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2일 오후 2시,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문원강당에서는 <꿈의 부족>, <미실>, <영영이별 영이별>의 김별아 작가를 모시고 올해 첫 인문학 포럼이 열렸다. 인문학 포럼은 대전시와 충남대가 2005년부터 매년 학기마다 격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인문학에 종사하는, 관련 있는 명사 한 분씩을 모셔서 외면 받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인문학에 대한 강연자와 청중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올해의 주제는 “다시, 인문학에서 미래를 읽다.” 이다.



오후 두시 객석을 꽉 채운 상태에서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홍혜원 교수의 인사 및 소개말과 함께 자줏빛 재킷에 고운 얼굴, 이름마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역사 소설가 김별아 작가가 등장했다. 청중들은 <미실>의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에 찬 술렁임 속에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깊이 매료되었다. 김별아 작가 본인의 삶과 소설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가치에 대해 일문 일답 형식으로 바꿔서 소개하고자 한다.






Q. 김별아 작가의 유년 시절과 성장기는 어떠했나요?

A. 저는 강원도 강릉에서 초등학교 교사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흔하지 않게 맞벌이셨던 부모님을 대신해 저는 여러 식모 언니들에 의해 길러졌습니다. 아마 그로 인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게 자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일기를 썼는데 일기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죽고싶다’와 ‘죽이고 싶다’ 였습니다. 모나고 신경질적인 성격 탓에 딱히 친구도 없었죠. 그러던 중 부모님이 정동진 근처의 심곡이라는 시골 분교로 전근을 가시게 되고 그 곳 자연 속의 삶에서 저는 조금씩 치유 받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강연에서 이러한 얘기를 했더니 한 정신과 의사분께서 당시 소아 우울증에 걸렸다고 얘기를 하시더군요.



부모님의 부임 기간이 끝나고 저는 다시 강릉으로 돌아와 중, 고등학교를 마쳤습니다. 두 분 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탓인지, 공부를 또래보다 조금 잘 해서였는지, 어머니께서 학교에 봉사를 많이 하셔서 그랬던건지, 리더로서의 자질이 없음에도 학창시절 10년동안 반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 돌아갔습니다. 어머니를 밀치고 집 밖으로 뛰어나가기도 하고, 밥상을 걷어차는 등 많은 말썽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고3, 1987년 6월 항쟁을 비롯한 각종 시위들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은 데모다 뭐다 해서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제가 있는 강릉은 너무나도 조용했어요. 가족이 모여 밥을 먹던 중 정치와 강릉 분위기에 대해 툭 던진 말에 보수적이던 아버지의 집에서 나가! 라는 말에 대학입학 학력고사를 10일 앞두고 가출을 했습니다, 친구 자취방에서 머물렀죠. 그리고 1주일 뒤 수소문하여 찾아온 친구에게 일주일 내내 교문 앞에서 널 기다리시며 어머니께서 울고 계신단 얘기를 듣게 되었고, 전 잘못을 깨닫고 집으로 돌어갔습니다, 무사히 시험도 마쳤구요.





Q. 소설가가 된 이유는?

A.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굴곡 많은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고2 때 문학 선생님께서 절 부르셨죠. 1학년 때 쓴 잡학다식의 소설이 교지에 실렸거든요, 그 소설을 본 선생님께서 너 이청준은 아니? 황석영은? 그리고 이효석은? 등의 질문을 던지셨고 전 그렇게 한국 문학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문학이 나에겐 ‘목매고 죽어도 좋을 나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1988년,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로 수업이 아닌 데모를 나갔죠. 4년 내내 데모와 집회에 참석하다 4학년인 1991년 5월 투쟁과 분신정국으로 역사 속에 남은 그 사건의 중심에서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뒤엉켜 있는 모습을 보다가 내가 왜 이 곳에 있지? 언젠가 여기 있는 이들도 자기 자리를 찾아, 살 궁리를 찾아 떠나겠지? 라는 생각과 세상을 바꿔보려 했던 22살의 치기가 무릎을 꿇게 되자 저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문학 중 소설을 택한 이유는 소설은 시, 에세이와는 달리 저를 숨길 수 있기 때문이죠. 20년 소설가 인생 중 반 이상을 무명으로 살았지만 동화를 쓰고, 자서전 대필 일을 하면서도 즐겁게 일을 하고 글을 썼기 때문에 현재 작가 김별아가 있는 것 같습니다.



