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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이슈] 한·미 FTA, 김종훈 본부장에게 드리는 세가지 질문

2일, <중앙일보>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기고가 실렸다. 한·미 FTA는 미래로 가는 고속열차이며, 우리 후손이 그 고속열차를 타고 미래를 누빌 권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글이다. <중앙>의 제목은 이 글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두 살 된 내 손녀 FTA로 세계 누빌 권리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는 제목이다. 욕을 먹을 때마다 두 살 난 손녀를 생각하며 버텼다는 김종훈 씨의 소회를 글의 내용과 잘 묶어냈다.

한·미 FTA 비준 문제가 화두다. 국회 비준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전 의원에게 서한을 보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0월 31일에 극적 합의를 이뤄냈지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 민노당과 민주당 내 다른 의원이 강경하게 반대해 무위로 돌아갔다. 2일에는 외통위에 FTA 비준안이 기습 상정되며, 처리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여·야 의원 모두 FTA 비준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기타 법안은 돌보지도 못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10·26 재보선에 모든 이슈가 묻혔다면, 이젠 FTA가 사회적 이슈를 삼키고 있는 셈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

그러나 삼켜진 것은 FTA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른 이슈들을 FTA가 삼켰다면, FTA를 삼킨 것은 앞서 말한 ISD문제다. 두 주 전인 17일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대변인실을 통해 “한미 FTA는 그야말로 국가중대사다. 방향이 잘못된 협정을 서둘러 처리하는 것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다 28일에는 “민주당은 최소한 ISD가 폐기되지 않은 한미 FTA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미세한 입장변화가 엿보인다. 김종훈 본부장 역시 ISD가 최대 쟁점임을 인식한 듯, 기고의 한 문단을 할애해 ISD에 대한 반대논리를 재반박했다.

과연 ISD가 FTA 문제의 전부인가. 그렇지는 않다. FTA 문제는 조금 더 본질적으로 다뤄져야 할 문제다. 특히 미래를 살아갈 20대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협상 내용에 따라 우리가 살아야 할 사회·경제적 토대가 완전히 변화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FTA 비준 문제에 대한 모든 검토와 비판이 ISD 문제로 귀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을사늑약’, ‘매국노’ 등의 무조건적인 비판 역시 옳지 못하다.

20대의 입장에서 볼 때 FTA는 양날의 검이다. 국책기관의 보고서는 한·미 FTA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장기적으로는 5.66%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한·미 FTA가 장기적으로 한국에 3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사상 초유의 취업난으로 미래가 불확실한 청년층에게는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일자리가 증가할 수는 있으나, 그 일자리의 질은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증가할 수 있으나, 기업의 배만 불려줄 뿐, 오히려 소상공인과 농민 등은 몰락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존재한다.

FTA 찬성 측은 국책기관의 보고서를, 반대 측은 멕시코-미국 간 FTA의 예를 근거로 내놓는다. 실증적인 근거를 들며 하는 주장임에도 서로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니 현재로선 한·미 FTA에 대해 확실히 단정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사실 밖에 없다. 이처럼 정책의 효과가 불분명하다면, 국가는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일 의무가 있다. 충분한 정보와 시간을 바탕으로 한 토론이 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임은 물론이다.
 
김종훈 씨는 기고에서 “물론 우리 경제의 취약 부분에 대한 정책적·사회적 지원과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썼다. 그렇다면 그 ‘배려’를 정책화하기 위한 토론이 필요하다. 실제로 FTA 비준안 협의 과정에서 농어업 피해보전 문제와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 등이 진일보되었다. 두고두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던 ISD 문제 역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토론을 거칠수록 ‘취약 부분’에 대한 고려가 발전해 왔다는 뜻이다.

그래서, 빠른 FTA 비준이 필요하다는 김종훈 본부장에게 묻는다. 한·미 FTA가 비준되면 분명 김종훈 씨의 두 살짜리 손녀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의 두 살짜리 딸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아니라면, 그를 위한 논의는 충분히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이 협정이 미래 세대에게 더욱 넓은 기회의 창을 제공할 것”이라고 썼지만, 과연 그 ‘미래 세대’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는가. 한·미 FTA가 비준되기 전 선행되어야 할 세 가지 질문이다. 과연 이 질문들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겠는가.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3 Comments
  1. 이수빈

    2011년 11월 3일 14:00

    글 중 < 이처럼 정책의 효과가 불분명하다면, 국가는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일 의무가 있다. 충분한 정보와 시간을 바탕으로 한 토론이 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임은 물론이다.> FTA를 서두르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2. 초하류의 SonEAGari

    2011년 11월 4일 01:33

    외교적인 협상가들은 우리의 국익을 조금 때주고 타국에서 더 많은것을 얻어와야 한다. 결국 그들은 우리의 국익을 밑천으로 하는 영업맨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영업맨은 회사에 도움이 되는 좋은 영업맨과 회사에 전혀 도움이 안돼고 결국 그 회사를 망하게 하는 나쁜 영업맨이 있다. 어제 백분토론에서 김종훈 본부장은 회사에 도움이 안되는 나쁜 영업맨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IT 프로젝트에서 한 영업이 프로젝트를 따왔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그 영업건..

  3. 로나루님의 티스토리

    2011년 12월 1일 06:32

    정말 앞으로 2~3년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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