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헬레 토르닝 슈미트가 덴마크 최초의 여성 총리로 당선 됐다. 44세의 그녀는 사회 기반 시설 확대, 다문화 정책의 추진을 공략으로 내세워 선거기간 내내 덴마크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그녀의 별명은 ‘구찌 헬레’. 옷에 따라 명품 핸드백을 바꿔 든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2011년 2월, 파키스탄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인 히나 라바니 카르는 인도 방문 시 패션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그녀의 가방이 문제였다. 짙푸른 사리에 검은색 에르메스 버킨 백을 든 그녀의 모습을 한 편에선 세련됐다고 칭찬했지만, 어떤 이들은 사치라고 그녀를 비난했다. 이러한 여성 정치인들의 명품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왜 하필 정치인들 중에서도 ‘여성’ 정치인인가 하는 문제이다. 당신은 남성 정치인들이 명품을 좋아한다고 비난하는 신문 기사나 뉴스를 본 적이 있는가? 여성들의 정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유독 여성 정치인들이 이런 홍역을 치르고 있는지 그 이유를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덴마크 총리 헬레 토르닝 슈미츠


 


왜 여성 정치인들이 유독 사치로 여론의 비난을 받을까? 그 이유는 바로 ‘식별 용이성’이다. 우선 남자 정치인들의 패션은 양복, 넥타이, 구두, 시계 정도로 심플하다. 하지만, 여성 정치인들은 기본적인 정장과 구두에 백과 액세서리, 스카프 등을 추가로 할 수 있어 비교적 멋에 대한 옵션이 많다. 이런 여성 정치인들의 패션은 심플한 남성 정치인들의 패션과 비교해 더 눈에 띄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쉽다. 그리고 여성 정치인들의 백, 액세서리, 스카프, 구두들은 대체로 브랜드마다 고유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에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가격과 브랜드를 알 수 있다.



 남성 정치인들의 패션은 사정이 다르다. 디자인 상 눈에 띄는 특징이 많은 가방과 스카프와는 달리, 남성 정치인들의 양복과 구두는 식별 가능한 특징이 없다. 우리는 그들이 입고 있는 양복이나 구두를 ‘비싼 곳에서 샀겠거니’ 라고 추측을 할 수 있어도 그 브랜드와 가격을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시계 정도인데, 항시 눈에 띄는 가방과는 달리 그것들은 옷깃 속에 숨어 있어 자세히 포착해내기 어렵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지름의 종착역’인 시계이다. 파덱 필립, 브레게, 바쉐론 콘스탄틴 같은 최고급 시계들은 최고가가 무려 6억이며, 백화점 명품 시계들의 가격 평균은 3000 만 원대이다. 그에 비해 명품 가방계의 최고봉인 에르메스 버킨 백의 가격대는 기본 800만원부터 2000만원 사이이다. 이 두 품목이 각각 남성과 여성 패션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이고, 자주 구매하는 품목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남성 정치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여성 정치인 못지 않게 사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눈에 더 띄고, 브랜드를 더 쉽게 식별가능 하다는 점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액세서리들은 언론과 대중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는 어떤 의미로는 성차별이며, 나아가 시민들에게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 물론 시민의 대표자로서 지나친 사치는 비난 받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남성 정치인들이 얼마짜리 시계를 차는지, 몇 개의 시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으면서, 여성 정치인들의 가방 개수에만 비난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좌)히나 라바니 카르 파키스탄 여성 외무총리의 인도 방문 모습 우) 파키스탄 최초의여성 외무총리인 히나 라바니 카르



게다가 우리는 여성 정치인의 사치에 대한 비난의 이면에는 성차별 외에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여성 정치인들의 개인의 자유’가 그것이다. 여기서 ‘개인의 자유’란 단순히 그녀들이 명품을 살 만한 구매력이 있다는 것에서 시작해서, 여자들의 기본적인 특성도 포괄한다. 여자이기에 아름다운 것을 가지고 싶고, 자신의 판단 하에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단지 정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포기해야 한다면 가혹하지 않은가?


공직자의 의무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권리 사이에서 우리는 현명한 전략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바로 그녀들의 명품 애호 정도를 고차원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가방과 구두들의 가격을 추정해서 그녀들의 성향, 재산상태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관직에 있을 동안 얼마나 자주 가방이 바뀌는 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면 그녀가 얼마나 청렴한지의 정도를 얼추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여성 정치인들이여, 맘껏 명품 백을 들어라! 국민들은 매의 눈으로 당신의 가방을 포착해 당신의 청렴도를 판단할 것이니,  그 결과, 지지도에 나타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