Q. 역사 소설가, 그것도 역사 속 여성의 이야기를 쓰게 된 계기는?

A. 저도 처음에는 여느 작가들처럼 산문집도 내고, 단편 소설도 쓰고, 그런 작가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A급 작가도 아니었구요. 어느 날 역사와 관련된 소설을 써봐야겠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때 마침 ‘화랑세기 필사본’이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사학계는 발칵 뒤집혔죠. 신라의 화랑과 관련된 역사서 속 얘기는 유교적인 관념이 깊숙이 뿌리 내린 현재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외설적이고 음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화랑세기에 대한 진위여부에 대해 ‘이렇게 외설적인 역사가 우리 선조의 역사일리 없다.’와 같은 논란이 이는 모습을 지켜보다 왜 역사를 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보려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사실을 기록한 역사가 아닌 픽션으로서의 역사를 쓰면 자유롭게 써내려 갈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고 역사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역사 소설의 주인공은 <화랑세기>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미실’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쓰면서 참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이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문란할까, 하지만 소설가는 소설 속 주인공의 절대적인 편을 들어야 된다고 소신이 있었기에, 본능에 충실한 자연인이라고 결국 결론짓게 되었고 소설 도입부 자연에서 짐승과 같은 자연 속에서의 어린 시절로 묘사했죠. 이렇듯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의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은 우리 역사서에 한 줄 이상 등장하는 여성이 22명 밖에 없다는 것에 놀라서 입니다. 역사가 철저히 승자와 남성 위주의 것이라는 것, 등장하는 여성도 대부분 왕비나 기생, 18세기 이후의 실학자라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최근들어 남성 작가들도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긴 하지만 여성 작가로서 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해서 더 열심히 쓰고 있는 중 입니다. 또 이미 다 아는 역사 이야기를 왜 쓰냐고들 하시는데 제가 쓰는 역사를 과거라고 생각지 않기에, 계속 이야기 되어야 하는 재밌는 이야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타 작가보다 더 잘 할 수 있기에 역사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Q. 사람들이 다시 인문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A. 제가 국문과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국문과는 ‘굶는 과’라며 다들 왜 법, 경영, 경제학을 하지 않고 국문학을 하냐는 말이 많았습니다. 20년 전부터 점점 인문학이 설 자리가 없어지기 시작했던 것이죠. 최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것은, 응용학문만으로는 사람들이 발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인재를 얻고 결과를 얻으려는 기업과 사회가 다시금 인문학에 주목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클레멘트 코스’를 얘기할 수 있는데, 이는 가난의 이유가 정신적인 재산과 교양의 부재라는 관점에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소외 계층을 찾아 인문학 강좌를 하는 것인데요, 배고픔이 해결되지 않는데 무슨 인문학이냐 라고 사람들은 반문하겠지만 그 강좌를 들은 사람들에겐 획기적인 자활 효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본인의 삶을 중요시 하게 되었고, 나도 대접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Q. 인문학이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A. 인문, 문학, 철학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함께 가는 요소입니다. 사람이 살아온 역사가 인문학이고, 살아갈 역사가 인문학입니다. 어떻게 사는게 바른 것인가 알려주니까요. 인문학과 문화와 예술은 사회가 문제가 있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문제 제기의 기능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또, 제가 하는 문학은 소통과 치유, 그리고 구원의 기능이 있죠, 저 또한 그 치유력의 덕을 봤었죠. 이렇듯 문학은 사람들에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제공합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것으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강연을 들은 문지영(23, 여)씨는 ‘스물셋의 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내가 타인에게 고백하고 싶은 이야기, 나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고, 타인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소설가가 되는 것은 쉬우나 소설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작가 김별아. 모든 글쓰기는 ‘나’의 이야기이므로 두려워 할 이유도 어려워 할 필요도 없다며 이름인 ‘별아’의 뜻인 철 없는 아이처럼 살겠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첫 포럼은 막을 내렸다. 인간이 발전하기 때문에 사람을 연구하는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김별아 작가의 이야기가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대전 인문학 포럼] 2011년 1학기 “다시, 인문학에서 미래를 읽다” 



