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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통.생.’부터 스펙 쌓기까지, 우리의 대학 문화


올해 들어 대학 진학률이 83.8%였던 전년도 보다 조금 떨어진 81.9%를 기록했다. 1990년대 들어서 대학 붐이 일어나고, 대학 설립 허가가 쉽게 나서 대학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로 인해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매년 크게 늘어나서, 2011년 현재, 전체 학생의 80%가 넘는 인원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대학생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얘기해 보라고 하면, ‘열정, 꿈, 에너지, 사랑, 낭만, 자유, 캠퍼스, 학점 그리고 가능성’ 등을 얘기할 것이다. 이는 1970년대에도 그랬고 지금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대학생을 둘러싼 사회적인 풍토, 교육의 여건, 생활 방식 등이 변해감에 따라 그들의 문화인 대학 문화 역시도 과거와 같은 듯 다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과연 우리의 대학 문화는 어떻게 변해 왔을까?


대학 문화란 어떤 것일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대학의 문화 또는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라 정의할 수 있다. 좀 더 심화된 관점으로 보면 대학생 스스로의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지성을 바탕으로 하는 건강하고 생산적이며 공동체적 성격으로 변화 ·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학 문화의 시작은 1970년대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대학 문화는 술, 선후배, 동아리, 전공 학업, 미팅과 소개팅 등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도 있지만, 10년을 단위로 대학과 대학생을 대표하는 문화는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1970년대의 대학 문화는 대학생의 행동과 생각 그 자체였다. 그 시절 대학을 다니는 사람은 극히 소수여서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들은 그대로 문화가 되었고, 사람들은 이를 대학 문화라 일컬었다. 시민들은 그들을 따라하고 싶어 했기에 그들에게 별다른 비판을 하지도 않았다. 흔히들 1970년대 대학 문화하면 ‘청. 통. 생.’, 청바지를 입고 머리를 길게 기르고 통기타를 연주하며, 생맥주를 즐긴 것을 이야기한다. 이를 두고 혹자는 낭만적이고 서구적인 문화를 지향했던 것 같지만, 그 당시 유신 독재와 긴급조치 등으로 인해 지식인으로서 양심을 가진 대학생마저 자유가 박탈당한 현실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1980년 광주의 민주화요구를 정부가 총칼로 무참히 짓밟아 버리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게 되면서 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거세졌던 시기. 이러한 시기에 대학생들은 운동권과 비운동권으로 나뉘어 운동권 학생들은 독재 정부 타도 및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끊임없이 각종 시위와 운동으로 저항해 나갔다. 운동권 학생은 비운동권의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인식, 다른 생활, 다른 문화를 가짐으로써 자신의 모든 것을 반성하고 바꾸고자 노력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1980년대의 대학생에게 연필과 전공 서적보다 익숙한 것은 민주화 운동의 필수 요소인 민중가요와 화염병이었다.

80년대 선배들의 끊임없는 운동으로 얻게 된 민주주의 속에서 대학생은 지난날의 저항성을 상실해 버렸다. 빠르게 변해가는 정보화 사회에, 대학은 많이 바뀌었고 또 끊임없이 변해갔다. 그로 인해 대학 문화의 형태도 점점 더 다원화 되었다. 이 시기의 대학생들은 노동이나 환경 등의 구조적인 시민운동이나, 자신의 문제와 직결될 수 있는 폭력, 남녀평등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저마다 다른 관심이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관심과 그로 인해 각자의 시스템 속에서 대학생들은 한 가지 목적 아래 모두가 하나 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구조 속에서도 공통된 관심사가 있는 학생들끼리 모여 잔디밭에서 토론하는 모습이 점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렇듯 잔디밭에서 토론하는 모습을 대거리 문화라 불렀는데, 대학에 90년대 들어 새로이 생겨난 문화였다.


오늘날 대학의 모습은 어떠한가? 1998년 외환 위기로 인해 계속되는 경제적 불황 속에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20대의 취업률은 낮았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얻는 것이 힘들어지자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자유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다시 취업의 틈바구니에서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문화가 시작된 것이다. 여전히 학과 생활과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는 대학생들도 많지만, 아웃사이더를 자청하며 시험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도서관 또는 단대 내의 독서실에 틀어박혀 공부를 하는 학생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과거 취업을 목전에 둔 3~4학년들이 그러했다면 현재는 1학년 신입생들 중에도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는 별개로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격증, 경력, 어학연수 등 취업에 필요한 각종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 2000년대 그리고 2011년 대학생의 문화이다.

문화라는 것은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대학생은 한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미래의 주역이다. 앞으로도 대학 문화의 기본 골격은 변하지 않겠지만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이 만든, 대학생을 위한 우리의 대학 문화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고 발전하게 될지 기대된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oli

    2011년 6월 2일 13:21

    깔끔한 글 잘 읽었습니다^^

  2. i_am_shaky

    2011년 6월 13일 03:00

    얼마전에 덤벼라 세상아 라는 책을 읽고나서 제 미래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진짜 이런 책이나 이런 생각을 가진 대학생들이 많아져서
    스펙쌓기에 매달리는 대학문화를 근절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미래를 꿈꾸고
    그런 대학문화가 하루 빨리 정착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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