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이 탈세의혹으로 연예계에서 잠정 은퇴를 선언하였다. 그는 최근에 국세청의 세무조사로부터 수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후, 들끓는 비난 여론에 은퇴라는 최후의 수단을 썼다. 하지만 며칠 뒤 국세청은 강호동의 소득 누락이 소속사 담당 세무사의 단순 착오로 발생한 일로 판단하면서 고의적인 행위가 아니라고 보고 강호동을 고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했다. 따라서 강호동 탈세의혹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은퇴는 너무 가혹하지 않으냐’라는 우호 여론이 다시 쇄도하고 있다.

이렇듯 강호동은 지난 한 달 동안 천당과 지옥을 순식간에 오갔다. 결국, 그가 선택한 방법은 은퇴였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더는 낯선 모습이 아니다. 사건이 터지면 냄비같이 끓는 여론과 각종 보도에 그의 처사는 어찌 보면 당연히 예상된 결과였다. 진실이 밝혀진 후, 다시 식어버린 이슈. 강호동 은퇴에는 고질적인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번 강호동 사태는 또 하나의 마녀사냥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이 주도한 하나의 ‘show’였다. 강호동의 탈세 의혹에 대해 각종 인터넷 신문, 지상파 뉴스들은 ‘국세청이 강호동에게 수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라고 전하였다. 마치 국세청으로부터 강호동의 추징금 부과 사실이 밝혀진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한 국가에 개인의 납세 사실은 국세기본법에 따라 외부에 누설할 수 없다. 따라서 국세청은 먼저 이러한 사실을 발표할 수 없다. 하지만 언론들은 목소리를 높여 국세청이 강호동에게 고발의도를 띤 것 같이 보도하였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국세청이 강호동의 추징금 부여에 대한 사실을 알릴 수 없다면, 이 ‘사실’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놀랍게도 이 사건의 첫 보도는 강호동의 소속사이다. 강호동의 소속사 측은 9월 5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팬 여러분께 걱정과 우려를 낳게 해 사과드린다”라고 “납세청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았고, 추징된 세금을 충실히 낼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법 절차에 따라 성실히 국민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동 소속사 측은 퇴출이나 구속수사 논란이 일어나기 전에 탈세 혐의로 국세청의 조사를 받은 사실과 추징금 부과 사실을 이미 인정하였다. 따라서 국세청의 추징금 부과에 대해 성실하게 납부하겠다고 먼저 반성의 입을 연 것이다.


하지만 언론보도는 어땠을까. 언론은 국민적 인지도를 지닌 강호동의 탈세의혹을 비롯한 비판여론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Fact finding’, 사실에 대한 정확한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여론을 선동하였다. 시작은 이렇다. 강호동의 세금 추징금 납부 사실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다음 아고라에서는 ‘강호동 방송 퇴출’이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한 시민이 2011년 9월 7일 서울중앙지검에 강호동의 탈세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사건은 증폭되었다. 이에 언론들은 하나같이 강호동 탈세 사실에 분노한 여론에 대해서만 집중 보도하기 시작했다. 강호동 퇴출을 요구하는 ‘우리가 왜 탈세범이 나오는 방송을 봐야 하느냐’, ‘영구히 은퇴해야 한다’와 같은 일부 네티즌들의 자극적인 발언들을 보도하는데 치중했다.


 





 언론의 본 기능은 무엇인가. 사실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보도와 비판·감시가 아니던가.
하지만 이번 강호동 사태는 사실 속 진실조차 찾아볼 수 없는 선정적인 보도들로 주를 이루었다. 강호동의 추징금 납부액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수억 원을 수십억 원으로 부풀려 보도하기도 하였으며, 강호동의 주요 녹화프로그램들의 회당 출연료를 언급하면서 ‘탈세 의혹’에 죗값에 무게를 더하며 여론을 선동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왜곡된 추측성 기사도 난무했다. 1박2일 하차와 더불어 은퇴선언까지, 종편행을 위한 의도적인 계획이 아니냐는 보도들로 이어졌다. 또한, KBS에서 1박 2일 하차 후, 강호동 탈세의혹을 더욱 과장되게 보도하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었다. 언론의 위와 같은 보도는 오늘날만이 아니다. 작년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였던 가수 타블로 사건이 있었다. 타블로 사건도 언론들의 사실 확인보다는 ‘타진요’ 발언과 관련된 추측성 기사가 난무하면서 한참 뒤에 진실이 밝혀졌다. 그의 학력위조 논란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논란인지도 모른 체 언론은 사실 보도에 한참 뒤떨어져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태를 통해 언론은 객관적 사실 검증에 대한 자세의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리고 대중에 미치는 자신들의 영향력에 대해 전혀 책임감을 지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강호동 사태는 이제 언론은 대중의 생각을 반영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오히려 대중을 선동하는 양치기가 되어버렸다. 언론은 정확한 절차와 확인을 거치지 않은 보도를 일삼으며 ‘Fact’로부터 멀어지는 지금의 현실을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