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듣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청춘의 단어다. 기차표만 달랑 끊어 무전여행을 떠난다던가, 통일전망대에서 잠실까지 행군하는 국토대장정 등은 젊음이기에 가능한 하나의 특권이라 한다. 하지만 파이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모든 모험을 젊음의 축복이라 할 순 없을 것 같다. 만약 당신이 망망대해 한 가운데서 조각배 하나에 몸을 싣고 모험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더욱이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함께라면 말이다.

‘파이’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평범한 집안의 둘째 아들이다. 폰디체리에서의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파이네 가족은 화물선을 타고 동물들과 함께 캐나다로 이사를 가게 된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이 커다란 배는 성경 속 방주와는 다른 운명을 맞이한다. 성경 속 방주가 한 식구와 동물을 구원하는 역할을 한 반면, 소설 속 화물선은 난파되기 때문이다. 파이는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가족 모두를 하루아침에 잃게 되었다. 하지만 낙심할 겨를도 없이 더욱 안쓰럽고 고된 파이의 이야기가 조각배에서 이어진다.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과 바나나를 타고 온 오랑우탄 그리고 하이에나와 호랑이까지 함께하는 공간에서 파이는 살아남기 위해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책의 첫 부분에서 파이는 동물의 특성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들은 동물이 동물원에 갇혀있기 보다 야생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치타는 사슴을 쫒아 사냥을 하고 하마는 드넓은 강물에서 헤엄을 쳐야 바람직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동물들은 동물원을 더 선호한다. 매일매일 변하지 않는 일상 속에서 안주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비단 동물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소득이 안정적이고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좋은 직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정진해야 할 젊은이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먹이를 주고 정해진 활동을 해야 하는 동물원 속 동물들 같은 삶을 원하는 것이다.


소설 속 모험은 계속해서 파이를 궁지에 몰아붙였다. 연이어 발생하는 역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파이는 끊임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조각배 위에서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호랑이를 조련하고, 낚시를 통해 먹이를 구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실제 모험 속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연상케 한다. 모험을 하게 되면 예상치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에 당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모험이라 할 수 없다. 문제를 해결 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를 모험이라 하기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거쳐 계획한 목표에 다다랐을 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적으로 큰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동물원에서 자란 호랑이는 고라니 한 마리 쉽게 잡지 못한다. 때문에 야생으로 나가기 전에 보다 어렵고 새로운 환경 속에 부딪쳐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또한 사회에 발을 딛기 전 너무 안정된 삶을 영유한 것은 아닌가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20대는 모험을 떠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성찰하기 위해 지금 계획하고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