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프로야구 2011 정규시즌 패넌트레이스가 끝이 난다. 프로야구 30주년인 올해는 참 많은 일이 벌어졌고, 지금도 일어나는 중이다. 배영섭(삼성), 임찬규(LG), 심동섭(기아) 등의 새로운 별이 탄생했다. 2005~2006시즌의 끝판왕 오승환(삼성) 선수가 재기에 성공하여 각종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 중이고, 윤석민 (기아) 선수의 투수 4관왕이 1991년 선동렬 전 삼성 감독 이후 20년 만에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등 눈에 띄는 대기록이 많은 해이다. 또 1위 팀 삼성과 8위 팀 넥센의 승률 차이가 시즌 후반기 중반까지 0.2로 예년에 비해 선두와 꼴지 간의 전력 차가 크지 않단 것 역시 고무적이다. 시즌 내내 쫀득쫀득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좋은 일엔 나쁜 일이 따르기 마련이란 얘기가 있다. 이번 시즌 야구도 마찬가지이다.

네 명장과 두 영웅, 별들이 지다.

올해 8월 전무후무한 일이 완성되었다. 작년 시즌 한국시리즈 4강의 주역이었던 4개 구단의 사령탑이 전원 교체된 것이다. 2011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2명의 감독이 교체되었다. 롯데의 로이스터 전 감독은 잔류 의지가 있었음에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했지만 성적이 3년 연속 4위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 2005년 지휘봉을 잡자마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것을 비롯 2회의 우승과 작년 2위라는 성적을 거둔 선동렬 전 감독 역시 사임했다. 표면적으론 사임이지만 그간의 성적 부진과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로 우승을 내준데 대한 프론트의 사퇴 압박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또 2011 시즌 중에 2명의 감독이 사퇴 및 경질 당했다. 지난 6월 두산의 김경문 전 감독은 2004년 부임해 팀을 7년 연속으로 5할 이상의 승률로 이끌었고, 작년 시즌엔 패넌트레이스 2위와 한국시리즈 3위 등 좋은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은 부진 끝에 성적이 하위로 떨어졌고 김 전 감독은 결국 스스로 사임을 택했다. 그리고 8월 SK의 김성근 전 감독마저 경질 당했다. 팀과의 재계약에 잡음이 일고, 프론트의 압박마저 더 해지자 그는 시즌 후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팀 분위기 쇄신 등을 이유로 김 전 감독을 경질했다. 이렇게 작년 가을 야구의 명장 네 명 모두가 교체된 것이다.


그리고 프로야구 역사의 큰 두 별이 졌다. 故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과 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그들이다. 현역 시절, 장효조 선수는 삼성의 간판 타자였고, 최동원 선수는 롯데의 간판 투수였다. 두 고인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각각 삼성 우익수와 롯데 투수로 뛰었다장효조 선수는 이 시리즈에서 24타수 11안타(타율 0.458)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승자는 혼자 다섯 경기에 등판해 4승을 따낸 최동원 선수였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선수가 일주일 간격으로 고인이 되자 프로야구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고인들과 친분이 있던 선․후배 및 동료들은 귀감이 될 만한 좋은 분들을 너무 빨리 잃었다며 상심했다.

선수들의 갖가지 구설수, 날씨 너마저.

올 시즌 초반인 5월, 현역 선수와 스포츠 중계 채널 아나운서의 스캔들이 터졌다.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고, 어린 선수의 짧은 생각과 구단의 제 식구 감싸기 같은 태도 때문이었는지, 그 상처를 이기지 못한 해당 아나운서는 서른 살의 젊은 나이에 자살을 선택했다. 이제껏 선수들의 크고 작은 범법행위는 있어왔지만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일은 처음이라 야구팬들은 충격이 컸다. 야구팬들은 해당 선수와 구단에 대해 맹렬히 비난했고, 사건의 내막은 모른 채 익명성 뒤에 숨어 막말을 해댄 악플러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는 ‘야구 선수가 야구만 잘 하면 된다.’ 라는 말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또, 외국인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배경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되었다. 용병으로 데려오는 대다수의 선수들은 ‘홈런이 나온 뒤 타석에 들어서는 다음 타자는 투수가 던지는 초구를 쳐서는 안 된다.’, ‘타자가 홈런을 친 후 투수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빨리 다이아몬드 트랙을 돌아야 한다.’ 등의 불문율이 존재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런 이들이 한국 야구에 영입되고 홈런을 친 한국 선수들의 베이스 러닝을 못 마땅해 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다. 외국인 투수들은 홈런을 친 타자는 빨리 베이스를 돌아 홈으로 들어와야 된다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특별히 늦게 도는 것이 아니라 한다. 이는 야구에 대한 문화적 차이로 서로 배려할 필요가 있는 문제이다.


올해는 비로 인한 경기 취소가 잦았다. 기상청에서 우기 도입을 검토할 만큼 장마를 시작으로 여름내 많은 비가 내렸다. 그로 인해 예년 같으면 벌써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어야 할쯤인 현재 8개 구단은 팀별 차이는 있지만 잔여 경기를 치르고 있다. 또 특정 한 팀의 경기 땐 비가 피해가서 특정 팀만 계속되는 경기로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친 이가 많아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다. 그로 인해 팀 전력에 차질을 주게 됐고 전체 순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앞으로 올해처럼 비가 온다면 각 팀 간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따졌을 때 맞는 올바른 우천 시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해결방안 모색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지금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06년부터 시작된 WBC(World Baseball Classic) 대회에서도 아쉽게 우승은 못 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프로야구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으뜸이다. 이번 시즌의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분명히 돌이켜 보고 잘한 일은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 잘못한 일은 반성하고 어떤 대안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민한다면 한국 야구의 앞날은 밝지 않을까.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2011년의 안 좋은 기억들은 날려버리고, 남은 한국시리즈와 다음 시즌에서 한층 더 도약하는 프로야구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