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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류, 코리엔탈리즘의 길을 걸을 것인가.

‘K-POP의 선구자’가 모 투자증권 CF에 등장했다. 그는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CF에서 이야기한다. 이렇게 한류는 10년 후, 20년 후를 위해 투자해야 할 중요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나가있는 샤이니를 1면에 크게 실어주는 언론 덕이 크다. 하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한류’는 어딘가 명쾌하지 않은 구석이 있어 보인다. 이쯤에서 우리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한류의 이면을, 불편한 진실을 찾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헐리우드 영화들에 나타난 ‘오리엔탈리즘’은 이미 너무나도 당연한 영화 속 신비로운 한 장면이 되어버렸다. <미션>, <늑대와 춤을>, <포카혼타스>, <게이샤의 추억> 등등의 작품들을 거쳐 <아바타>에 이르는 현재까지, 문명을 가진 서구인들이 미개한 원주민들을 구원하는 영화 속 오리엔탈리즘적 틀은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다. 지배적 위치에 놓여 있는 서구인들이 피지배적 위치의 동양인 및 제3세계 사람들을 바라보는 이러한 시선에서 어쩌면 한국은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서양의 주도적 문화를 따라하고 선망하는 입장이 아닌 또 다른 ‘미개한’ 자들을 문화적으로 주도하고 그들이 한국을 선망하게 하는 것이 곧 한류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한류, 그리고 한류에 대한 언론 보도에 나타나는 오리엔탈리즘은 ‘우월한’ 서양 문화에 편승하고 싶다는 욕망과 한국보다 ‘열등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에 한국의 대중문화를 전파하는 것 이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지금의 한국 대중 문화는 더욱 더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드라마나 영화 뿐 아니라 음악까지도 ‘서양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고 믿는다. 최종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몇몇 아이돌 가수들이 ‘미국 진출’이라고 답하는 것은 그들이 하는 음악의 뿌리가 미국에서 나왔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 진출해야만 ‘월드스타’ 타이틀을 붙여주는 언론 보도 역시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일조한다. 몇몇 기사들은 ‘아시아 문화를 무시해오던 유럽 국가들, 그 중에서도 가장 도도하고 콧대 높은 프랑스를 우리 한류가 점령했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월한, 주도적인, 앞서있는 서양 문화에 우리도 포함되고 싶다는 열망, 그래야만 한국 문화가 세계에 진출한 것이 된다는 태도. 그것은 같은 아시아 국가지만 한국은 다르다는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으로 이어진다.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 등장해 고등학교 때까지 줄곧 배우는 ‘문화상대주의’는 문화에는 우열이 없으며, 각 문화권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 등을 고려하여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문화상대주의적 태도는 우리가 문화를 받아들이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로 여겨져 왔다. 그런 의미에서 서양 문화에 내재된 동양에 대한 시선, 즉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은 동양의 문화를 ‘미개’하고 ‘열등’하다고 여긴다는 점에서 폭력적 태도라고 비판받아왔다. 그런데 지금의 한류에 바로 그러한 폭력적 태도가 담겨져 있다. 보통 ‘선진국’이라 칭해지는 서양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후진국인 아시아 국가들에 가져왔던 제국주의적 태도를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가 한국보다 후진국의 상태에 있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그대로 전하는 수준인 것이다. 8,90년대에서 지금까지 미국의 대중문화가 우리나라에 일방적으로 전해질 때 열광하는 대중들 사이에는 이러한 현상을 마냥 좋게만은 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의 대중문화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전해지는 지금, 정작 한류에 대한 비판은 없다. 과거의 미국 대중문화의 일방성과 폭력성보다 한류가 나아진 점은 단 하나도 없다. 경제적 효과, 국가적 홍보 효과 등을 이유로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적 태도를 간과한다면, 다시 말해 한류 안의 오리엔탈리즘과 제국주의적 태도 등을 묵과한다면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자랑스러운 한류’에 대체 무슨 의미가 남아있을까?

지금의 한류는 완벽하지 않다.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 ‘자랑스러운 한류’, ’10년 20년 후에도 투자가치가 있는 한류’가 되고 싶다면, 한류를 이야기하는 우리의 머릿속에 어떤 잘못된 인식이 남아있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래의 한류는 ‘속 빈 강정’으로, ‘빛 좋은 개살구’로 뒷걸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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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누각!

    2011년 8월 26일 05:22

    미국문화나 일본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소비된 연유는, 그들의 경제력뿐만이 아닌.. 저변(?)확대를 위한 꾸준~한 투자와 함께 문화본국인 그들 미국, 일본의 역량이 굉장했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른바 ‘한류’라고 하는 건 진짜.. 아무리 생각해봐도 밑바탕(?).. (물론, 동남아에선 좀.. 먹히긴 했을진 몰라도)우리의 역량이 갖춰진 상태하에서의 문화전파가 아녔기 때문에 얼마가지 못하리란 건 불문가지! 명약관화~

    또한, ‘관제’ 한류란 소리도 곧잘 들릴만큼의 요상한 뒷행위(?)들도 있었던 모양이구…
    더구나, 이 블로그에 올려지는 글중에도 좀…

    그냥 좀.. 다들 알고 있는 ‘그거’.. 죄다 열어젖히면 안 되나?
    꼼지락꼼지락, 몸(입)을 비~비꽈(?) 가면서까지 하고싶은 말을 숨기고 싶은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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