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본격적으로 시장후보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많은 20대들은 그가 가장 유력한 시장 후보로서, 현재 20대들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때마침 22일 오후에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립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장은 서울시립대의 이사장을 맡게 되는데, 박원순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이사장으로서 다양한 교육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뜻 깊은 방문이었다. 박원순 후보는 서울시립대에서 민중의 소리 인터뷰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의 대담으로 이루어지는 청춘토크를 통하여 대학생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명예시장’, ‘명예의회’ 만들겠다


서울시립대 학생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20대 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해서 독특한 방식을 제시했다. “반값등록금을 당장 하겠다는 선심성공약을 내세울게 아니라 소통의 혁명을 통해 차츰차츰 해결해나가겠다.” 면서 운을 뗀 뒤 “청년 학생 중에 한명을 명예시장으로 임명하겠다.” “ 청년 의회를 만들어 2~30명의 대표 뽑겠다. 그래서 청년들이 고민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젊은이들과의 새로운 소통 통로를 만들고자하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시장이 직접 ‘20대 명예 의회’에 나가서 청년들과 같이 고민해보면서 다른 공무원들도 20대문제를 외면할 수 없도록 하겠다”며 자신이 직접 20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들과의 지속적이고 수평적인 소통 채널을 만드는 것이 20대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인터뷰가 끝나고 필자가 박원순 후보에게 구체적으로 20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것인지, 20대 문제의 가장 큰 화두인 일자리문제와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특히 등록금을 벌다가 이마트 냉동창고에서 목숨을 잃은 황승원 학우의 모교가 서울시립대였다는 점에서, 서울시 역시 등록금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리고 현재 박영선 후보가 ‘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고 있는 상황이므로 박원순 후보의 정책은 어떤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대학 교육과정과는 다른, 취직을 위한 연수과정이 필요하고, 그것이 실제로 상당히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들을 많이 만드는 것을 고민해보아야 한다.”며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전문적인 과정을 대학교와 연계하는 것을 고민하는 듯 보였다. 또한 “미국의 경우 GDP의 20%가 비영리단체에서 나온다. 우리도 비영리단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서 그쪽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몸담았던 희망제작소같은 비영리 단체를 많이 늘리는 것이 사회를 진보시키는데 기여하는 것과 동시에,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영리 단체들을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것이 큰 일자리의 영역이 될 수 있고”,  “서울시장이 되어서 제 역할을 잘한다면 앞으로 나올 자신의 책 제목같이 ‘세상을 바꿀 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유럽의 선진국들처럼 대학생 등록금을 완전히 무상으로 해줘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맞는 것 같다.” 는 원칙을 이야기 했으나  “그러나 지금 당장은 지금의 우리나라나, 시의 재정상황이 등록금을 무상으로 하기는 힘들다. 절반으로 줄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라며 현실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현실이 어려워도 “대학생들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것이 서울시의 책임이라고 생각 한다.”며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이자를 내야할 때, 최소한 서울시가 이자 정도는 책임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필자의 질문이 끝난 후, 박원순 후보는 자리를 옮겨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청춘토크파티’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정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특유의 인간미로 현장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또한 청중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또 눈을 마주치며 대답을 해주는 등 대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것이 인상 깊었다.


그러나 그가 소통에 들이는 노력에 비해, 정작 20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는 데는 소홀해 보인다. 물론 ‘명예시장’이나 ‘명예의회’는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20대를 위한 특별한 정책이 아니라, 그가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강조한 ‘소통과 변화의 리더쉽’을 실천하는 맥락의 한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시장이 20대 문제에 좀 더 관심을 쏟고, 같이 고민해보겠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 20대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일자리 문제에서도 그는 특별한 정책을 구상했다기 보다는, 자신이 이끌어가던 희망제작소와 같은 비영리 단체를 많이 만들고 지원해줘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같이 보람은 있지만 임금은 적은 곳은 특정한 신념이 없으면 일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비영리단체를 늘리는 것이 일자리 문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20대들에게는 큰 공감을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등록금 문제가 청년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므로 보다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전 서울시장 후보였던 노회찬 진보신당 고문은 얼마전에 서울시립대에 와서 “복지의 우선순위는 교육에 있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후보 역시 장기적으로는 무상 등록금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 근본적인 등록금 정책을 세우는 것과 더불어,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방법들도 구상해야 한다.


2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20대들이 지지해주는 서울시장이 되려면 지금보다 더욱 확실하게 ‘20대를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이야기한, 벤처 기업의 창업이라든지 운영을 위해 투자한다는 ‘사회투자기금’과 같은 정책들을, 더욱 많이 생각해내서 20대를 위한 공약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박원순 후보가 20대들이 믿고 뽑을 수 있는 시장후보로 거듭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