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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기의 경영학을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



왜 다른 나라에는 경영학과가 없을까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이 경영학이지만, 다른 나라에는 학부 과정에 경영학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경영학에 관심이 있는 경우 학부에서 다른 전공을 공부한 후에 MBA같은 경영관련 대학원을 통해 경영학을 공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러한 과정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는 경영학을 깊이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경영학은 역사가 오래 된 학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사회과학에 기반으로 두고 있으며 학문 내의 논리적 일관성이 있기 보다는 과거에 일어난 현상을 분석하여 요약한 것에 불과하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뒤적이게 되는 사전으로써의 역할만을 할 뿐 본질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회계/재무와 같이 기술적인 분야는 좀 낫다. 하지만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경영학의 나머지 분야들은 표피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일견 미래지향적으로 보이는 경영학이라는 학문으로는 지금까지 어떻게 성공한 회사들이 대처해왔는지는 가르치지만 앞으로 회사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경영학을 기업에 적용하게 되면 새로운 전략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대세가 된 전략을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경영 이론들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요소는 통찰력이다. 현재 사회의 현상들을 통해 중요한 가치와, 트렌드를 뽑아 낼 수 있는 귀납적 통찰이나 새로운 가치나 트렌드,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창의력이 중요하다.

철학을 복수전공하다.

경영학이 핵심을 장식하는 포장지라면, 핵심은 어디에 있을까. 물론 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수많은 경영학과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 경영학에서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은 특이하게 철학을 복수전공 하고 있지만, 경영학과 연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철학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단순히 경영학과는 내가 꿈꿨던 대학생활과는 거리가 멀었고, 철학은 부족한 나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경영학과라는 타이틀이 든든한 보험이 되었기에 이러한 결정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경영학도로써의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철학을 하면서 경영학을 보니 전 보다 경영학의 응용이 한껏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구체적 사상이 도움이 되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초적 상식과 논리적으로 생각 하는 습관이 많은 도움이 된다. 기호학, 예술, 건축 등은 경영학과 접목하여 창조적으로 응용하기 쉽고 본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는 어떤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왜 경영학과 학생을 선호할까.

내가 인사담당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왜 경영학과 학생들을 선호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많은 과목들이 일개 사원이 아닌 CEO나 쓸 법한 이야기가 많고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4년의 시간이나 들여야 할 만큼 깊이가 깊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회과학 분야나 인문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회사에 더 기여할 만한 창구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혹시 경영학과 학생들이 기업에 더 필요한 지식을 갖춘 인재라서가 아니라, 기업에 더욱 충성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선호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경영학과 학생들은 기업 중심의 인적자원관리와 노사관계론을 들으며 노동의 기업적 측면에 익숙해져 있다. 어떻게 직원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가를 배워놓고 통제 당하는 꼴이 우습기는 하지만, 그러한 방법이 교과서에 써있다는 사실을 아는 경영학과 출신들은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영학과 과목으로는 창의력이나 통찰력을 기르기 힘들다지만, 오히려 창의력 없는 사람이 기업입장에서는 명령에 잘 따르고 맡은 일만을 묵묵히 해내는 원하는 인재상일지도 모른다.

경영학도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경영학과에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영학과야 말로 방향이 없다면 이도저도 되지 않는다. 여러 경영학의 갈래들 중에 어떤 쪽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지,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지 미리 결정하여, 그 분야에 대한 공부, 그 분야에 가장 도움이 되는 다른 전공을 선택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복수전공을 하였으면 좋겠다.

경영학에 올인하고 싶다면 회계/세법/재무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아 두고 그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제일 유용하다. 이 분야는 손쉽게 배울 수 있는 분야도 아니고, 활용도도 높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개입할 여지가 적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경영학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경영학이라는 이름 앞에 ‘대기업’이라는 수식어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나 새로운 창업인을 위한 지식은 경영학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경영학과 학생들은 늦던 빠르던 경영학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인기학과에 왔다는 자만심에 빠져, 경영학과니까 어떻게든 될 거라는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고 따라가기 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여 자신과 경영학이 공존할 수 있는 지점을 찾기를 바란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두부

    2011년 5월 25일 03:01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왜?라는 물음이 통하지 않는 경영학에 한계를 느끼고 철학을 복수전공 하려는 시점에 이 글을 보게 되었어요. 참 고마운 글 이에요.
    ^^ 잘 읽었습니다.

  2. jue999

    2013년 3월 31일 10:40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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