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킬 앤 하이드? 광주와 전주 등 호남지역과 그 밖의 지역에서 태도가 다른 민주당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 발단은 지난 1일 노조가 먼저 파업을 철회하면서 마무리 된 광주 금호타이어 사태와 아직 농성 중에 있는 전주 버스 노동자 파업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복지 정책에 있어 좌향좌에 앞장서고 있는 민주당이 정작 호남 지역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3일 전주시의회에서 열린 ‘버스파업 사회적 합의를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안호영 전북변호사회 부회장은 ‘양측이 양보하고 절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노조측의 교섭권을 잠정 인정하고, 이후에는 법원 판결에 맡기자’는 것이었다. 노조측은 시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사측은 거부했다. ‘교섭에 제 3자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시민단체가 제안한 ‘사회적 합의안’을 사측이 거부하자 회사측을 향한 시선도 부정적이다.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전라도와 전주시 당국에 보조금 회수, 면허취소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의 자치단체장이 있는 도·시 당국은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다. 노조측은 송하진 현 전주시장의 권한인 ‘면허 취소권·과징금 부과’를 행사해 사측을 압박하길 기대하고 있었으나 그런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노동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겼다는 정동영 의원의 힘을 빌리기 위해 민주당 중앙당사를 점거했으나 민주당의 대응 또한 미온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할 만큼 했다”고 하지만…
물론 민주당 측은 전라북도가 버스회사에 지원 중이던 보조금 6억 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리고, 전북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정동영(순창), 신건(전주), 장세환(부안) 세 의원이 파업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자신들도 ‘할 만큼 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버스회사에서 받은 후원금 1000만 원을 반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으므로 민주당과 도·시 당국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천버스파업의 경우 인천시가 여객자동차 사업법 제88조에 의거해 과징금을 부과했고, 3일 만에 해결이 되었다. 결국 민주당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파업 사태 대해서도 광주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이용섭 의원이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파업이 채권단의 금융지원 의사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강운태 광주시장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해 “회사가 어려워진 데 대해 반성하고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귀 기울이고 성실하게 대화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원들에게 ‘파업 불참 확인서’를 요구하고 미제출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사측에 법적조취를 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운태 시장의 발언이 호소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 정당별 기초단체장 당선 분포>

 

민주당의 미온적인 대응은 호남 기득권층과의 오랜 친분과 더불어 호남 지역이 표밭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전주 버스회사들도 호남 토호세력중 하나인데다가 민주당에 후원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노무현정권 당시, 구속된 노동자의 숫자는 1037명으로 문민정부의 두 배에 이른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호남에서도 당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집권하고 있는 울산 등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사태에 대해서는 가장 큰 목소리로 정부와 기업을 비판하고, 노동자의 입장에서 해결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3대 무상 복지’ 정책을 내세우며 좌클릭을 계속하고 있는 모양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정동영 최고의원은 ‘담대한 복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천정배 최고의원도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모토로 ‘청소노동자 파업’ 현장을 방문하며 트위터에 수차레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민주당의 행보에서 진정성을 찾기 힘든 이유가 바로 금호타이어 파업과 전주 버스파업 두 사건에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호남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시의원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전북과 광주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각각 1자리, 전남에서는 7자리를 내주었을 뿐 나머지 32곳에서는 승리했을 정도로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내세우는 복지국가와 호남지역에서의 당 영향력을 동시에 고려했을 때, 호남지역이 가장 진보적인 색채를 띠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두 사건의 해결 과정은 이를 부정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민주당이 복지국가를 구현할 대안 세력이라는 주장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 파업, 발단에서 해결까지  
금호타이어 파업은 지난달 25일 노조가 퇴직금 중간정산, 체불된 임금 및 금품지급, 위크아웃 기간 중 정년 퇴직자에게 위로금 지급 등 등 6개 항을 요구하며 경고성 파업에 들어간 게 시작이었다. 거기에 사측은 직장폐쇄라는 수단을 사용해 노조에 맞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후 금호타이어 측이 노조원들에게 미작성시 불이익이 전제된 ‘파업 불참 확인서’를 요구하며 노조 측을 압박했고, 그 결과 갈등이 격화되면서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였다. 그러나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중이라는 면에서 여론이 악화될 조짐을 보인데다가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사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조가 먼저 양보하는 모양새로 사태가 마무리 되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전주버스파업
 
<전주 버스 파업 현장>

반면 전주버스파업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운수산업노조 박사훈 민주버스본부장과 남상훈 전북고속 지회장, 이성범 신성여객 지회장, 곽은호 제일여객 지회장, 김현철 호남고속 쟁의대책위원장 등 5명은 지난달 26일부터 전교조 전북지부 옥상에 높이 12m의 망루를 세우고 올라가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주버스파업의 조짐은 지난해 8월부터 있었다. 당시 한국노총 소속이었던 버스노조와 사측이 파업 직전, 시급 4.5% 인상, 그리고 근속 및 버스 내 폐쇄회로(CC)TV 관리비 지급에 합의한 것에 노조원들이 불만을 표한 것이다. 노조원들은 대거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이동했고 그 결과 노조원의 60%가 민주노총 소속이 되었다. 그러나 사측이 민주노총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조는 교섭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고 민주노총이 대다수인 버스노조가 강경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다.

사측이 ‘민노총 인정불가’라는 원칙을 양보하지 않으면서 사태는 장기화됐다. 파업이 120여 일째로 접어들었지만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북도와 전주시, 시민단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사측은 아직도 대척점에 서있다. 전주시가 전세버스를 투입시키고 공무원들까지 나서 ‘올스톱’만 면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