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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여주인공과 대한민국 교사열풍



80년대와 달라진 것 없는 여자 주인공들  




 



   80년대 드라마들은 주로 남자 주인공이 성공을 힘겹게 이뤄내는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었다. 순수한 노력을 통해 돈과 권력을 쟁취해내는 주인공에 시청자들은 감정이입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에서는 자기 손으로 성공을 이룬 남자 주인공은 찾기 어렵다. 주인공은 주로 부모에 기대어 권력과 돈을 가지게 된 인물로 돈과 권력은 있으나 정신적 상흔이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부가 세습되어 자수성가가 어려워진 현 시대의 반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이 당면한 변화와는 달리 여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배경만 다를 뿐 그대로인 것 같다. 80년에는 똑똑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장에 취직했던 여자 주인공들은 2011년에도 콩가루 집안에 태어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캔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크릿 가든의 스턴트 우먼 길라임이나, 커피 프린스의 고은찬이 대표적이다. 간혹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여성들이 나오는 드라마도 있지만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여성 캐릭터가 변하지 않은 것은 단순히 드라마 작가들의 태업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다. 지난 30년간 여성들의 권리가 신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세계의 여성은 정체되어있는 것을 시사한다. 여성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가 있었지만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을 바꿀 정도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단 소리다.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크게 변하지 못했고, 여성들의 역시 권리 신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답보상태이다.

  이러한 여성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예는 대한민국의 여교사 열풍이다. 이 현상은 크게 여교사를 최고의 신부감으로 생각하는 현상과, 적성과 관계없이 여자 수험생들이 교대를 지원하는 현상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돈도 벌어오고 가사도 해주는 만능의 여교사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왜 여자 교사는 좋은 신부감일까? 안정적이고, 아이 교육을 잘 시켜줄 것 같은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찍 퇴근하기 때문에 집안일을 해 줄 수 있다는 점과 아이가 어릴 때는 육아휴직을 신청 해 육아도 도맡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여교사의 적은 봉급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뛰어나고 직급이 높아 자신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기까지 하다. 자신보다 잘난 여자를 부담스러워하는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여교사가 최고의 직업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선호하는 여성도 마찬가지다. 자기보다 잘난 여자를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남성 시청자들을 위해 주인공 여성은 최악의 상황을 견디며 살아간다. 물론 대부분의 멜로 드라마에 가사분담이나 육아같은 현실적 이야기는 없지만, 재벌 총수와 결혼한 스턴트 우먼은 결국 가사와 육아를 도맡아 할 것이고, 발언권에서도 차이가 나고 말 것이다. 
 
  드라마에서 악녀로 등장하는 여성이 보통 자신의 부와 권력이 있는 캐릭터라는 것 역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악녀들은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고, 남자 주인공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 ‘피곤하게’ 만들곤 한다. 하지만 악녀의 성별만 바꾸면 남자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곤 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성격은 여성에게 입혀졌을 때만 악하다는 모습을 띠는 모양이다. 아직도 괜찮은 여성이란, 남자를 전면적으로 이해해 주고, 소극적이며 경쟁사회에 때 묻지 않은 순진한 여성이라는 뜻이다






여성들의 안주와 교대열풍
  여성을 바라보는 그러한 시선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여성이 상황을 개척하려고 하지 않고 현실에 맞는 편의만을 취한다는 사실이다. 
 
  교사 열풍의 다른 면모를 보자. 남성들이 여교사를 선호하는 풍조가 짙어지자, 교대의 지원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많은 여학생들은 성인이 되어 자신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기도 전에 안주하기 시작했다. 교사가 나쁜 직업이라는 것도 아니고, 모든 교사 지망생들이 안주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교대 열풍은 분명히 자신의 적성이나 꿈과는 관계없이 여자 학생이고 점수가 좋다면 교대에 넣고 보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분명 교사는 출세할 수 있는 직업도 아니고, 돈을 많이 받는 직업도 아니다. 적성에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신념이 없다면 직업으로 삼기도 어려운 직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열풍이 생긴 것은 여성들이 출산 후에도 자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일반 직장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스펙 좋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게 해주는 교사를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잘난 남자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도 하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설정에 공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는 것은 어렵다는 절망감. 명문대 학생과 고시 합격생중 여성의 비율이 늘어났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에게는 남일같기만 한 소리일 뿐. 여성으로 성공하기 보다는 성공한 남성을 만나 자신의 직업이 아닌 XXX의 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쉽다는 인식과 그런 생각에의 안주는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여전히 캔디걸로 그리게 하고, 여자 수험생들을 교대로 보내고 마는 것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4 Comments
  1. Avatar
    25

