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요. 바로 다른 과, 다른 학년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팀플이죠. 인맥형성도 되고, 결정적으로 재밌잖아요!” 새내기 1학년 황모양(20)에게 대학생활 중 무엇이 가장 재밌는지 묻자 나온 대답이다. 그런데 그녀가 조심히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팀플에서 가장 짜증나는 게 있어요. 바로 프리라이더(Free-rider)! 특히 외국 교환 학생들이 심한 편이에요.” 잠깐, 프리라이더라고? 그녀가 말한 프리라이더, 바로 팀플의 얌체족 무임승차를 말하는 것이었다.

조모임 그리고 외국학생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팀플은 대학에서 겪는 사회생활 중 하나로, 사회에 나가기 전 초석을 다지기 위한 단계로 인식된다. 팀플은 초면의 사람들과 만나 그들과 함께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팀원들끼리 서로 다른 의견을 맞춰가고 이해하는 등 전반적으로 대인기술들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팀에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경우 작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만큼 팀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팀원’들이다.

그런데 수년 전만해도 팀플에서 같은 한국학생 팀원과의 마찰이 심했다면 요즘은 국제화된 시대에 걸맞게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 팀원과의 마찰도 빈번하다. 일단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문화지식도 부족할뿐더러 한국어도 유창하지 못하다. 물론 외국학생에게 이러한 기대조차 하지 않는 것이 맘 편하긴 하겠다만 만약 같은 팀에 외국학생이 배정될 경우 그 팀은 다른 팀들에 비해 무거운 짐을 지고 만다. 일단 원활한 소통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고, 무언가 한국학생과 외국학생 사이에 거리감이 드는 점도 문제이다.

게다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도 있으니 바로 외국학생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아는 경우이다. 보통 대다수의 외국인 학생들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학생들의 경우에는 아예 팀플 활동 시에 모든 것을 한국학생들에게 맡겨버리는 이들도 있다. 왜냐. 자신이 한국말, 한국문화 잘 못하는 외국학생이니까 말이다. 그들이 가만히 있으면 다른 한국학생들이 알아서 해주고, 교수님은 자신의 미숙함을 전제하고 대해주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한국대학들에서는 부족한 재정을 채우기 위해 교환학생들을 받고 있다. ‘국제화’라는 명목으로 외국학생 비율을 높이기에 급급한 것이 대학의 현실이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은 9만1117명(2011년 8월 기준)인데, 2006년 3만8000명과 비교해보면 5년 새 2배 이상 늘은 수치이다. 곧 있음 10만 명도 돌파할 예정이라고 한다. 결국 이렇게 많은 외국인학생들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언젠가 한번은 당신도 외국학생과 함께 같이 팀플을 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안은?

보통의 팀플 활동 중에서는 프리라이더가 생겼을 때,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정치경제학에서는 집합체 내부에 ‘무임승차’가 발생할 경우를 막기 위해 집합체로의 공헌이 사적인 이익에도 적용되도록 개인에게 긍정적인 선별적 요인(positive selective incentives)을 부여하거나 ‘무임승차’를 한 개인에 대해서 마이너스의 선별적 요인(negative selective incentives)을 부과해야 한다고 한다.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이야기를 예시로 들어보자. 만약 용기있는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경우, 그 쥐는 다른 쥐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이라는 긍정적인 선별적 요인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아무참여도 하지 않고 멀뚱멀뚱 묻혀가는 쥐가 있다면 다른 쥐들로부터 무시와 괴롭힘이라는 마이너스의 선별적 요인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실제 학교 내의 시스템이 이렇듯 단순한 구조가 아니니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 학교에서 폼 나게 정치경제학적인 개념을 들먹일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 프리라이더 학생의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단 어린아이를 오냐오냐 키우면 버릇이 나빠지는 것처럼 너무 외국학생이라고 대우를 해주지 말자. 이럴 경우에 쉽게 프리라이더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애초에 그들을 대할 때 대우가 아니라 배려로 대하자. 어쩌면 외국학생들이 프리라이더가 되는 원인이 우리 한국학생들에게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들에게 똑같은 한국말로, 똑같은 역할분담을 하되 방임은 하지 말고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자. 그들도 우리와 같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다. 그리고 분명히 한국학생들에게는 없는, 외국학생들에게만 가지고 있는 이점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자료조사활동에서 외국학생의 언어를 이용하거나 그 학생의 문화를 참고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외국학생과의 팀플에서만 가질 수 있는 이점들을 찾아 잘 활용한다면 상당히 이상적인 팀플이 될 것이다.

또한 교수들도 외국학생들을 대할 때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 외국학생이라고 단순히 과정이 아닌 결과물에만 초점을 두고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주지말자. 시험 같은 경우에는 혼자만의 공부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한국학생들과 함께하는 팀플에서 그들에게만 주어지는 인센티브는 공평하지 못하다. 그들이 한국학생들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고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 그 점을 보아야 한다.

고국을 떠나 타지에 와서 고생하는 그들에게 프리라이더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너무 매정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 학점과 스펙에 목숨을 건 우리 대한민국 학생들 사이에서 어쩌면 그들은 우리 사회의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그들과 함께 하고 그들과 대화하자. 먼저 마음의 문부터 여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좋은 팀플을 만들자. 아마 외국학생과 함께한 당신의 이번 팀플은 성공적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