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기

, 포장을 좀 줄이는 건 어때요?

‘환경 보호’. 20세기 이후 새롭게 등장한 단어 중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이에 자리잡은 것은 그렇게 오래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오염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고, 이로 인한 실질적 피해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직 정확히 예측되지 않은 미래의 피해까지 생각한다면, 환경 보호는 습관적인 구호가 아닌 다급히 처리해야 할 메시지다. 





그러나 환경 보호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또 저 얘기야?’ 하며 지겨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혹시, 정말 혹시나 해서 말인데, 솔직하게 말해서 환경 보호는 거창한 ‘-주의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것이 조금 ‘촌스럽고’, ‘극성맞다’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혹은 문제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있고 실천해야한다는 것도 알지만, 편리하고 멋진 소비문명의 산물들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병들어가는 환경을 외면하는 편을 택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저 단순히 이 주제에 대한 모든 게 귀찮은 것일 수도 있고. 



<공효진의 공책>(이하’공책’)은 바로 이런 ‘환경감수성’이 메마른 이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책이다. 매력적인 얼굴과 몸매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인상적인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던 여배우 공효진의 첫번째 책 <공책>은 거창한 운동이 아닌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만큼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생활로 가득 차 있어,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훔쳐보는 느낌을 준다. 연예인 미니홈피의 폭발적인 조회수와 새로운 글과 사진, 코멘트 하나하나에 대해 기사가 양산되고 있는 사실만 놓고 생각해봐도, 그들의 일상을 엿보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나 큰 수요인지에 대해서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패셔니스타로도 잘 알려져 있는 그녀의 사진은 굳이 팬이 아니더라도 보는 이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며, 올 컬러로 인쇄된 면면은 정말 ‘예쁜’ 책을 내는 것이 사실 저자의 목적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공책>의 뛰어난 점이자 아쉬운 점이 된다. 환경에 관심이 없더라도 여배우 공효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 팬시한 사진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의 주제와 상관없이 기대를 만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바람직하게도 이 책으로 인해서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작은 일부터라도 실천해보는 계기를 삼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장식적이며 이미지 위주로 이루어진 구성은 정작 내용에 대한 집중을 흐트러트린다. 게다가 평범한 텍스트에 비해 너무 많이 소요된 듯한 질 좋은 종이와 총천연색의 잉크는 오히려 이 책을 사서 읽는 것이 환경에 더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다다르게까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공책>의 서두에서 이 책을 쓰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언급한 콜린 베번의 <노 임팩트 맨>은 재생지에 인쇄되었다. 환경을 이야기하는 책이 이렇게 많은 컬러잉크와 코팅지를 사용했다는 게 믿을 수 없어서 혹시 기자가 모르는 어떤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계속해서 검색을 해보았으나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공책>은 이에 대한 별 다른 고민은 하지 않은 듯 하다. 



이러한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공책>은 ‘셀러브리티가 쓴 환경책’이라는 그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 평소 환경을 생각지 않던 이들이 주제 이외의 요소에 끌려 이 책을 읽고 변화를 생각하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시골로 내려가 철저한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채식을 하며 살아가다 스스로 곡기를 끊고 삶을 마감한 스콧 니어링처럼 엄격한 삶을 살 것을 바랄 수는 없다. 완벽한 선을 지향하는 것은 좋지만, 실천의 영역에서는 차라리 조금이나마 가능한 차선이 더 낫지 않을까?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위선으로 보인다 해도 말이다. 환경문제는 환경이 오염되도록 내버려두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이윤은 사유화되는 반면, 그로 인한 피해와 손실, 그리고 복구하기 위한 비용은 전 지구의 모든 구성원에게 골고루 나눠지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조금씩이라도 함께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솔직한 고백은 꽤 진심으로 다가온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고 실제로 환경운동을 실천하시는 분들과 비교하면 걸음마도 못 뗀 아기의 수준이라는 걸 잘 안다. 아직도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완벽하지 않다. (중략) ……두려워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나 혼자선 정말 별 것 아닐 수 있는 일들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정말 큰 일을 낼 수 있다고 믿게 됐다. 그렇기에 그런 고민과 망설임 모두 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 -<공책> 내용 중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funnyplan.com

    2011년 3월 22일 14:15

      공효진의 공책 표지 그림 @yes24.co.kr 환경에 대한 가벼운 에세이 그녀의 친환경에 대한 작지만 큰 열정이 느껴진다.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환경에 관한 책이지만, 가벼운 에세이에 가깝다. 고양이를 사랑하면서 시작된 그녀의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들이 급기야 책을 내기까지의 이야기들이다. 친환경적 삶을 위해 실천 방법들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고차원의 것들은 아마도 많이 자제한 듯 하다. 환경을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