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보다 재밌고, 잡지보다 빠른 소식! 둥둥 뜨는 가벼움 속에 솔직한 시선이 돋보이는 연재! ‘나꼼수’가 다루지 않는 대학가의 ‘꼼수’들을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고함20은 트위터(@goham20_)와 방명록을 통해 대학가의 소식을 제보받고 있습니다. 널리 알리고 싶은 대학가소식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제보해주세요!)


교육과학기술부의 국립대 컨설팅, ‘막 가자는 건가요?’



충북대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정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지난달 23일 갑자기 구조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로 선정당한데 이어, 교육과학기술부가 ‘구조개혁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감 놔라 배 놔라’ 하려 하자 이를 막겠다는 겁니다. 물론 국립대학이 국가가 만든 대학이 맞긴 하죠. 하지만 ‘총장 직선제 폐지’ 같은 이유 모를 기준으로 부실대학을 선정한다는데, 또 학내 구성원 의견은 무시하고 시키는대로 하라는데 그냥 따르고 싶은 학교가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교과부,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서울대 법인화 공청회, 구색만 맞추시겠다?



국립대학의 법인화 추진, 그 중에서도 서울대학교의 법인화 추진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서울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법인화 공청회가 지난 17일과 20일 두 번이나 파행을 겪었답니다. 학생들은 단상을 점거해 공청회를 저지해냈고요. 사회를 맡은 경제학부의 이준구 교수는 마이크를 내려놓아야만 했습니다. 학생들이 공청회를 저지하려고 하는 이유는 명료합니다. 공청회가 정말 서울대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으려는 자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총학생회가 학생들 2000여명의 의견을 모은 자료는 무시되고, 법인화 준비위 측에서 500여명의 학생들에게 조사한 ‘편향된’ 자료만을 인정한다니 참 놀라운 논리죠. 일을 처리하긴 해야 되니까 구색은 맞추셔야겠는데, 학생들이 너무 똑똑하게 반대하니 거 참, 곤란하시겠습니다.


ⓒ 서울대저널


연세대 장학기금 확충, 늦었지만 잘했어요!



오랜만에 훈훈한 소식입니다. 연세대학교가 지난 20일 적립금 477억을 장학기금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연세대학교의 총 장학기금은 1000억 원이 되었습니다. 지난 6월 발표한 등록금 부담 완화방안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학생들한테 등록금 받아서 적립금 쌓아두는 대학들의 행태가 비난받아 왔는데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시 그 적립금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용도로 전환한다니 칭찬할 일입니다. 이화여대에 이어 연세대, 바톤을 이어받을 다음 주자는 어느 학교일까요?



숙명여대, “우리 회사가 실수로 망했습니다.”



숙명여대가 지난 9월 20일 이번 학기 근로 장학생을 모조리 ‘해고’했다고 합니다. 이유는요? 학교 재정이 부족해서랍니다. 재정이 부족한 이유는요? 지난 학기에 실수로 1년 예산을 초과해서 국가근로장학금을 지급해서랍니다. 학교 입장에서야 간단한 실수였겠지만,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잃은 학생들의 한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학생들이 하던 일은, 이제 누가 하게 될까요? 교직원들 몫이 되려나, 아님 허울 좋은 ‘봉사활동’이라는 말로 채우시려나.



성균관대 님이 중앙일보 님을 좋아합니다.



10월 3일자 성대신문 1513호, 1면부터 성균관대의 위엄이 드러납니다. 공자탄신일을 맞아 열린 ‘석전대제’ 행사의 사진 옆에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에 관한 기사가 자랑스럽게 실려 있답니다. 성균관대는 처음으로 고려대와 공동 순위를 이루며 대학평가 5위권에 진입해 이미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보도로 동률이지만 반올림 방식이어서 동률일 뿐, 소수점까지 따지면 성균관대(245.4점)가 고려대(244.7점)를 앞섰다며 자랑합니다. 성균관대 님이 중앙일보 님을 좋아합니다. 뭐 사실 성균관대 뿐만은 아니긴 할 겁니다. 많은 학교들이 순위 올라가면 좋아합니다. 떨어지면? 페이스북에는 ‘싫어합니다’는 아직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 성대신문


제일휴먼, “연세대에 어용 노조 만들자”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연세대분회가 연세대학교 곳곳에 붙인 자보가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랍니다. 용역업체의 노조활동 방해에 관한 자보인데요. 올해 초부터 청소 노동자 문제로 시끄러웠던 동네라서 그런가 학생들도 생각보다는 자보를 많이 읽고 있답니다. 복수 노조는 합법이 되었지만, 사측이 노조 활동에 간섭을 하는 것은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입니다. 거참 시급 몇 백 원 올려주는 게 그렇게 아까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이번에 노조활동 감시와 복수노조 설립을 위한 계획을 담은 업무보고서를 들킨 용역업체 이름이 ‘제일휴먼’이라는데요. ‘휴먼’이라는 글자 좀 회사 이름에서 빼셔야 이런 일 하더라도 좀 덜 부끄럽지 않을까요.


ⓒ 프레시안

한국외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한국외대 영어통번역학과 학생들이 때 아닌 시위에 나섰다고 합니다. 이유는 서울캠퍼스와 용인캠퍼스 간의 통폐합 과정에서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학과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본교와 분교의 통합을 위해서는 분교에 같은 학과명의 학과를 남겨서는 안 되기 때문에, 학과명이 ‘영어커뮤니케이션통번역학과’로 길게 바뀔 예정이랍니다. 뭐,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영어 단어 하나 들어가니 더 있어 보이나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엄청난 철학을 학교 측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통번역학과 뿐만 아니라 한국외대 전체적인 학과 간 통폐합 과정에 학생들 의견이 묵살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학제개편 논란으로 인해 총학생회장은 삭발까지 했지만, 이미 고도의 철학까지 갖춘 학교의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을는지 말입니다.



경희대, 통합됐지만 분교는 분교?



경희대는 이미 통합 과정의 난항은 다 겪고 본교와 분교의 통합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분교 개념이었던 국제캠퍼스 학생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네요. 수원에 위치한 국제캠퍼스 국제경영학부 학생들은 서울캠퍼스의 경영학부와 통합되어 서울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지만, 서울에서 수업을 들을 땐 쥐 죽은 듯이 다녀야 한다고 하네요. 서울캠퍼스 기숙사 지원도 불가능하고요. 자치공간도 거의 없어서 학교 이곳저곳을 뿔뿔이 흩어져 전전한다고 합니다. 이럴 거라면 뭐 하러 서울까지 힘들게 오게 했는지 원.



서울대생 자퇴 선언, 벌써 잊었나요?



14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한 학생이 자퇴 선언을 해 사회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었는데요. 이제 1주일, 그런데 벌써 조용합니다. 입시 위주 교육을 비판하며 자신이 서울대생이라는 게 스스로 힘들다던 그의 대자보와 스토리는 잊혀졌습니다. ‘제2의 김예슬’ 같은 이야기도 나오며 엄청난 사회적 이슈가 될 것처럼 그러더니 말이에요. 아 혹시 김예슬이 누군지도 함께 잊은 분을 위해 말씀드리면, 대학의 기업화를 비판하며 자퇴를 했던 고려대생이랍니다. 서울대생이라서, 대자보를 쓰고 자퇴해서 잠깐 가십거리로 남는 걸 자퇴한 친구도 바란 게 아닐 겁니다. 우리 교육에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을 거에요. 아마도요.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