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청춘도 아름답고 싶었다.

  
드디어 3월이구나! 개강이다! 대학 캠퍼스는 오랜만에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20대 학생들의 활기와 패기, 설렘과 들뜸이 가득 찬 캠퍼스를 걷는 기분이 신선하다. 요즘 꽃샘추위로 날씨가 제법 쌀쌀하지만 캠퍼스에서는 열기를 느낄 수 있다. 3월 어느 봄날 대학 교정의 새내기, 정말 상큼한 어감이다.  

  
새내기는 마냥 즐거워야 한다고 아니 마냥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3월 2일자 이투뉴스에는 11학번 새내기들이 대학생활 중 가장 걱정하는 것이 취업준비 2위가 등록금 벌기라는 조사 결과가 보도됐다. 일 년에 최대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 이 어마어마한 액수에 좌절하는 어린 학생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잔인한 세상이다.


올해 많은 사립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작년까지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하긴 했지만 등록금자체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등록금이 인상되었다. 언론에는 대출받은 학자금 갚지 못해 목숨을 끊는 학생들의 소식이 보도된다. 누가 청춘은 마냥 아름답기만 하다고 했을까? 그들의 청춘은 얼마나 아름답고 싶었을까?

입학금, 너는 또 뭐니?



2010년 주요 대학의 입학금


등록금보다도 더 이해할 수 없는 제도가 바로 입학금이다. 올해 동국대는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입학금을 9.9%인상했다. 또한 지난 5년간 입학금 인상률을 살펴보면 평균 24.1%로 해 마다 물가인상률보다 2배 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난다.

 
입학금은 갓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학교에 들어갈 때 한 번 내는 금액이다. 매해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받으면서 그것도모자라 약 100만 원의 돈을 입학금의 명목으로 요구하는 대학들. 그 돈은 도대체 어디에 사용되는 것 일까?

진실은 ‘아무도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라는 것.

  
고함20에서는 입학금이 어디에 사용되는 돈인지 알아보기 위해 성신여대 예산 팀 팀장과 인터뷰를 시도했고, 각 대학의 총학생회에 설치되어 있는 등록금 심의 위원회에 연락을 취했다. 또한 참여연대 민생희망팀 안진걸 팀장에게 입학금의 용도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2월 23일자 중앙일보에는 입학금이 어디에 쓰이는 지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사립대 예산 관계자는 입학금의 용도는 학교마다 다르다며 모호한 답변을 남긴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비용으로 입학금 일부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입학금을 감가상각비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한다. 재학생들은 시설물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입학 때 납부했기 때문에 추가로 부과하지 않고, 시설물을 처음 사용하게 되는 신입생에게만 부과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사립대 예산 관계자의 모호한 답변에 의혹만 커진다. 또한 정당하게 돈을 따로 내고 가는 신입생 오티에 입학금이 사용된다는 것도 시설물을 처음 사용하기 때문에 돈을 낸다는 것도 모두 이상하기만 하다.

    

고함20이 직접 취재한 성신여대 예산팀 팀장은 “입학금은 등록금과 합산해서 교비로 쓰이는 것이다. 수업료에 들어갈 수도 있고, 기자재비 등등 교내에서 쓰이는 돈을 충당하기도 한다. 지출 내역은 모든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으니 그것을 참조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했다. 또한 “대학 4년 중 입학할 때 한 번 내기 때문에 입학금이라고 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등록금의 20~30%인데 등록금의 비율로 책정하다보니 등록금이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입학금도 오르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인터뷰 결과 등록금외에 입학금이라는 돈을 받아야 할 명분을 하나도 이야기 해 주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더 충겨격적인 것은 입학금 산정기준을 아느냐 라고 물었을 때에는 ‘없다’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각 대학 총학생회 등록금 심의 위원회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뚜렷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던 이유는 위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학의 입학관리처 조차 입학금 산정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입학처의 산정 기준이 이러한데 등심위에서 심도 깊은 입학금 책정 논의가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참여연대 안진걸 팀장은 “입학금은 주로 입학식 비용, 신입생 안내 행정비용 일부로 쓰이고 나머지는 그냥 대학회계에 통합해서 다른 곳에 쓰이고 있다. 신입생에게 아주 작은 입학식 비용과 행정비용 일부로 몇만원 내로 받고, 나머지는 전격 폐지하는 것이 맞다. 참여연대에서는 앞으로 반값등록금 이행 뿐만 아니라 입학금 폐지도 주요 과제로 상정해서 주장할 예정이다. “ 라고 했다. 

입학금을 걷어야 할 명목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답변이었다. 최근 등록금 인하를 위해 동국대 학생들이 삼보일배를 하는 등 대학생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입학금에 대한 반발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안진걸 팀장의 말처럼 등록금의 인하와 입학금의 폐지는 함께 이루어져야 함이 분명하다.   

고한다! 당신에게 나에게 우리에게.

  
한림대 경영학부 1학년인 신현우(가명)학생은  
“입학금이 비싼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장학금을 많이 주는 편이라 얼마든지 노력하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입학금이 만만치는 않은 금액이라 모두에게 같은 비용을 거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라고 말했다.


또한 11학번 새내기를 둔 학부모 안유선(가명)씨는 “그리 비싸지 않은 듯하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라는데 예상보다는 적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입학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수시, 정시 등으로 원서비도 많이 받았을 텐데…” 라는 말을 남겼다.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도 없는 약 100만원의 입학금을 모든 대학생들이 내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며 입학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입학금을 왜 내야 하는지 모르면서도 문제의식 없이 꼬박꼬박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밀린 학자금에 대학생이 자살하는 세상, 등록금을 위해 오토바이 알바를 하던 예비 대학생이 버스에 치어 죽는 세상, 3월 달이 다가오자 학자금 대출을 위해 한국장학재단을 클릭하고 있는 모습. 우리의 세상이고 나의 모습이다. 새내기라는 이름이 찬란하기 위해, 캠퍼스라는 단어가 낭만적이기 위해, 청춘이라는 단어가 아름다울 수 있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라는 최소한의 문제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