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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독립심과 조바심으로 인한 ‘스펙’ 중독

사춘기 방황 많던 시절, 우리는 끊임 없이 꿈꿔왔다, 삶의 주체가 온전히 내가 되는 것을. 항상 부모님과 의견 마찰이 있을 때 ‘제 마음입니다. 제 뜻대로 하겠습니다.’라고 외쳤을 때 결과는 어떠했는가? ‘그래 나중에 네가 돈 벌면 그렇게 해라!’라는 부모님의 대답을 들었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가져다 주는지 생각하게 된다. 나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선택권도 그에 따른 책임도 얻게 된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다, 바로 20대이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20살,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집을 떠나 타지에서 공부를 하게 되기도 하고, 가족과의 시간보다는 친구들과의 시간, 나를 가꾸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남과 동시에 나만의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되는 20대 초반. 20대가 되면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좀 더 놀고 싶은데 집에서 걸려 오는 걱정의 전화,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조용히 혼자 실연의 아픔을 견디고 싶은데 어김없이 들리는 시간이 몇신데 아직도 자고 있냐는 호통은 정말이지 우리에게 독립을 하고 싶게끔 만든다.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에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바로 경제적인 독립이다. 집만 벗어났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독립을 얻는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이상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있어서 돈은 절대적이고, 필수적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20대인 우리들은 당장의 용돈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하루 빨리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기 위해 취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된다. 취직에 필요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나와 같은 직종에 종사하려는 사람들은 어떤 것을 갖춰가고 있는지 알아보고 그것을 취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자연스레 ‘남보다 뒤처지면 안돼!’라는 조바심이 생기게 된다.

이렇듯 빠르면 대학교 1학년 때, 늦어도 남자의 경우에는 군대를 다녀오면, 여자의 경우에는 3학년쯔음부터 슬슬 독립을 하려는 마음 또는 졸업 후 무직으로 살고 싶지 않아서 취업에 대한 조바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공부에 뜻이 없을 경우, 대학교를 졸업하면 더 이상 학생 신분의 유지가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졸업과 동시에 삐까번쩍한 회사에 취직하여 어깨 쫙 피고 다닐 때, 난 백수 또는 백조가 되어 집에서 구방 덩어리가 되어 있을 생각을 하면 다들 몸서리가 쳐질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들 스펙 쌓기에 골몰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분야, 원하는 직업, 그리고 원하는 연봉과 사회적 지위 등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20대는 대학 생활의 낭만 따위 없이 오로지 취업 전선에서 이길 궁리만 하게 된다. 남들이 다 있는 워드 자격증을 비롯하여 한자 자격증, 한국사 자격증, 각종 산업 기사, 정보처리기사, MOS자격증, 그리고 국어 인증 시험에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시험까지, 자격증의 종류가 너무도 무궁무진한 탓에 우리는 어떤 것을 먼저 선점해야 되는지 갈팡질팡 하게 된다.

길고 긴 방학 학기 중 하지 못 했던 어디로 여행을 가고, 어떤 취미 생활을 하지? 라는 고민대신 이번 방학엔 어떤 스펙을 쌓지? 를 먼저 생각한다. 해외 배낭 여행을 다녀오는 것보다 어학 연수를 가서 경력을 쌓을 고민을 하고, 정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닌 이 자격증도 내가 취득하면 언젠가 쓸모 있을지도 몰라라는 마음으로 학원을 등록한다. 또 친구 또는 지인들과의 친목을 위한 순수한 만남이 아닌 인맥 늘리기, 함께 공부하기, 스펙 쌓기 등 오로지 목적이 있는 것에만 치중된 삶을 살고 있다. 스터디, 학회, 자격증, 어학연수 등이 가져다 주는 본래의 목적은 망각한채 이력서에 한 줄 더 써넣는 것이 목적이 되었다. 심지어 1년여 동안 몸을 담아 함께 활동하던 스터디, 동아리, 등의 구성원들에게 난 이 정도만 하면 내가 원하는 만큼의 스펙을 얻었으니 그만 두겠다고 통보 하는 모습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는 오로지 취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20대의 스펙에 대한 현실이다.


쉬다가도,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서 편하게 얘기를 하다가도, 연인과 함께 데이트를 하다가도, 문득 문득 불안감이 엄습한다. 내가 이렇게 노는 동안에 나의 경쟁자들은 스펙을 쌓고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딱히 하는 것도 없으면서 항상 마음만 바쁘다. 주변의 정보를 듣고, 수집하고, 입사 하고 싶은 회사의 입사 요건을 알아내고 목표를 세운다. 처음에는 잘 나가는 듯 하다가도 이내 다시 원위치, 오로지 취업에만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 전공 수업 시간에는 조는 친구가 있어도 깨워주지 않고, 노트 필기를 빌리기도 어렵다. 또 교수님들도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취업을 잘 하려면, 과 같은 식의 강의를 하신다. 입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채 떨치기도 전에 취업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10대의 우리가 꿈꿨던 20대의 삶은 여행도 다니고,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고, 여러가지 분야에서 마음껏 활동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독립에 대한 조바심은 인생의 황금기를 오로지 취업에만 초점을 맞춰 살고 있다. 20대의 취업에 대한 조바심은 행여나 대학 졸업 후 취직 실패가 독립 실패로 이어져 부모님께 짐이 될까 하는 효심에서의 시작이므로 긍정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 현재의 이러한 모습들이 20대의 현실이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너무 아깝다.’ <조지 버나드 쇼>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My Eyes on You

    2011년 4월 8일 04:13

    나는 워킹 푸어들과 날마다 살을 부빈다. 나에게 있어서 워킹 푸어 ( working poor , 빈곤 근로 노동자 ) 나 사회적 소외계층의 이야기는 남 일이 아니다. 워킹 푸어의 특징은 열심히 일을 하나 빈곤을 탈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우리 한의원의 직원 네명 중 두명은 `돌씽`이다. 물론 애들(2~3명)은 그분들이 키우신다. 돌씽이라고 해야 하나 싱글맘이라고 해야 하나. 여자 혼자서 애들을 키우는 게 당연히 쉽지 않다. 남편의 월급 보조 성격으..

  2. 리젤메밍거

    2011년 9월 17일 01:17

    공감 공감 계속 머리를 끄덕 밤에 자다가도 졸업 후 백수가 된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다리가 모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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