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수산시장이 있는 곳으로 잘 알고 있는 노량진에는 ‘요즘 고시생의 수가 수산시장 생선수보다 많아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다. 원래부터 자리 잡고 있었던 대학 입시 재수생들을 비롯해서, 각급 공무원, 교원임용시험, 각종 특채 및 승진시험 등등 그 종류만 따져도 열손가락 갖고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각각 시험에 나오느 과목들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그에 따른 학원의 난립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이 노량진에서 작년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노량진녀’에 관한 일이였다.


 



<‘노량진녀‘ 차영란 씨> ‘출처-민중의소리’



주인공은 중등 ‘일반사회’ 과목의 교원임용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차영란(사진) 씨다. 여느 수험생처럼 시험준비를 꾸준히 해왔던 차씨는 시험 실시(10월 23일)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나온 모집 공고를 보고 ‘일반사회’ 과목에 대해서는 모집 계획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때부터 약 한 달 동안 임용시험의 모집 인원에 대한 공고 일을 앞당겨줄 것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자신과 같이 마음 아파할 수험생이 많았기에 “내가 총대를 메는 심정으로 나섰다.” 고 밝힌 차 씨는 350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곳의 학원을 다니며 연설을 벌이는 등의 활동을 한 결과 사람들의 관심은 차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모집인원을 약 6개월 전에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여 2011년 3월달까지 발표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으로 이 사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


최근 일선학교의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급 수의 감축과 사범대 수 증가 및 교직이수 인원의 증가가 맞물려서 시험의 경쟁률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임용시험은 이제 ‘임용고시’라고 할 정도로 합격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실제로 2010년 실시된 시험에선 경쟁률이 전국 평균25:1을 넘어 사법시험의 경쟁률(8.7:1)보다 훨씬 높은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1년 내내 시험 준비에만 몰두하던 이들은 겨우 한 달 전에 모집계획이 없다는 것을 접하면 너무나 막막해진다. 이런 이유로 수험생들은 차 씨의 용기에 많은 찬사를 보냈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


이주호 장관이 약속했던 그 ‘결과물’


교육과학기술부는 4월 1일 다음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용시험제도 개정안을 발표했다.
– 기존에 약 한 달 전(9월 말~10월)에 나오던 모집예정인원을 4월 중에 발표
– 1차 시험 점수는 2차 시험 응시 자격 기준으로만 삼으며, 최종 점수 산정에선 제외.
– 도서벽지 근무 교사 별도 모집
– 임용후보자 명부 연장 기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
– 3차 시험 비중 확대 



이 내용들은 당장 올해부터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선정 경쟁시험규칙,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개정하여 실시된다. 발표된 내용들 중에서 수험생들의 이목을 가장 끄는 것은 단연 모집인원을 공고 시기의 조정이다. 작년 ‘노량진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외에 ‘3차 시험의 비중 확대’라는 것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한 상황이다. 


현행 시험은 1차(객관식)시험으로 2배수를 선발하고, 2차(논술형)시험에서 1.5배수를 선발한다. 그리고 그 인원에 한해서 3차 시험(수업실연 및 심층면접)까지 실시한 후에 최종 1배수의 합격 적격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1,2차의 시험 방식에 대해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질을 도서관에 앉아서 얼마나 공부했느냐의 양으로만 판단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3차 시험에서 실시하는 수업실연 시간은 현행 10분 내외에서 20분 정도로 늘이고, 심층면접도 강화하여, 기존에 물어보던 교사로서의 적성ㆍ교직관ㆍ소양에다가 새로이 국가관, 사회관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논란의 또 다른 불씨, 3차 시험


<3차 시험 개정안>에 대해 수험생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몇몇 수험생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았다. 일본어 과목으로 시험을 준비 중인 최 모씨(25)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국가관이나 사회관을 물어본다는 것은 ‘사상검증’을 하려는 것 아닌가.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자질을 갖춘 이가 막상 자신만의 생각으로 피해를 보지 않을 지 우려된다.”라고 했다. 반면, 미술 과목 시험을 준비하는 허 모씨(31)는 “교사도 일단은 공무원이며, 또한 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의무가 있다. 요즘 시끄러운 독도 문제와 같은 국가적인 사안에 확실하게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마음가짐을 애국심 측면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현행 시험에서 실시되는 과목 수도 너무 많은데 부담만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면접관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결국 객관적인 척도에 의해 평가되는 1,2차 시험에 비해 평가자의 주관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3차 시험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면서 노력한 사람에게 좋은 점수가 부여될 수 있는 좋은 평가도구의 개발이 절실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