    2011년 10월 22일 16:11

    대체로 공감가는 기사지만

    ‘남성들이 여교사를 선호하는 풍조가 짙어지자, 교대의 지원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
    ‘여성으로 성공하기 보다는 성공한 남성을 만나 자신의 직업이 아닌 XXX의 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쉽다는 인식과 그런 생각에의 안주는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여전히 캔디걸로 그리게 하고, 여자 수험생들을 교대로 보내고 마는 것이다. ‘

    이런 부분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교대 지망생들은 훌륭한 신붓감이라기보다, 자립할 수 있다는 등 스스로의 만족감 때문에 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제 주변에도 안정적이라거나, 급여 등 조건이 괜찮다 혹은 교사라는 직업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는 이유로 교대나 사대를 지망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입니다.
    기자분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지만 1등 신붓감이 되기 위해 직업을 택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을 억울하고 혹은 화나게 만들만한 분석이라는 생각이 들어 글 남기고 갑니다.

  2. Avatar

    2011년 10월 24일 09:43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저도 윗 분 생각처럼 1등 신부감이 되기 위해 직업을 선택하는건 매우 소수의 사람의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교사가 되면 실제로 좋은 혼처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 때문에 직업을 선택한다는 건 너무 일반화 아닌가요?
    실제로 한가하다는 것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선생님들이나 하는 얘기겠죠. 고등학교 선생님일 경우는 아침 일찍 출근해서 연달아 수업하는 등 나름의 많은 고초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사들이나 사회적 편견이 더해져 선생님들의 사기를 꺾는 건 아닌가 하네요. 우리 미래를 짊어나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 대한 이러한 시선 또한 우리 교육의 위기를 가져다 주는 다른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3. Avatar
    히아*

    2011년 10월 24일 15:37

    안녕하세요. 윗 글을 쓴 히아입니다.
    모든 여교사분들과 교,사대생분들이 좋은 신부감이 되기 위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게 읽혔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여성들이 자신의 개인적 성공에 매진하기 보다 결혼을 염두에 두는 현상이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찰했습니다.
    아직도 여고 교실 칠판 위에는 ‘1시간 공부하면 남편 직업이 바뀐다.’라는 급훈이 걸려있고,
    일반 대학교에는 교육과 관련없는 과를 지원하면서 교대도 지원하는 학생은 남성보다 여성들이 많습니다.

    사회에 진출했다가 결혼/육아 등등에 밀려나는 전 세대 여성들을 보고 좌절하고 학습한 효과도 있겠지요.
    저는 모든 여성들이 이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 지원자가 급증한다던가, 남성의 조건을 본다던가요.

    하지만, ‘스펙을 따진다’는 것은 이 풍조를 설명하기에 너무 단편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나은 조건의 남성과 결혼하고 싶은 욕구뿐 아니라 여성 자신의 성공에 대한 회의감이 무척 큰 것이 현 시대에서는 더 주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합해서 설명해 줄 수 있는 좋은 대표적인 예가 교대열풍이라고 본 것입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학생들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자신의 성격이나 적성과 꼭 맞아야 하는 분야의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명감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성적이 좋으면 교대에 지원하고 보는 현상은 교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킬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위기를 가져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른 대학들보다 교대를 자퇴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은 아마 자신의 의사보다는 분위기에 떠밀려 교대에 입학하게 되는 학생들도 상당수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구요.

    글로 쓰기에는 아마 위험한 생각이 맞는 듯 합니다. 일반화 하게 될 가능성이 많으니까요. 제 동생도 교대생이라 동생이 보게 되면 화를 낼까 조금 걱정하며 썼습니다 🙂 하지만 개개인으로 보지 않고 전체적인 그림으로 본다면, 저는 아직도 교대 열풍이 여성에 대한 시선과 여성 자신의 의욕 상실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이런 현상은 교대 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들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긴 하지만요.

  4. 두두맨

    2011년 11월 17일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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