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다고~
삐뚤어진 관심이 아니라 폭발적인 관심을 삐뚤어지게 이용한 사람 잘못이겠지..”

네티즌의 삐뚤어진 관심이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둘러싼 논란을 키웠다고 비판하는 기사, 
“삐뚤어진 관심에 피 멍드는 ‘나가수’ 가수들” 5월 27일 네이트 기사의 베플

5월 마지막 일주일은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게 지옥 같은 일주일이었다. 온갖 의혹과 추측으로 홍역을 치렀다. 논란은 “옥주현이 과연 ‘나가수’에 낄만한 레벨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네티즌이 ‘옥주현은 나가수에 낄 레벨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릴 즈음, 아는 언니가 MBC 작가라는 한 네티즌이 던진 스포일러는 불 난 집에 부은 기름과도 같았다. 스포일러는 기사로 확대 재생산되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기사 속에서 익명의 가수 A씨와 B씨는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벌였고 가수 C씨는 물병을 집어 던지며 고성을 질렀다. 그 사이, 옥주현은 선배도 몰라보는 천하에 못된 년, 신정수 PD는 차려준 밥상도 못 먹는 무능력자가 되어있었다.   

지난 5월 22일자 방송이 끝난 뒤, 고작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걸레 조각 마냥 너덜 너덜해진 ‘나가수’의 문제적 이슈는 아직 방송 전이었다. 네티즌과 기자 모두 직접 목격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어떠한 것도 사실로 밝혀진 바가 없었다.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되지 않은 일들. 모든 논란은 ‘말’에서 만들어졌으며 ‘말’로 전해졌다. 

논란은 기자가 만든다


 
1,292건. 5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일주일 간 포털 사이트 네이트에 등록된 ‘나가수’ 관련 기사의 개수이다. 일주일 내내, 관심기사 리스트에 ‘나가수’ 관련 기사는 마를 새가 없었다. 스포일러라는 이름으로 던져진 떡밥을 ‘기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열심히 물어다가 아무런 고민 없이 ‘기사’라는 이름의 글을 마구잡이로 찍어 내었다. 

기사 발행 수는 ‘고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폭증하기 시작했다. ‘언성’으로 시작된 기사는 점진적으로 발전했다. “언성 → 고성 → 난동을 벌이고 물병을 집어 던짐 → 난동을 벌이고 물병을 집어 던졌으며 가벼운 신체적 마찰까지 일으킴”까지. 시간이 갈수록 기사 속에서 사건의 심각성은 부풀어만 갔다. A씨가 누군지, A씨가 실제로 고성을 냈는지에 관한 사실여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기자들은 추측과 의혹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기자들의 관심이 오로지 ‘조회수’ 하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옥주현 할로윈 사진’ 기사는 기자가 어떤 마인드로 기사를 작성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만약 옥주현이 논란의 대상이 아니었다면, 기자는 “유관순 열사 할로윈 분장” 사진을 기사로 쓸 생각을 했을까? 옥주현의 ‘옥’ 자만 꺼내도 네티즌들이 벌떼같이 모여들 것이라는 걸 기자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기자는 ‘유관순 열사’ 사진을 보고 ‘바로 이거다! 그래, 이거라면 네티즌들이 엄청나게 달려들겠지’ 하며 무릎을 쳤을지도 모른다. 예상대로, 확신에 찬 네티즌들은 옥주현을 더욱 더 비난하기 시작했다. 해당 기사는 “봐봐, 이렇게 싸가지 없고 개념이 없다니까?”라고 네티즌이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되었다. 결국 논란은 유관순 열사 비하 논란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연예부 기자는 치고 빠지면 그만인가

연예부 기자는 기사를 내면 그만이다. 그 뒷일은 책임질 근거도 없고, 때문에 책임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만약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무수한 추측과 의혹으로 가수들이 받을 상처, 제작진이 입을 피해는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모든 정신적 상처와 물질적 피해는 논란의 대상에게로 돌아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방송을 보고 스스로 평가를 내려보기도 전에, ‘나가수’에 지쳐버렸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기사 속에서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낀 것이다. ‘나가수’ 관련 기사는 자동적으로 피하게 된다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나가수’를 보지 않고 음원만 다운 받겠다는 네티즌도 생겨났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확대 재생산해온 것은 ‘기자’라는 사람이 쓴 ‘기사’라는 이름의 글이다. 의아하다. 내가 본래 알고 있는 언론의 사명은 진실을 전달하여 독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공익을 위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예부 기자는 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거창하게 언론의 사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상당수 연예부 기자는 비판 받기에 충분하다. 연예 기사 대부분의 목적은 ‘조회수’이다. 기사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기사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얼마나 많은 네티즌들이 기사를 클릭하는가?’만이 중요할 뿐이다. 때문에, 상당수의 연예부 기자는 직접 논란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 논란은 시청자의 알 권리와는 상관없는 가십거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번 ‘나가수’ 논란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연에부 기자들은 네티즌이 ‘나가수’에 갖는 폭발적인 관심을 악용하여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베플이 지적했듯이, 상당수의 연예부 기자들은 ‘나가수’에 갖고 있는 네티즌의 관심을 삐뚤어지게 이용하여 논란을 확대시켰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가수’가 겪어야 할 진통은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나가수’는 네티즌의 폭발적인 관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몇몇의 연예부 기자는 그 관심을 삐뚤어지게 이용할 것이다. 그 속에서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을지 걱정이다. 그 어느 누구도 상처받음이 , ‘나가수’의 노래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