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를 원해 넌 내게 빠져 넌 내게 미쳐 넌 나의 노예 I got you- Under my skin”

2008년 이맘때쯤 동방신기의 ‘Mirotic’은 전국의 수많은 소녀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그를 원하는지도 모르지만 이미 빠져 있고 미쳐 있는 상태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가사는 노예근성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노예근성. 남이 시키는 대로 하거나 주체성 없이 남의 눈치만 보는 성질을 일컫는 말이다. 굳이 노래 가사가 아니더라도 일상 곳곳에 침투해 있는 노예근성을 발견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사회 구조 내에서 노예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뼛속깊이 파고든 노예근성
우리 사회의 고질병 ‘체벌’ 에도 깃들어

고등학교 때 대입 공부가 재미있어서 한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이 다 하니까 큰 반격 없이 묵묵히 공부를 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무한한 자유가 주어질 것만 같았던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노예근성이 또 발동한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심취한 자신을 나태와 방종에 물든 자로 규정하며 중간고사가 닥치면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열공 모드에 돌입한다. 취업의 문턱에 들어선 고학년의 경우, 각종 회사와 면접관의 노예가 되어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이외에도 노예근성이 발현된 우리 사회의 고질병으로 ‘체벌’ 을 들 수 있다. 11월 1일, 서울시교육청은 체벌을 전면금지하고 체벌금지 매뉴얼을 공개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문제행동 유형별 학생생활지도 매뉴얼’에는 교실에서 발생하는 문제행동을 총 18가지로 분류하고 단계별 대응요령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매뉴얼은 체벌 찬반 논란을 야기했고 체벌에 익숙해진 다수의 사람들은 체벌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만 19∼65세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3%는 ‘체벌이 꼭 필요하다’고, 59.4%는 ‘필요시 가벼운 정도의 체벌은 좋다’고 응답했다.

▲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문제행동 유형별 학생생활지도 매뉴얼’


노예근성 현재 진행 중

‘한국 사람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는 풍문도 있다. 더 나아가 ‘아이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는 말도 있는데 이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노예근성이 있다.’ 고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근대의 사상가 루소 역시 체벌이 노예근성만 기르게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체벌 전면금지가 공표된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체벌 찬반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예근성에 착안한 고함20은 2주에 걸쳐서 노예근성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왜, 어떻게 노예가 되었는지부터 시작하여 노예근성이 발현된 사례들을 소개하고 왜 우리는 노예가 되면 안 되는지 샅샅이 파헤쳐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