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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내’ 진동하는 역사속 인물들

 요즘 무한도전의 대세는 역시 정준하다. 근래 들어 무한도전의 촬영 날짜가 뒤죽박죽인지라 컨셉이 왔다 갔다 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의 정준하의 인기를 만든 캐릭터는 단연 ‘쿨가이’이다. 아마도 이처럼 ‘쿨가이’ 컨셉이 유행하는 것은 점점 현실이 쿨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수업을 쿨하게 빠진다거나, 빌려준 돈은 쿨하게 받지 않는다거나 하는 일이 점점 부자연스러운 일이 되다보니 정준하의 그 쿨함은 ‘재미’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쿨함’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이번에는 이 ‘쿨하다’라는 말의 의미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일인지라 선택에 있어 오랫동안 고민해야 하는 일이지만 너무나도 쉽게 선택해 버리는’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모두에게 식사를 대접한다던가, 벌칙에 순순히 응한다던가 하는 정준하의 그 ‘쿨함’을 역사 속에서 한번 찾아보자.



 


‘쿨가이’ 컨셉으로 요즘 대세인 무한도전의 정준하
( URL = http://www.tongnuri.com/cdnews/enterteinment/view.php?tb=enterteinment&ct1=%B9%E6%BC%DB%BF%AC%BF%B9&cts1=%B9%E6%BC%DB&tNum=7095)
 


1. 재벌계의 ‘쿨가이’ 허생전의 허생과 변씨


  돈에 있어서 이 사람보다 쿨한 사람이 있을까. 자신의 사업 자금을 꾸러 간 허생에게 거금 2만 냥을 ‘두말없이’ 준다. 왜 그리 ‘쿨한’지 묻는 하인에게 변씨는 오히려 ‘꾸어갈 놈은 주둥이를 나불거리지 않는다!’며 역정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쿨한 사나이가 있었으니, 돈을 꾸어간 허생이다. 자신의 ‘일’을 모두 마친 허생은 변씨를 찾아가 이자를 포함해서 10만 냥을 ‘쿨’하게 갚아버린다. 원금의 5배나 되는 액수를 이번에도 ‘두말없이’ 갚아버리고 떠난다. 허생전의 마지막 부분에서 관리가 자신을 귀찮게 하자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리는 것 역시 그의 쿨함을 부각시킨다.

2. 최고의 성인(聖人) 쿨가이,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성인(聖人)계의 쿨가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을 현혹하고 망동했다는 혐의(우리나라로 치면 혹세무민쯤 되려나?)로 아테네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그의 제자들은 계속하여 그에게 탈옥을 권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쿨하게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시고 쓰러진다.


3. 정치계의 Cool ma’am(?),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만큼 유명하고, 어쩌면 대통령보다 더 똑똑하고, 거의 확실하게 대통령보다 더 인기가 많은 영부인. 힐러리 클린턴이다. 강력한 대권 후보이자, 오바마정부 들어서 국무장관을 역임하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알파우먼의 대표 격인 그녀는 남편의 외도 문제에서 ‘쿨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녀의 남편인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은 백악관 인턴 비서였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게 됐다. 하지만 그녀가 택한 선택은 바로 ‘용서’였다. 너무나 쿨하게 남편을 용서한 것이 그녀의 정치적 야심이었든지, 남편과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의했던 것이든 지는 중요하지 않다. ‘남편의 외도’라는, 어쩌면 부인에게는 가장 치욕적일 수 있는 그 상황에서 너무나 쿨한 선택을 한 것이다.


4. 철학계의 쿨가이 비트겐슈타인.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를 연구한 논리 철학자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며, 그와 동시에 다른 철학자 누구보다도 쿨한 철학자였다. 특히 그의 행보는 정말로 쿨해서 공부하는 이들을 당황케 할 정도이다. 우선 철학자로서 그가 발행한 ‘읽을거리’는 단 3편의 불과하다. – 심지어 한 편은 다른 책의 서평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캠브리지 대학에서 버트란드 러셀에게 배우던 중 그의 대표작인 「논리철학논고」를 완성한 후, 모든 철학을 끝냈다며 너무나도 쿨하게 시골에서 교사로 생활한다. 그렇게 시골에서 교사로 활동하던 중, 자신의 철학에 문제를 발견하게 되고, 이번에도 역시 너무나도 쿨하게 대학으로 복귀한다. 그러고 나서 그의 인생 마지막 저작인 「철학적 탐구」를 저술한다. 또한 데카르트를 비롯한 자신의 선배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한 공부는 ‘필요 없다’며 쿨하게 하지 않았던 것 역시 그의 진동하는 쿨내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진심으로 ‘쿨’한 사람들은 확실히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허생과 변씨는 모두 경제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러한 금전 거래가 가능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 역시 ‘악법도 법’이라는 생각을 단순히 ‘있어 보이기 위해’ 한 것이 아니라 신념으로 갖고 있었기에 죽음을 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힐러리 역시 자신의 정치적 신념(또는 정말 남편에 대한 믿음이었을 수도 있다)이 있었기에 그러한 선택이 가능했으며, 비트겐슈타인 역시 자신의 철학에 대해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두부아빠

    2010년 10월 30일 12:22

    스포츠계의 부부로는 베컴도 들어가겠네요.^^
    좋은 글들이 많아요. 즐겨보겠습니다.

  2. 이감고담

    2010년 10월 30일 15:22

    이런 쿨한 것이 남자들 사이에 좆쿨남이라고 불리죠.
    하지만 좆쿨남이 신념이 아닌 물질적 좆쿨남이 될 때가 많죠.
    이 점이 많이 안타깝죠. 신념의 좆쿨남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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