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여름’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
그리고 젊음과 열정, 도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것. 바로 국토대장정이다.


지난 6월 성신여자대학교에서 휴전선 155마일 국토순례 ‘나라사랑 학교사랑 성신大장정’ 참가대원을 모집했다. [오두산통일전망대→임진각→파주→연천→철원→화천→양구→인제→진부령→고성통일전망대]로 총 340Km의 여정이었던 이번 국토대장정은 약 100명 내외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성신大장정의 루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결코 만만치 않았던 여정을 무사히 마친 두 학생이 있다. 바로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에 재학중인 이승아(21세) 학생과 법학과에 재학중인 최리나(22세) 학생이다. 모두가 입모아 말하는 ‘사서 고생’을 장장 14박 15일에 걸쳐 한 두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이번 국토대장정의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 이번 국토대장정은 우리학교에서 6.25 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이해서 개최한 행사이다. 평소 대학생 때 국토대장정에 꼭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그 생각도 실천에 옮기고 또한 학생 홍보대사로서 학교홍보에도 작은 도움이 되기 위해 이렇게 참여하게 되었다. 


: 국토대장정은 고등학생 때부터 수첩에 적어둔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다. 그러다 학교에서 주최하는 이번 국토대장정의 취지 -민족의 아픔을 느끼고 그 발자취를 체험한다는- 가 마음에 들었고 이 기회를 통해 학교와 나라, 그리고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다. 



Q. 국토대장정 기간 중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 아무래도 더운 날씨에 계속 걸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국토대장정을 떠나기 전에 평소 운동을 하면서 미리 체력을 쌓아 두었어야 하는데 그 준비과정이 좀 미흡했던 것 같다. 행군하다보면 발에 물집이 정말 많이 잡히는데  나중엔 아픈 것도 무뎌질 정도로 무감각해지곤 했다. 


: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니 다시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340km의 행군을 얕잡아 보고 산더미 같은 짐을 짊어지고 걸었던 첫 날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심지어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밤에 읽으려고 책도 가져갔더랬다. 그 책으로 인하여 340km를 행군하는 내내 같은 조원들에게 ‘언제 읽을 거냐. 읽는 시늉이라도 좀 해라’라는 말을 내내 들으며 구박을 당해야 했다. 



Q. 반면에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



: 매 순간이 다 기억에 남지만 그 중 하나만 꼽자면 1박2일 동안 한 병영체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자이기 때문에 어쩌면 평생 군대라는 곳을 가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번기회를 통해서 군대에서 밥도 먹고, 내무반에서 자보고, 직접 사격도 해봤다. 이런 것들을 비롯해서 군대에서 체험한 모든 것이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군인들이 너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존경심도 느껴졌다. 


: 마지막 목적지인 고성통일전망대에서 조원들끼리 서로 얼싸안고 조구호와 조가를 목청껏 불렀던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4박 15일동안 힘들 때 서로 응원해주고 격려해줬던 조원들이었다. 조원들이 없었다면 아마 340km를 완주해낼 수 없었을 것 같다.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 



Q. 여대에서 주최한 국토대장정인데 그래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 남학생들이 없다보니 다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더 강해진 것 같다. 아무래도 남학생들이 있으면 힘든 일은 남학생들이 도맡아하고 더 고생하는 게 없지 않아 있을 텐데 다 여학생만 있다 보니 나중엔 뭐든지 척척이였다. 여자들끼리 14박 15일 동안 힘들게 행군하다보니 지나가는 군인만 봐도 설레기도 했다. 다들 ‘아…. 이래서 군인들이 걸그룹에 열광하는구나….’를 절실히 공감할 수 있었다. 


: 여대에서 주최한 국토대장정이라 생긴 에피소드, 차별적 발언이 아닐까? 나는 여대에서 주최한 국토대장정이라서 뭔가 다르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다. 다른 국토대장정과 같이 땅바닥에 걸터앉아 눈물에 젖은 빵이 아닌 비에 젖은 밥을 먹기도 하고, 우비 하나 깔고도 거기에 누워 달콤한 휴식을 즐기기도 했다. 평소에는 개미 하나에도 식겁했던 우리가 벌레가 얼굴에 붙어도 자연스럽게 떼어내는 경지에 이르기도 했다. 벌레에도, 진흙에도, 비좁은 샤워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당당히 걸었던 우리들. 도대체 다른 국토대장정과 다를 게 무엇인가? 



Q. 국토대장정을 다녀온 여대생으로서, 다른 여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국토대장정은 정말 살면서 한번쯤은 해봐야 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친구들은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 라고 말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힘들게 고생한 만큼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일에 도전하더라도 겁먹지 않을 용기가 생긴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행군하는 동안 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여유가 주어져서 한층 성숙해진 느낌이 들기도 했다. 꼭 한번 다들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 어떤 일이든 기회가 있다면 용기를 내서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국토대장정에 참가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돈 주고 고생하는 일’이라며 걱정 어린 눈빛을 보냈었지만 예전부터 해보고 싶던 일이라 망설임 없이 지원했고 무사히 다녀온 지금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평생을 함께해도 좋을만한 든든한 친구들을 얻었고 이제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나를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맞다, 어쩌면 주위 사람들의 말처럼 사서 고생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젊기 때문에 사서 고생해도 아쉬울 것이 없다. 그 보다 더 큰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용기란 커다란 벽 앞에서 나오는 ‘무대뽀’ 정신이 아니라 장애물이 나타나도 물러서지 않고 나를 믿고 시도해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도전하는 전국의 여대생들이여, 영원하라!!!!! 






그렇다. 국토대장정은 사서하는 고생이다. 필자 역시 여태껏 그렇게 생각해왔고 인터뷰를 마친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변한 것이 있다면 ‘사서하는 고생도 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과 기회가 된다면 나도 한번 사서 고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14박 15일 동안 두 학생은 여태껏 내가 느껴보지 못한 무언가를 느끼고 더욱 당찬 여대생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여름방학을 맞아 당당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두 여대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느껴지는 것이 있는가? 

당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도전하라, 젊은이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