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을 만들어내고 케이블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 슈퍼스타K. 참 대단한 프로그램이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전국적으로 100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지원할 정도이니 말이다. ‘경쟁’이라는 구도를 통해 최후의 1인을 뽑아내는 구도가 한국인의 구미에 맞긴 했나 보다. 그런데 슈퍼스타K가 아직도 시청률에 목마른지 자꾸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 지나치게 도를 넘은 장면에 미간을 찌푸리게 되고, 꼭 저렇게까지 해야 싶나 싶을 정도의 장면까지. 너무 눈에 띄게 시청률을 정조준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부터 슈퍼스타K가 기획한 ‘시청률 사냥하기 프로젝트’에 대해 한번 파헤쳐 보자.




만들어진 노이즈.



얼마 전 방영한 슈퍼스타K3 (이하 슈스케)에서는 첫 방송인만큼 각 지역의 다양한 지원자들이 나왔다. 인상적으로 나왔던 이들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뜰 정도니 그만큼 많이 사람들이 봤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준 지원자들만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부정적인 인상을 준 지원자들이 몇몇 있었다.



먼저 한 여성 참가자는 오디션 대기시간동안 눈에 띄는 과도한 춤과 좀 과하게 자신을 어필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디션 중에는 남성 심사위원들을 유혹하는 춤을 추며 진상을 떨기도 했으며 탈락이라는 오디션 결과에 격분해 심사위원들을 욕하며 오디션 장소내의 기물을 파손까지 했다. 그리고 이 모든 모습들이 방송에 나갔고 이후 그녀의 미니홈피는 악플러들의 공격을 받아 문을 닫고 말았다. 그녀의 지나친 행동들이 네티즌들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과한 행동을 보여준 그녀? 아니면 그녀를 공격한 악플러들? 모두 아니다. 바로 슈스케 프로그램이다. 악플러들에게 공격받은 이후 그녀는 방송에서 자신이 한 행동들이 모두 제작진이 시켜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고 제작진은 이를 부인한 상태이다. 그런데 그녀가 부린 추태가 진짜 그녀의 모습인지 제작진의 주문에 의한 모습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의 과한 모습들이 확실히 이슈화 될 것을 알면서도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에 주목해야 한다. 분명히 제작진은 그녀의 과한 행동들을 장면에 담고는 내심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오 이 장면은 꼭 넣어야지. 그녀한테는 미안하지만 시청률이 샘솟겠는걸!’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재미나게 구성을 하고 어떤 내레이션을 넣어 그녀를 부각시킬까 고민했을 것이다.




연출과 편집의 희생양은 그녀뿐만이 아니다. 그룹으로 지원한 남성들은 전체 멤버가 아닌 일부 멤버들만 오디션에 합격하자 그룹의 리더는 전원 탈락과 일부합격의 선택 길에서 전원탈락을 택했다. 역시나 합격한 멤버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혼자 전원 탈락을 택했단 이유로 그룹의 리더에게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그룹의 리더는 제작진의 편집으로 인해 오해의 여지를 샀다며 실제 상황과는 다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식의 연출과 편집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에도 의도됐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방송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지원자의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잡혀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다방면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슈화된 그들은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치이며 개인정보까지 유출된 상황이다. 그들의 이름을 검색하면 개인 사진까지 뜨며 그들에 대한 기사와 포스트들도 넘쳐난다. 엄청난 이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에 이러한 의도된 연출과 편집이 있었다면 긍정적이게 나온 지원자들의 편집된 이면도 있었을 것으로 의심된다. 연출과 편집으로 꼭 나쁜 이미지만 만들란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억지로 끄집어낸 감동.



개인적으로 제일 화가 난 부분이다. 지원자들의 과거를 밝히는 것 말이다. 아무리 시청자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을 이루는’ 극적인 구도에서 감동을 받고 호감을 표한다지만, 그들의 과거를 들추어내고 이슈화 시키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특히, 10살의 손예림 양의 과거를 인터뷰하는 장면은 안타까움보다는 슈스케 프로그램의 잔인성에 놀랐다. 저 어린 나이의 소녀에게 아버지와의 사별을 굳이 기억하게 만들고 그것을 입 밖으로 말해야 하게 했을까? 더 가관인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하는 영상편지이다. 만약 제작진이 소녀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감동받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러한 장면들을 넣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지나치게 소녀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손예림 양의 사생활을 들추는 대가로 합격을 시켜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더욱 가슴 아픈 사실은 이 소녀의 사연이 시청률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고 슈스케도 그 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방송에 그녀 외에도 많은 수의 지원자들은 하나하나 개인적인 사연들을 가지고 있었고 슈스케는 이런 점들을 놓치지 않았다. 아마 슈스케는 지난 시즌 때 가난한 환풍기 수리공이 직업이었던 허각 씨가 우승을 하자 그와 같은 인생역전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지금 슈스케는 지원자들의 사연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있고 사연은 지원자들과 함께하는 세트메뉴가 되버렸다. 지금의 슈스케는 또 다른 허각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지원자들의 사연도 방송의 재미에 중요하다. 허나 시청자들은 그들의 실력에 집중하고 싶다. 지원자의 실력보다 사연이 먼저 생각나면 오디션 프로그램의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 그 순간 인간극장이 되버리는 것이다. 배꼽을 배보다 키우지 말자.



슈스케에 바란다.



필자는 사실 슈스케를 정말 재밌게 본다. 가끔 이러한 사실들에 분개하지만 이내 곧 헤헤 웃으며 방송에 빠져드는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곤 한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빠져드는지 잘 잡아내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그래도 비판받을 부분은 비판받아야 한다.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슈스케는 수많은 문제들이 지적받아 왔으나 고쳐지기는커녕 오히려 자극적인 부분은 더욱 늘어만 간다. 슈스케는 지금 방송의 문제점들에 대한 지원자들의 폭로가 있으면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스타K, 부디 방송계의 건강한 슈퍼스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