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3일 시중은행과 협의해 연 10% 대 금리의 대출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대학생들이 금리가 30%를 육박하는 저축은행,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아 신용불량자 신세를 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출금을 갚지 못한 대학생들이 유흥업소를 전전한다는 사례도 들려온다. 그러나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대학생들에게 10% 대의 금리는 여전히 높은데다가 대학생들의 빚만 늘릴 수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

금융당국의 설명대로 대학생 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말 기준으로 2212억 원이던 대학생 저축은행 대출잔액이 6월 말 3742억 원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연체율은 같은 기간 7.2%에서 10%로 2.8%p 높아졌다. 정부가 금리 10% 대의 금융대출 상품을 만들려는 이유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10% 대의 이자 또한 빚만 남길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는 원금을 갚는 것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등록금만 대출한다 하더라도 800만원에 이르는데 금리를 하한선인 10%로 하더라도 이자가 80만원, 총액은 880만원으로 불어 버린다. 최저시급 4320원으로 환산하면 하루 8시간 씩 254일을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학생 신분으로는 대출금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빚쟁이로 시작한 사회생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든든학자금 제도를 내놓을 때 나온 비판이기도 하다. 빚 때문에 자가 마련 등 경제적 자립은 그만큼 늦어진다.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신용불량자를 막는다는 명목이지만 진중한 고민 끝에 나온 대책으로 보기엔 어려운 이유다.



이번 대책으로는 지금 있는 대출잔액도 해결할 수 없다.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은 새로운 대출 수요자를 낳을 뿐이다. 이자가 낮으면 대출이 늘어난다는 건 경제학의 기본 법칙이다. 제2, 제3 금융권의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일종의 돌려막기의 형태도 나올 수 있다. 오히려 대출총액과 더불어 빚이 있는 대학생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구조적 문제의 해결책이다. 대출을 막고 싶다면 정부는 대출 받지 않아도 대학을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신용불량자가 나올 수 있는 구멍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벽을 낮춘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면 이미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대출 자체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출처= 연합뉴스


학자금대출에 이어 이번 정책은 대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바를 외면하고 눈앞의 문제만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대출은 그보다 큰 이익을 위한 투자에 필요하지만 취업도 어려운 대학생들에게는 적용 할 수 없는 방법이다. 이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정책은 대학생들을 다시 거리로 나오게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