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교시가 끝난 시간, 점심을 먹기 위해 학생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학교 밖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지만 기본 5000원이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오늘도 학생식당에서 밥을 해결하기로 한다. 매일 메뉴가 바뀌는 2500원자리 백반을 시킨다. 밥, 국, 반찬 3개가 부족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에서 좀 더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는 없을까? 비싼 등록금에 생활비, 휴대폰 요금, 교재값, 교통비, 돈 쓸 곳은 많은데 밥값에서라도 그 부담을 덜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값등록금이 힘들면 반값밥값이라도 어떻게 안될까? 

직장인들도 점점 오르는 밥값이 부담스럽다는 요즘, 대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나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학생식당이 있지만, 메뉴의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고 그만큼 음식의 질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지난 5월, ‘고함’에서 대학교 밥값 상승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footnote]대학가 밥값이 오르고 있다http://goham20.com/774 [/footnote])자취생이라고 밝힌 K씨는 하루 세끼 밖에서 밥을 해결해야하는 입장에서 학생식당에서 세끼 밥을 먹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는데, 3800원짜리 덮밥과 2900원짜리 순두부 사이에서 가격 때문에 순두부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처지가 슬펐다고 한다. M씨는 밥값 상승으로 편의점에서 인스턴트 식품으로 떼우는 적도 많다며, 건강에 안 좋지만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등록금, 방값 걱정에 밥값 걱정까지 한다.  

반값등록금이 힘들면 반값밥값이라도

반값 열기가 뜨거운 요즘 대학가에서 반값 등록금에 이어 이제는 밥값이다. 최근 많은 대학교에서 학생식당 가격인하를 위한 반값 밥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숙명여대 학생회는 지난달 17일부터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반값 밥차’를 운영하고 있다. 비싼 등록금에 밥 한 끼 챙겨먹기에도 빠듯한 학생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선 것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10월6일부터 21일까지 16일간 ‘반값 밥집’을 운영했다. 식사는 2200원, 주먹밥은 1300원에 판매했는데, 학생식당에서 파는 가장 싼 메뉴가 2500원인 것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서강대 총학생회도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밥차를 운영한 뒤 학교 본부에 학교 본부에 개선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footnote]’반값 밥차’ 대학생 복지 운동 뜨겁다 참고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1010000205&code=940401[/footnote]


총학생회가 아닌 대학생들까지 발벗고 나서는 반값밥차 행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반값 밥차 행사

연세대학교에서 11월 1일~3일에 걸쳐 있었던 야외밥차 행사는 총학생회 차원에서의 행사가 아닌 일반 학생들 4명이 함께 뜻을 모았던 행사다. 2500원짜리 도시락은 3,400원짜리 학생회관 밥에 비교했을 때 부족하지 않았다. 메뉴는 돈가스와 제육볶음 두 가지였는데,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도시락이 맛있다”, “취지가 좋은 거 같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학교 밥이 비싸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행사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는 학생도 있었다.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총학생회 차원에서 하는 행사가 아닌 개인이 사비를 털어 하는 행사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3일에는 ‘반값 밥차’ 행사가 연세대학교의 국제캠퍼스인 송도캠퍼스에서도 진행되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의 경우 점심메뉴가 최하 4500원부터 시작한다. 주변에 마땅한 상가도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비싼 밥값을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이었던 국제캠퍼스에서 이 행사는 더 의미있었다. 

연세대학교 반값생활비 운동본부장을 맡은 이 씨(21)는 “학우들이 낮은 가격으로 더 질 좋은 밥을 제공받을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식당을 직영화하여 밥값을 낮추거나 예산을 투입하여 외주업체의 밥값을 낮추는 방법을 요구하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반값 밥값만이 아니라, 반값 등록금, 반값 생활비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살기 빡빡한 대학교에서 반값 열풍이 뜨겁다. 서울시립대에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기로 한 현재, 대학교의 반값 열풍이 열풍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