㅋㅋ.’ 무슨 소리냐고 물어봤더니 친구가 사정을 설명해줬다. 때는 광우병 촛불시위시기, 내 친구가 어떤 게시판에 폭력진압에도 비폭력으로 대항해야지만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이런 종류의 댓글이 달렸나 보다. 내 친구, 황당했다. 자신을 그런 파렴치(?)한 대다가 무도(?)한 댓글 알바로 몰았다고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런데 내 친구가 당한 경우가 이번 한 번 뿐만은 아니다. 이 친구가 어느 날은 교과서 포럼이라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 단체가 김구의 항일활동을 항일테러행위로 묘사한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글을 올렸다. 내용인 즉슨 금성교과서에도 테러라는 표현이 되어있고 백범일지에서도 김구 자신이 테러행위라고 표현했으므로 별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대안교과서가 욕먹는 건 이런 사소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역사관이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물론, 이에 대해 ‘너 한나라당 알바지?’라는 식의 댓글이 수도 없이 달린 건 당연지사다. 따지고 보면 대안교과서를 옹호하는 글도 아니고 비판의 촛점을 정정하여 올바른 비판을 유도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친구는 한나라당 알바라는 어처구니없는 오명(?)이 붙어버렸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친구는 한나라당이 그렇게나 싫어하는 유시민의 열렬한 지지자다.


대남적화 사이버요원
 

한동안 각 싸이트의 토론장이 한나라당 알바로 가득 찼다고 아우성이 넘쳐나더니 언제부턴가 비슷한 류의, 하지만 정반대의 입장을 견지하는 신종개념이 탄생했다. 이른바 대남적화 사이버요원. 이들은 북한에서, 중국에서, 대한민국에서 대남적화 전략의 일환으로 사이버 간첩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대남적화 사이버요원이라는 용어는 사이버 토론장에서 점점 널리 퍼지는 용어가 되고 있다. 특히, 좌우의 대립이 격렬한 토론일수록 더욱 그렇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실제로 사이버 간첩요원 혹은 그에게 세뇌당한 자인지 아닌지의 사실여부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들의 논리를 반박하는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일 수 있는 제법 쓸모 있는 방법이 생겼다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제법 국가안보를 위해주는 것 같은 ‘떡밥’을 하나 던진다. 상대방이 그 떡밥을 덥석 물면 재빨리 대남적화 사이버요원이라고 부르짖는다. 자신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이 방법은 더욱더 효과적이게 된다. 여기에는 근거도, 논리도, 하다못해 토론의 전제조건이 되는 최소한의 배려도 없다. 한나라당 알바라고 근거 없이 부르짖는 것처럼 대남적화 사이버요원이라고 부르짖는 것 또한 단순한 악다구니일 뿐이다.


이제 진짜 논의를 만들자 


여기서 논의하고자 하는 건 한나라당 알바가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대남적화 사이버요원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 지가 아니다. 단순한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는 현 세태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과 입장이 다른 상대방을 비판할 때는 적절하고 합리적인 논거를 들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단지 상대방의 입장만을 부각시켜 한나라당 알바라느니, 대남적화 사이버요원이라느니 하는 것은 올바른 토론의 자세라고 볼 수 없다. 이 같은 자세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사회에서 진행된 사회적 논의하고 비슷한 국면을 보여 더욱 위험하다. 조금만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우익세력의 견해에 반대하면 무조건 ‘좌파 빨갱이’라는 옷을 입혀 매도하는 것이 특히 그렇다. ‘너 좌파 빨갱이지?’나 ‘너 한나라당 알바지?’ 또는 ‘너 북한에서 보낸 사이버요원 이지?’나 근본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건전한 민주사회는 반드시 건전한 논의가 있기 마련이며 건전한 논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토론이 필요하다.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면 논거를 들어 상대방을 설득해야지 근거 없는 말로 상대방을 비난해선 안 된다. 그 순간 민주와 토론은 사라지고 오직 아군과 적군만이 남아 무의미한 싸움만이 난무하게 될 뿐이다. 진정한 민주사회라면 나와 입장 차가 있는 상대방을 논거로써 설득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용의 윤리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다.

토론이 자주 진행되는 어떤 사이트 공간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안녕하세요.

    2011년 4월 19일 11:49

    한나라당 알바는 실제로 있고 이미 어느정도 알려진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대놓고 위치 추적해서 직접가서 “당신 알바지?”라고 할 수는 없겠죠. 어쨌든 한나라당 알바라고 치면 대충 부분적으로 설명도 나오고 실제로 있음도 알게 될 것입니다. 또한 비판을 유도했다라… 글쎄요. 지금까지 한나라당 지지하는 분들 중 논리적으로 반박하던 분들과 비판을 유도하는 분은 거이 없었습니다. 아니, 아주 가끔 보긴 했습니다만 글쎄요. 그분들도 어디선가 복사해온 것을 쓰는 것 같더군요. 최후에는 빨갱이나 다른 식으로 몰아부치는 통에…쩝. 또한 빨갱이나 기타 등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진심으로 걱정하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특히나 요즘은요. 폭력진압에도 비폭력으로 대항해야지만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는 요지의 글은 분명 나쁘지 않습니다. 이때도 그렇고 흥분하던 시기였습니다. 사실 광우병이라는 것이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이 지난 후에 나타나고 먹을 사람들은 분명 돈이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위험한 걸 먹겠습니까? 어차피 먹을 것이라면 좀 더 안전을 추구하기위해 했던 것인데…참…어이가 없었습니다. 요즘에는 광우병과 촛불이 전부 오버였다고 말하는 사람들보면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걱정하던 부분을 모르는 것 같아 답답했습니다. 멍청한 것 같기도 하고…쩝. 어쨌든 대남적화 사이버요원이라…참…한나라당 알바도 만들더니…또 다른 것도 만든건가. 아니면 다른 분들이 재미삼아 만든 건가…에휴. 뭐, 이제는 모르겠네요. 실제로 있는 한나라당 알바의 진화 형태가 계속 나타나는 것을 보니 씁쓸하고…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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