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일정 비율 감면하지 않는 대학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을 각 대학이 지키지 않았을 경우 재정지원 제한, 대출제한 평가 등을 실시한다는 것이 교과부의 방침이다. 규칙에 따르면 대학은 첫째, 전체 학생이 내는 등록금 총액의 10% 이상을 학생에게 면제 또는 감액해야 하며, 둘째,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감면액은 총 감면액의 3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교과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첫째 규칙을 지키지 않은 사립대학은 지난 해 310개 중 83개, 둘째 규칙을 지키지 않은 대학은 241개에 달했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쌓기만 하고 학생들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충북도내 4개 사립대학이 위 규칙을 위반한 것이 드러났고, 그 외 많은 사립대학의 규칙 준수 실태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드러나 교과부의 지도 및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반값등록금’에 대한 요구와 함께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관련 지원 방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규칙을 위반한 사립대가 절반을 넘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당시 고려대는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비를 감면해주는 장학금 예산을 55억 원에서 10억 원 더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이화여대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 대상자를 19명에서 3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의 누적적립금 2400억 원에 비하면 10억 원은 0.4%에 불과한 액수다. 이화여대의 장학금 방안 역시 재학생이 15000명을 넘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규모가 턱없이 적다. 홍익대, 건국대 등 다른 사립대학들도 장학금 방안을 제시했지만 ‘면피성 대책’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을 뒤로 하고 사립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이 정도면 감지덕지’로 여기라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총 감면액 중 30%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두 번째 규칙을 지킨 사립대학은 310개 중 69개에 불과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대부분의 장학금이 저소득층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성적이 우수하거나 특정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 위주로 주어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립대학이 2008년에 저소득층 학생에게 지급한 장학금은 2393억여 원으로 장학금 총액의 14.7%, 성적 우수 장학금의 41.7%에 그쳤다. 3년이 지난 지금, 사립대학들이 ‘방안’이라며 각종 등록금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규칙을 위반한 대학이 무려 241개라는 통계는 이해하기 힘든 수치다.

이미 기업이 되어버린 대학에 저소득층 학생 대상의 장학금 확충은 너무 버거운 과제인 것일까? ‘짠돌이 대학’에 불이익을 주겠다며 어린아이 달래듯 하는 교과부를 보고 있자니 안타까운 한숨부터 나온다. 물론 이 정책은 사립대의 학비 감면 및 장학금 정책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사립대학이 올해 대학생들의 눈물겨운 반값 등록금 촛불 시위를 접하고도 생색내기에 가까운 방안을 내놓고서 재정상의 불이익이라는 교과부의 강경책 아닌 강경책에 못이기는 척 움직인다면 그것이야말로 ‘목불인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