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를 볼 때 관객이 그 영화에 몰입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치밀한 줄거리,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시각효과, 적재 적소에 흐르는 매혹적인 음악들이 바로 그런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으뜸은 아마 배우와 캐릭터의 궁합이 아닐까 싶다. 배우가 캐릭터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어울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줄거리가 탄탄하더라도 영화에 몰입하기가 힘들다. 예를 들면 윤은혜가 영화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사람들은 으레 ‘로맨틱 코미디’, ‘철 없고 덤벙대지만 귀여운 여자’역할을 떠올리지, ‘권력에 맞서는 청렴한 여검사’를 떠올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외국 배우들 중에서도 자신의 이미지가 확고하게 쌓은 이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조디 포스터이다. 그녀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양들의 침묵>, <패닉룸>, <플라이트 플랜>과 같은 가슴 졸이는 스릴러 영화들이다. 그리고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한 개인’ 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양들의 침묵>에서 연쇄살인마 한니발에 맞서는 FBI의 신참 요원, <플라이트 플랜>에서는 비행기 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딸을 찾는 엄마, <패닉룸>에서는 침입한 도둑들과 싸우는 여인. 우리 기억 속에 있는 그녀는 끊임 없이 진실을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외로운 여자였다.

물론 조디 포스터가 이런 류의 스릴러 주인공역만 맡은 건 아니었다. <님스 아일랜드>에선 광장공포증의 코믹 여작가, <왕과 나>에서 똑 부러지는 가정교사 역도 맡았다. 하지만 왜 우리는 그녀를 ‘거대한 음모에 맞서 진실을 찾는 한 개인’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그 답은 그녀의 얼굴에 있다. 조디 포스터는 이목구비 하나하나가, 심지어 관상학 상으로도 스릴러물의 여주인공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액션만큼 심리싸움에 초점을 두고, 아슬아슬함을 관객 공략으로 내세우는 지적인 스릴러 물의 여주인공은 냉철하고, 똑 부러지는 이미지에다 진실을 캐내려는 의지가 묻어나는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물 성격을 바탕으로 그녀의 얼굴 생김새를 본다면 조디 포스터가 이러한 역할에 제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녀의 코의 생김새부터 분석해보자. 그녀의 코를 자세히 보면 코 끝의 뼈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돌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뼈는 그녀의 코를 유난히도 높고, 뾰족하고 날카롭게 만든다. 높고, 뾰족하고 날카로운 코라, 설명만 들어도 차갑고 도도한 여자가 연상된다. 조디 포스터라는 배우 자체가 만만해 보이지 않고,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인상을 주는 이유 또한 바로 이 날카로운 코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입은 또 어떤가. 조디 포스터의 입술은 얇고, 밑으로 쳐져 있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관상학에서는 얇은 입술의 소유자는 자기 본위가 강하며 차가운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밑으로 축 쳐진 입술은 무표정일 때는 화난 듯한 인상을 준다 하니, 고로 조디 포스터의 입술은 스릴러 물의 여주인공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입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얇고 쳐진 입술과 날카로운 코는 조디 포스터의 지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를 주었다면, 그녀에게 강직함과 의지를 주는 곳은 바로 턱이다. 조디 포스터는 뚜렷하고, 각진 턱을 가지고 있는데, 턱 선이 뚜렷하고 각진 이들은 강직하고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가진다. 턱 관상에서도 귀밑에 턱뼈가 네모나게 각지면 완고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그녀가 이런 턱을 가졌기에 살인마 한니발을 두려워하면서도 진실을 밝히고자 했고(양들의 침묵), 도둑에게 맞서 딸과 자신을 지키려고 했던(패닉룸) 것 이다.


여태껏 분석해본 조디 포스터의 코와 입, 턱만 본다면 조디 포스터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강철 여인이며 한없이 차갑기만 한 여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상쇄시켜 주고 남성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눈이다. 사실 조디 포스터의 그리 귀여운 눈은 아니다. 눈동자 색만 하더라도 새파랗게 푸르고, 눈동자 크긴 크지만, 흰자가 많이 보여 친근한 인상을 주진 않는다. (간과하기 쉽지만, 흰자의 면적이 사람 인상에 주는 영향은 크다. 홉 뜬 눈으로 대중을 유혹하던 김완선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그녀는 큰 눈과 커다랗고 동그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동자는 영화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의 예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보호본능 자극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게다가 큰 눈은 호기심이 많고, 겁이 많은 인상을 사람들에게 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녀가 한니발 렉터를 응시할 때 진실을 캐내고 싶어하는 FBI 초짜의 호기심을 느꼈고, 도둑 혹은 범인과 대면한 장면에서 동그랗게 뜬 그녀의 큰 눈을 통해 그녀의 두려움을 감지 할 수 있었다.



 


조디 포스터는 진실을 파헤치는 심리 스릴러의 여주인공에 가장 어울리는 얼굴을 가졌다. 게다가 동그란 눈과 161cm밖에 안 되는 작은 체구는 그녀를 단순한 냉철한 주인공이 아니라, 차갑지만 당찬 귀여움을 풍기는 묘한 매력의 주인공으로 포장한다. 물론 그녀의 빛나는 연기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긴 하다. 하지만, 냉철함, 예민함, 강직함, 그 사이에서 살짝 보이는 여린 면들을 동시에 갖춘 얼굴을 가진 배우는 흔히 찾아 볼 수 없다. 날카로운 코, 예민한 인상을 주는 입, 강직한 턱, 그리고 귀여움과 차가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눈. 바로 이 네 가지 요소가 그녀에게 심리 스릴러의 뮤즈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일등공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