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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나는 아르바이트를 때려쳤다. ‘내가 이걸 안하면 죽는 것도 아니고’ 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후임자까지 구해놓고 그만두었지만, 지갑사정을 살펴보고 나니 쇠뿔도 단김에 빼는 이 성격이 원망스러웠다. 하나뿐인 겨울패딩 지퍼를 턱 밑까지 당겨 올려 입어도, 겨울은 춥게만 느껴졌다.


여전히 춥긴 하지만 봄은 어쨌든 왔고, 나는 이제 겨울 패딩에서 벗어나 새 옷을 입고 싶었다. 나는 학교 가던 버스에서 항상 무심하게 지나치곤 했던 ‘아름다운 가게’에 식비를 줄이고 줄여 만든 10,000원짜리 한 장을 들고 쇼핑을 하러가기로 마음먹었다. ‘아름다운 가게’는 주민들에게 기증받은 물품의 판매로 얻은 수익을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여, 참여와 나눔, 되살림의 정신을 고취시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100여개가 넘는 지점이 전국에 있으며 커피, 초콜릿 등의 공정무역 상품도 함께 다루고 있다. 이런 기특한 곳이지만 사실 별 기대는 안하고 들어갔다. 




우리 동네 아름다운 가게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사실 뭐가 있을까 싶었다. 가게 내부는 좁았고, 옷과 책, 학용품, 신발, 가방 등이 한꺼번에 진열되어 있어서 약간 정신이 없었다. 카운터를 보고 계시는 자원봉사자들은 나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런 점이 여기저기 뒤적거리고 부산을 떨며 옷을 입어보기에 훨씬 편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는 30분 후, 5천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치마 한 장(1,000원)과 블라우스 한 장(3,500원)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문을 나섰다. 하늘하늘한 블라우스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봄기운 가득한 교정을 누빌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게다가 ‘아름다운’ 가격 덕분에 ‘새 옷’을 사고도 남은 돈으로 학관에서 밥을 두 끼는 먹을 수 있었다! 내가 지불한 4,500원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재분배하여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게 된다.     



보물도 찾고, 기부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중고 제품 구입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새 제품의 구입보다 아름답다. 갖고 있어도 쓰지 않는 물품은 자리만 차지하는 쓰레기나 다름없지만, 남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파는 사람은 이제 쓸모없어진 물건을 치우게 되어 좋고, 사는 사람은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게 되어 좋다. 안 쓰는 물건을 쓰레기로 처리하는 데 드는 에너지와 새로 물건을 만드는 데 들게 될 에너지를 생각한다면, 중고 제품을 서로 사고파는 것이 경제적인 이유에서 뿐 아니라 환경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낭비 없이, 쓰이고 또 쓰이는 순환형 소비구조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옷장 안에 멀쩡하지만 이제는 질려서 꺼내보지도 않는 옷 한 벌쯤은 다들 있다. 대청소하는 날 눈에가시를 처리하는 마음으로 자리만 차지하는 것들을 내다버린 적도 있을 것이다. 나한테는 고물이지만 남한테는 보물이 될 수도 있다. 버려서 쓰레기를 만드느니 차라리 잘 갈무리해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기증으로 인해 행복한 이웃이  한 명 더 생길 수도 있을 테니. 




이 모든 게 믿을 수 없는 가격 4,500원! 아, 아름답다!

*기증 방법은 아름다운 가게 홈페이지에 친절하고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쉽다!


http://www.beautifulstore.org/Join/Giving/Process.aspx 아름다운 가게 – 기증 안내



**중고 옷을 살 때의 tip. 
 

(내 친구들끼리 인정한) 중고 옷 구입의 고수 다솜(23, 대학생)이 ‘득템’하는 노하우 세 가지를 알려주었다. 첫째, 평소 스타일과 크게 다른 것은 사지 않는다. 평소에 입지 않는 스타일의 옷이나 악세사리는 거울 앞에서만 대보다가 결국 옷장 깊숙이 처박혀 또 다른 쓰레기가 되어 골치를 썩인다. 자주 입는 옷이랑 머릿속으로 매치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사서 고쳐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한 번 고민해라. 옷감에 따라 수선이 불가능한 것도 있고, 배보다 배꼽이 큰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셋째, 가격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쇼핑을 해라. 나중에 콩깍지가 벗겨지더라도 ‘이걸 그 돈을 주고 샀다니’ 하는 정신적인 충격을 예방할 수 있다. 중고 옷은 대부분 환불이 안 되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 이 세 가지만 고려해도 실패할 확률은 매우 낮아진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3 Comments
  1. 이무너

    2011년 4월 3일 12:06

    산솔새씨 항상 잘일고있답니당ㅋㅋㅋ다솜씨는 빈티지의 신이에여ㅠㅠㅠ

  2. 2011년 4월 3일 12:21

    산솔새님 글 재밌게 쓰시네욤ㅋㅋㅋㅋㅋㅋㅋㅋ득템 ㅊㅋㅊㅋ

  3. ugg

    2013년 4월 12일 03:19

    당신이 슬퍼 느낄 때 고통, 무슨 내용을 보려면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학습은 천하무적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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