68회 : 3월 22일 – 소설가 김별아, 역사 소설 속의 여성 인물 이야기

69회 : 4월 05일 – 서울대 교수 주경철, 콜럼버스 : 신비주의 모험가?

70회 : 4월 19일 – 철학자 조광제, 존재론적인 충동과 희열

71회 : 5월 03일 – 서울대 명예교수 안휘준, 한국 미술의 기원 : 선사시대의 미술을 중심으로

72회 : 5월 17일 – 시인 함민복, 시의 길과 길 위의 시

73회 : 5월 31일 – 서울대 명예교수 정옥자, 조선시대 선비의 삶과 선비 정신



* 일시 & 장소 :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문원강당 2011. 3. 22 – 5. 31 14:00~16:00







3월 28일 (월) 오후 4시 “행복에 대한, 무려 한시간 삼십분짜리 광고” 서울대학교 58동 131호




최근 베스트셀러로 유명해진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 씨의 강연이 열린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 http://cafe.naver.com/specup/243812




3월 28일 (월) 오후 7시 30분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신촌 TOZ 신촌비즈센터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라는 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스물 일곱살 CEO, 표철민 대표님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합니다. 스펙만 쌓기를 강요당하는 학생들에게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강연. 무료인데다가 심지어 책까지 증정된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용 : http://www.toz.co.kr/moim/moim_detail_view.asp?idx=1800&bigcate=5&midcate=




3월 31일 (목) 오후 7시 “방황해도 괜찮아 : 연애” 이화여자대학교 ECC B146




청년정토회와 대학생정토회에서 법정스님의 멘토링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3월 31일부터 4주에 걸쳐서, 연애, 취업, 결혼, 성공이라는 네 가지 주제에 대해서 법정 스님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용 : http://urok.tistory.com/




4월 4일 (월) 오후 7시 “건강한 20대를 위한 청춘강연회”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과학도서관 5층 대강당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학생회에서 재미있는 행사를 준비했네요. <언어의 기술> 저자인 이해황 씨와 <슈퍼스타K 시즌1>의 준우승자로 유명한 조문근 씨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청춘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지는군요.




자세한 내용 : http://www.koreapas.net/bbs/view.php?id=freead&page=1&sn1=&divpage=6&sn=off&ss=on&sc=on&keyword=%B0%AD%BF%AC&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6612




4월 4일 (월) 오후 7시 “원순씨, 청춘에 답하다” 부산 적십자회관 6층




정말 ‘원순씨’의 활약은 전국 방방곡곡이네요. 이번엔 부산에서 박원순 님의 강연이 열린다고 합니다. 부전역으로 가시면 된다고 하네요.




4월 7일 (목) 오후 6시 30분 “가수 이적 강연회”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인촌기념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가수 이적 강연회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는대로 추가하겠습니다.




4월 9일 (토) 오후 5시 “MEDICI insight party” 논현동 Platoon




강연과 파티가 결합된 신개념 강연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과학자 정재승, 발레리노 이원국, 미술가 정연두, 건축가 양진석 등 대중에게도 친숙한 분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네요. 50,000원의 참가비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 http://themedici.co.kr/




*** 고함20에서는 앞으로 매주 강연취재와 함께 흥미로운 강연정보들을 월요일에 강연플러스 코너를 통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소개하고 싶은 강연이 있는 분들! 고함 이메일 editor@goham20.com, 트위터 @goham20_ 로 많은 정보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