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일이다. 지난 달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에서부터 오늘의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에 이르기까지, 서울시는 매우 드라마틱한 나날을 보냈다. 오세훈 전 시장이 떠난 공석을 두고 수많은 이름이 세간에 오르내렸다. 안철수, 천정배, 추미애, 박영선, 최규엽을 거쳐 야권 연대 단일 후보는 박원순 변호사로 최종 확정되었고, 여권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후보로 내정되었다. 양자 대결 구도가 확립된 후에는 두 후보 간 날 선 공방이 오갔으며, 엎치락 뒤치락 뒤집히는 여론 조사 결과는 선거를 더욱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이렇듯 다이나믹하게 전개되는 선거 공방 속에서 과연 누가 서울시장이 될 것인가를 두고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요즘, 서울 시장 선거는 일상 대화의 가장 흔한 주제이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이들도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되짚어 보기도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선거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주변인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찍어줄 것을 호소하는 등 일상에서 나름대로의 정치적 활동을 한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의 분위기는 이같은 분위기를 더욱 더 뜨겁게 만들고 있다.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옹호 혹은 상대편 후보를 향한 비난 혹은 비판까지 타임라인은 선거로 춤을 춘다.

 이처럼 선거에 대중의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은 새롭게 등장한 몇 가지 변수 덕분이었다. SNS와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그것이다. 이 변수들은 정치에 무심했던 대중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트위터와 ‘나꼼수’는 정치를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트위터 타임라인을 타고 흐르는 멘션들은 정치가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변화하는 다이나믹한 것임을 보여주었다.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정치 판세를 관람하며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정립해가는 재미는 보너스다. 또한, ‘나꼼수’는 멀고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정치의 숨겨진 속내를 대중의 언어로 풀어냄으로써 정치 이해의 폭을 확장시켰다. 그렇게 상당수의 대중은 정치를 ‘재미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은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중이 흥미를 느끼는 것이 혹시 정치가 아닌 선거 그 자체에 국한된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치열한 승부일수록 선거를 둘러싼 대결구도는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진짜 정치는 선거 이후에 시작된다. 정치는 단순히 A와 B의 세력 싸움이나 대결만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첨예한 대립각도 결국은 보다 나은 시정과 행정으로 향하기 위한 관문일 뿐이다. 박원순, 나경원, 배일도 중 누군가는 시장이 될 것이고, 그는 서울시의 시정을 이끌 것이다. 우리는 선거 그 이후, 그 시정을 주목해야 한다. 서울시민은 지난 서울 시장 선거 때 이미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엎치락 뒤치락 결과를 알 수 없는 개표 상황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지만, 그 때뿐이었다. 한명숙을 지지했던 사람은 물론 오세훈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도 선거 이 후엔 그 뜨거웠던 관심을 금방 거두고 말았다. 그 결과, 시정은 파탄이 났고 5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들여 다시 서울 시장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의 책임은 비단 오세훈 전시장의 것만은 아니다. 선거 그 이후를 주목하지 못한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갖고 있는 그 흥미와 관심을 조금 만 더 유지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선거에 가진 관심이 단순히 선거에서 ‘과연 누가 승리하는가’에만 머무른다면 그냥 당신은 내기에 돈을 건 구경꾼에 불과하다. 우리가 선거 그 이후를 생각할때 만이 비로소 ‘대중이 정치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정치에 변화가 도래했다’고 진정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니, 선거가 끝난 후 그 흥미와 관심을 당장 거두는 대신 조금만 더 그 관심을 유지해보자. 그 순간, 정치가 흥미로운 이벤트를 넘어서 내 삶과 관련된 무엇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