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반값등록금 실현과 최저임금인상을 위한 촛불문화제, 4대 종단의 종교인과 시민환경단체의 4대강 사업 반대운동. 위의 사례들은 우리사회에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로 현재완료가 아닌 현재진행중이다. 이것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대해 항거하는 분노의 표출이다. 



『분노하라』86페이지의 소책자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간단하다. 하지만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과거 반나치 레지스탕스 운동가였던 저자 스테판 에셀은 올해 나이 94세다. 1917년생인 그가 오늘날 사회에 무관심한 프랑스의 젊은이들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우리나라에도 동일한 의미를 던진다. 이 책은 무관심의 태도를 극복하고 비폭력을 주장함으로써 “분노하라”는 정의를 이끌어 낸다. 








저자는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이다.”라고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 할 수밖에……” 현대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러한 태도를 저자는 강하게 비판한다. 반값등록금 촛불문화제는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등록금이 저렴한 국립대학교 학생이니까 상관없는 이야기야.’ ‘그 시간에 공부를 해서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해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또한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등록금에도 발전하지 않는 학생복지와 교육환경, 낮은 장학금 수여 등 이러한 문제에 관한 무관심은 반값등록금이 단순히 등록금만 낮추자는 것이 아닌 교육이라는 본질적 문제점을 놓치게 한다. 이는 인간을 이루는 기본적 요소인 분노 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은 분노를 표현하는 흔한 방법이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역사 또한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기 위한 분노의 방법을 폭력으로 표현해 왔다. 하지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장 폴 샤르트르는『1974년 작가의 상황『「상황Ⅰ」에서 “폭력의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폭력이란 행위는 피할 수 없는 실패라고 말하면서도 폭력을 멈추게 하는 유일한 수단 또한 폭력이라고 주장한다. 즉 샤르트르에게 폭력이란 불가피한 선택인 것이다.” 하지만 스테판 에셀은 여기에 덧붙여 폭력을 부정하면서 분노하는 방법으로 비폭력을 주장한다. 비폭력이라고 손 놓고 팔짱끼고, 속수무책으로 따귀 때리는 자에게 뺨이나 내밀어 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일, 그 다음에 타인들의 폭력을 정복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청년실업문제, 이주노동자 차별문제 등 프랑스의 분노가 100이라면 천만원이라는 미친등록금. 이로 인해 하루종일 공부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 비정규직 문제, 환경을 파괴하고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4대강 사업, 언론문제 등 한국의 분노는 200이 될 것이다. 





높은 학점을 받기위해서, 다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 젊은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자기 앞가림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당장 자기 집 앞길만 쓸어놓고 만족하거나 길 넓히는 데만 골몰하는 동안 울타리 바로 너머에 어떠한 재앙이 기다리고 있는 지를 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재앙에 대해 분노를 해야 한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이 강물은 더 큰 정의,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