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렐라【명사】12시가 되기 전 집에 가야만 하는 신데렐라처럼, 무언가를 하다가도 정해진 시간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하는 20대를 빗댄 신조어.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었다. 그리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다. 알바렐라는 20대가 되어서 ‘자기 자신’을 잃었다. 그리고 세상과 돈에게 구박을 받는다.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집에 돌아가야 한다. 알바렐라도 알바 시간이 되면 뛰어가야 한다. 그래도 신데렐라에겐 호박마차가 있었다, 왕자님이 있었다, 유리구두가 있었다. 우리 알바렐라에겐 무엇이 있을까. 우리를 구원할 희망이 있기나 한 것일까.

 

고함20이 야심차게 준비한 재밌고 우울하고 유쾌하나 서글픈 20대 알바 수난기 그 열 한번째 이야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집으로 피자를 배달해주지만 칭찬을 듣기보다는 오히려 욕을 자주 먹는 피자 배달 알바. 가끔은 위험한 사고도 일어나지만 우리가 원하면 어디든 피자를 가져다주는 ‘배달의 기수’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천안에서 대학교 재학 중인 25살 학생입니다. 조그마한 동네 피자집에서 오토바이를 이용해 피자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배달알바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 20살 때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용돈을 벌기 위해 알바를 구하던 중, 잘 아는 형님이 피자가게를 오픈해 인맥을 통해 지금의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년 추석 때부터 시작해서 1년 정도 되었고 주말 위주로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시급은 얼마나 되나요?



시급 5천원에 하루 13시간 정도 일하고 있어요. 평일은 학교 때문에 못하고 주말 알바 위주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 대형마트 피자가 생기고 나서 장사가 잘 안되는 편이라 배달 주문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대신 매장에서 피자를 굽거나 그 외 일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피자 배달을 하다보니까 가끔씩 피자가 먹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알바 초창기에는 배달을 하다가 실수로 넘어지거나 피자를 엎는 경우가 많았는데, 알바를 오래 하다보니까 배달중에 피자가 먹고 싶으면 의도적으로 넘어져서 피자를 먹었던 적도 있어요 (웃음).



배달알바를 할 때 힘든 점이 무엇입니까?
 

아무래도 날씨가 추울 때 가장 힘들죠. 그리고 까다로운 손님을 만났을 때도 힘든 경우라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배달 중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에 대해서 불만을 나타내시면 할 말이 없지만, 피자가 맛이 없다든지 배달이 늦었다는 식의 불만을 제기하면 제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원래 우리나라 일부 피자가게에 피자배달 30분 보증제가 있었던 것 알고 계시죠? 그것이 얼마 전 사고가 크게 나는 바람에 금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배달하는 입장에서는 큰 변화를 못 느끼고 있어요. 만약 배달이 늦을 경우 손님 분들은 늦어서 불평을 하고 매장에서는 고객 불만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걸 원치 않기 때문에 알바생이 중간에서 난처한 경우가 많이 있어요.



요즘 들어 날씨가 상당히 추워져서 저도 자주 음식을 시켜먹고 있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말 편하고 좋지만 알바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힘드실 것 같네요. 그렇다면 그런 손님을 대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가요?
 

아무래도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정 안된다 싶으면 10% 정도 피자 가격을 할인해 드리기도 해요. 그런데 한번은 제가 감당할 수준이 안되서 사장님께 전화해 50% 할인해 드린 경우도 있어요. 문제가 있다면 전화로 주문하실 때는 친절하다가도 막상 배달을 가면 그때 사람이 돌변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혹스러워요.
 
그렇다면 배달할 때 손님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제발 손님들이 반말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알바라서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시하거나 시비 거는 일은 피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5만 원짜리로 계산을 할 경우에는 미리 좀 말씀해 주세요. 잔돈이 부족하면 다시 갔다 와야 하거든요.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다보면 위험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던데 사고를 당하신 경우도 있었나요?


20살 때 도미노 피자에서 피자배달을 할 때 처음 사고가 났어요. 물론 지금은 도미노 피자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 때 일을 이야기해보자면,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에서 앞차가 너무 늦게 가고 있는 거예요. 도미노 피자는 30분 내로 피자배달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 차를 추월하려고 바짝 붙어있는데 앞차가 갑자기 급정거를 해서 부딪히고 말았어요. 다행히 헬멧을 쓰고 있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너무 놀라서 팔다리가 안 움직였어요. 그때 앞차에서 아저씨 한 분이 내리시더니 다짜고짜 반말과 함께 욕을 하시는 거예요. 물론 잘못은 제가 했지만 사람이 길바닥에 누워있는데도 와서 욕했던 그 상황이 너무 열 받고 기분이 안 좋아 결국 경찰서까지 갔었어요. 사고 나서 아픈 몸보다 배달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안 좋게 보는 시각에 더 마음이 상했어요.

배달을 하다보면 종종 다른 가게 배달원들과 마주치게 되잖아요. 그렇다면 서로 간에 경쟁의식이 존재하나요? (웃음)

피자 알바의 경우 대부분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경쟁의식이 생기게 되고 가끔 신호등에서 만날 경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출발선 상에 서게 되죠. 그러다 신호가 바뀌면 서로 빨리 달리기 위해 시합하곤 해요. 그것 말고도 경찰 단속이 있는 경우 서로 알려주면서 조심하라고 말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배달알바를 대표해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배달알바를 우습게 보지 말고 친절하게 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배달을 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배달 알바는 주로 소위 양아치들만이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런 경우보다 평범한 대학생들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안 그래도 힘든 배달 알바 무시하지 마시고 배달 오면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마지막으로 배달 알바를 하고싶어하는 20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요즘 같이 비싼등록금이 부담스러운 대학생들이 용돈 마련을 위해서 알바를 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생의 본업을 해치치 않는 범위 내에서 알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배달 알바는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 권유하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은 20대라면 추천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