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이 작년의 두 배 이상”


“휘발유 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최근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요즘 뉴스에서 물가 관련 소식은 단골손님이다. ‘각종 채소 가격이 작년에 비해 몇 %가 올랐다, 제당업계와 제분업계도 각각 가격 인상에 곤두박질을 하고 있다, 음료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와 같은 기사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식탁 물가에 쓰나미가 덮치고 있는 격이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부르짖으며 물가를 잡고 말겠다는 포부를 내비쳐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정부는 국민들에게 외친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최근 물가 잡겠다는 정부의 말과 상이한 정책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예상치 못한 부분들의 인상된 비용이 시민들의 등허리에 오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최근 시민들의 허리를 한 칸 더 조이게 만들 것들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과연 서민들이 부담을 가져 마땅한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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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약값 인상

빠르면 7월부터 감기 등 가벼운 질환의 환자가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을 경우 약값 본인부담률이 현행 30%에서 최대 60%까지 오른다. 만약 대형 대학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가서 약값으로 1만원을 냈다면 앞으로는 대형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가면 똑같은 약을 두 배의 돈인 2만원을 내고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진료 시장의 ‘대학병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침체되어있는 동네 병원을 활성화 시키고자하는 방법의 일환인 것이다. 하지만 ‘대학병원 약값 인상 정책’은 서민들의 비판을 낳는 충분한 논란거리를 가지고 있다. 약값 인상 정책이 근본적인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모두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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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약값 인상은 자칫 외래 치료의 부익부 빈익빈을 불러 오기에 충분하다. 돈이 많은 사람은 대학병원을 이용하고, 돈 없는 사람만이 동네 병원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약값 인상이라는 정책 때문에 과연 여유가 있는 사람이 가벼운 증상이라고 하여 그들이 다니던 대학병원을 뒤로 한 채 동네병원으로 가게 될 것인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결국 약값이 부담되는 서민들만이 동네병원에 가게 될 것이다. 점차 서민들에게 대학병원은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성역’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동네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과연 존재 하는가. 정부는 당초 동네의원 외래 진료비를 낮추면서 대학병원 약값을 올리기로 계획했나, 현재 대학병원 약값만이 오른 상태다. 서민들의 부담만이 늘었을 뿐이다.

또한 약값 인상 정책은 동네병원 침체 해소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정부는 환자들이 가벼운 질병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만을 찾는 것이 동네병원 침체의 이유이며, 약값 인상 정책의 원인이라 말한다. 하지만 환자들의 ‘대학병원 쏠림현상’의 원인은 불만족스러운 의료 서비스 제공으로 환자들의 신뢰를 잃은 동네병원이지 환자들이 아니다. 정부가 동네병원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 해결 하려고 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은 채 약값 인상이라는 강제성이 다분한 정책부터 들고 나오니 국민들의 원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즉 눈에 보이는 문제만을 빠르게 해결하려는 정책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도 없을뿐더러 돈으로 서민 잡는 꼴이 될 뿐이다.




서울시 대중교통비 인상

서울시는 지난 2007년 4월 이후 대중교통요금 동결이 지속되면서 시내버스와 지하철 운영적자가 커짐에 따라 이들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인상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준공영제 실시에 따른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3100억에 달하고, 지하철 운영적자는 4519억에 이른다고 하였다. 또한 시는 지하철의 무임승차와 함께 재정적자가 누적되어 요금인상은 불가피한 방안이라 토로하였다.

하지만 공공재의 적자를 매워야 하는 대상이 서민들의 주머니 일까. 서울시가 적자의 부분으로 언급한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비용은 당연히 정부와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사회복지비용이지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요금으로 충당해야할 비용이 아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회복지, 교통복지정책을 비용으로 산정하고 요금인상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기업의 논리, 이윤의 논리로 공공정책, 교통정책을 사고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을 100원 인상할 경우 연간 1100억 원 적자해소, 200원 인상할 경우 연간 2200억 원 적자 해소의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논리로 대중교통 비용을 10~20% 인상하는 것은, 무리하게 도시철도를 건설하고 토건 사업에 매진하여 현재의 재정위기를 자초한 책임을 서민에게 묻는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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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정책에 대해 서민들이 마땅히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휘발유 가격을 10~20%이상 인상하였다면 시민들은 차를 팔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운송사업자들은 파업을 하거나, 일부는 환경문제는 나 몰라라 하고 유사휘발유를 넣는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다. 하지만 버스. 지하철 요금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무작정 차를 살수도, 택시를 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담담히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맬 준비를 해 두어야 할 뿐이다.


한번 내뱉은 말은 지켜라.

매일 같이 보도되는 물가 상승의 뉴스에도 반드시 물가를 잡고야 말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국민들의 한 가닥 빛이며 희망이었다. 이미 우리는 식료품과 생필품 앞에서 들었던 물건을 내려놓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아가 우리가 아플 때,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때마다 가던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이미 시민들의 등허리는 휠 만큼 휘었고, 허리띠는 졸라맬 만큼 졸라맸다. 더 이상 물가를 잡겠다며 이에 맞지 않는 정책만을 내놓는 정부의 어불성설을 듣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