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교실,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오늘은 미니테스트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아이들은 모두 책상을 떨어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험 대형을 이루었다. 그 교실 한 켠, 원주민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다른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게 그 아이들끼리 모이기 시작 하더니 똘망 똘망한 눈빛으로 선생님께 말하였다.


‘ 자 이제 시험문제를 내주세요.’


선생님은 역시나 너무나 당황한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시험 본다고 했는데 왜 모여 앉아있냐고 나무랐다. 그러자 그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선생님께서 시험을 본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우리끼리 모여 앉았죠. 우리가 살던 곳에서는 시험을 볼 때 우리끼리 이렇게 모여 앉아서 내주신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까 서로 상의해서 해답을 찾습니다.’



이 일화를 듣고서 별 의문 없이 받아들이고 내성이 된 ‘경쟁’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배우고 익히는 모든 것들을 시험이라는 것으로 평가 받고 등급을 받는다. 그러면서 경쟁을 부추기고 그 속에서의 ‘우위’와 ‘승리’라는 미명으로 시험 속에 내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며 그 시험에 응시한 개개인들은 내 옆에 있는 사람보다 더 좋은 점수, 더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어느 곳에서나 홀로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마땅히 알고 있다. 아주 오래전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세상은 너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옆에 있는 사람을 존중하고 그 사람과 같이 살아가도록 하라.’라고 가르쳤다.


실례로 사람을 뜻하는 한자 ‘인(人)’자도 사람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습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했듯이 오래전부터 사람은 항상 서로 같이 힘을 모으고 공생해 나가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본질적인 당연함은 퇴색되어 버리고 어른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많이 배워서 다른 사람보다 더 똑똑해지고 남을 이겨야지만 잘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로 지금은 너나할 것 없이 끊임없이 경쟁 하고 남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남을 이기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이렇듯 현대 사회는 점점 공생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자연적으로 습득하고 행동하던 공생하는 방법을 잃어가고 도덕 교과서 속에서만 배운 지식만을 알고 있다.


그 예 하나로 두 달 전 보도된 기사에서 한국교육개발원이 세계 36개국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역량 지표를 산정한 것을 들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한국 청소년들이 1점 만점에 0.31점을 받아 35위에 그쳐 이웃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계층 간, 연령 간, 지역 간 차이에 대한 이해심, 또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 중에 하나는 이 역량지표를 나타내는 3가지 영역이 관계지향성, 사회적 협력, 갈등관리인데 관계지향성과 사회적 협력에서는 0점으로 최하위 점수를 받았고 반면의 민주시민 의식을 묻는 갈등관리 영역에서는 0.94점으로 덴마크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를 종합해보자면 논리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사고나 이해력은 뛰어나지만 실제로 상대방과 조화를 이루는 실천력은 아주 부족하다는 얘기이다. 전문가들도 경쟁만을 부추기는 입시위주의 교육과 핵가족화가 빚어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위의 일화와 기사는 당연하다고만 믿어지고 있는 경쟁에 대해 모두가 잠시 멈춰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을 말해준다. 과연 우리는 모든 것을 경쟁 하여 남보다 더 그럴듯한 성과를 내놓아야지만 잘 살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다른 이보다 더 잘 산다는 것은 무슨 기준 인걸까?. 또,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것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또한 전체를 아울러서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 있는 것일까? 이 의문점에 대해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한다.



경쟁이라는 속성 자체가 개인의 승리는 곧 타인의 패배와 결부된다. 그로 인해 얻어진 성과가 남보다 좋다면 개인은 승리감을 맛 볼 것이지만 타인에게는 패배감만을 안겨줄 것이다. 그것과 동시에 승리한 이은 다른 것에서도 실패하지 않기 위해, 승리의 달콤함과 함께 찾아올지 모르는 실패의 두려움에 다시금 경쟁 속으로 뛰어들고, 실패한 개인은 승리한 사람과 같은 이유로 다시 경쟁 속으로 스스로를 몰아 넣는다. 이것이 바로 경쟁의 재생산이며 끊임없는 경쟁이다. 요즘 시대를 무한 경쟁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이 이 같은 것 때문이다. 이러한 끝없는 경쟁에 이기심만이 남았고 패배의 두려움과 스트레스만이 자리했으며 배려의 미덕과 협동은 사라졌다.


이제 우리는 다시금 ‘공생’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성취를 통한 만족감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지만 더불어 사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합심해서 해내야 할 일들이 도처에 무수히 많다. 시너지 효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른 사람과 내가 더불어 우리 모두가 같이 기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해서 큰 영역까지 서로를 믿고 사람이 사람을 의지하면서 살아나가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항상 변화하고 있는 세상이 무한 경쟁의 시대가 아닌 공동체의 시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