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우리나라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전주 국제 영화제가 개막되었다. 올해 12회를 맞이하는 영화제에는 총 38개국 190편의 영화가, 전주 영화의 거리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관객을 찾았다. 개막작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쓴 이란 출신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씨민과 나데르, 별거’였다. 필자가 전주를 찾은 것은 영화제의 중반, 5월 2일 저녁부터 3일 낮까지. 월~화요일이어서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조용한 가운데서도 찾은 사람들의 영화에 대한 열기가 느껴졌다. 영화 상영 10여분 전부터 JIFF Volunteer는 상영 후 입장 불가를 큰 소리로 외치며 관객들의 정시 입장을 홍보했고, 영화를 보러 들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엔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저녁시간을 맞은 영화의 거리를 영화관의 불빛과 거리의 조명들이 아름답게 수 놓고 있었으며, 영화관을 찾는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영화 ‘친숙한 장소’ 상영 10분전, 옆자리에 앉은 이에게 인터뷰를 시도했다. 광주에서 온 김지운(29)씨는 전주 국제 영화제에 오기 위해 월요일 월차를 내고 토요일부터 2박3일간 머무르고 있다고 했다. 평소에도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이번 달 월차가 징검다리 연휴에 몰리면서 비교적 쉽게 월차를 내고 올 수 있었다고 흐뭇해 했다. 5월1일 세 편의 영화를 밤새 상영하는 불면의 밤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다섯 편의 영화를 봤는데 다 만족스러웠다며, 이번에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영화제 측에서 만든 JIFF 어플리케이션으로 인해 편하게 영화를 예매하고, 길을 찾고,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한다. 덧붙여 비빔밥, 콩나물국밥, 가맥 등 전주의 먹을 거리 역시 최고라는 말과 함께 오길 잘 했다는 말을 남겨주었다.



스테판 라플뢰르 감독의 영화 <친숙한 장소> 상영 후 남자 주연 배우인 ‘프란시스 라에’와 관객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영화 관람 후생긴 의문, 궁금증 등을 차례 차례 질문했고, 배우는 성심성의껏 답변 했고 통역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미처 이해가지 않았던 부분 또는 이해를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등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에 프란시스 라에는 ‘본인이 연출자는 아니라 확실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이라는 전제 하에 영화 및 감독, 배우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이것이 바로 전주 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는 ‘자유, 독립, 소통’이라는 영화 슬로건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모든 영화에 관객과의 대화가 있진 않지만, 관객과의 대화는 영화를 연출한 감독과 연기한 배우들의 영화에 대한 생각과 애정 그리고 스토리에 대한 부연 설명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관객들에게 자유로이 제공됨으로써 영화와 독자의 소통은 더욱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전주 국제 영화제에는 190편의 상영작 외에도 많은 볼거리가 있었다. 개막식의 레드카펫에 등장하는 감독과 영화인들. 브로콜리너마저, 한희정,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등의 가수들의 거리 및 무대 공연. 올해 새롭게 시작한 상영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의 좁은 틀을 깨고 야외에서 감독과 출연 배우, 영화 평론가 등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오프스키린 등이 그것이다. 또 전주 CGV에서부터 시네마 타운 앞으로 연결되는 루미나리에의 풍경은 매혹적이다. 그리고 영화의 거리에서 10~20분만 걸으면 나오는 한옥마을은 예스런 전주를 잘 담고 있고, 1914년에 준공된 전동성당을 볼 수 있다. 또 전주하면 떠오르는 전주비빔밥, 전주식 콩나물 국밥, 가게 맥주 또는 가정식 맥주로 전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수퍼와 맥주의 만남인 가맥, 한옥마을 근처의 국수 가게들, 막걸리골목의 전주막걸리 등 풍부한 먹을거리까지. 영화제를 찾는 관람객들의 눈과 귀와 입을 사로잡을 것들이 무궁무진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부터 한국 장편 경쟁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상영하기로 하고, 그 첫 번째 작품으로 박찬경 감독의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를 선정하였다. 5월6일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를 끝으로 12회 전주 국제 영화제의 11일동안의 여정은 끝이 났다. 개막작 100% 점유율을 비롯하여 평균 90%정도 되는 관객 점유율을 기록한 이번 영화제는 가장 한국적인 영화제는 역시 전주 국제 영화제란 외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올해의 영화제는 끝났지만, 선택할 수 있는 수 많은 영화, 남도의 봄과 한옥마을의 예스러움, 담백하고 깊은 전주만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JIFF와 전주에 대한 추억이 가득하다. 그렇기에 2012년 봄, 우리를 다시 찾을 제13회 전주 국제 영화제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